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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헝글 대표눈팅족 일카 입니다.
모바일로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가 잘 되어서 눈팅하기 좋은 헝글, 저도 참 좋아라 하는데요?
그럼 어디 제가 한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ㅣ 이거 아닌가요? -_-; 아무튼.
저는 카빙을 잃어버려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음슴체로 쓰고 싶으나 헝글은 음슴이 안되므로 패스하겠습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안나요.
대략 06-07시즌, 곰마을 이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저에게 보드는 사실 생각도 못해본 스포츠였습니다.
재벌 2세들의 데이트장소로 스키장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랬을까요.
보드는 럭셔리한 사람들의 전유물 이라는 인식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친구녀석이
친구 : 야, 우리 맨날 술좀 그만마시고 운동좀 하자.
일카 : ?
친구 : 보드타러 가자
일카 : ???
친구 : 스.노.우.보.드!
일카 : 왓더???? 보-_-드????
친구 : 엉. 동생이 타는데 나 좀 배웠어 가자.
일카 : 몇번 가봤는데? 안어려워?
친구 : 엉. 별로 안어려워. 그냥 서서 내려오기만 하면 돼. 나도 금방 했어.
일카 : 오! 무브무브! (옌장 -_- 니가 한다는데 나라고 못할까... )
그렇게 저는 친구놈 동생의 몸에 꽉 끼는 보드복을 얻어입고 첫 스키장 입성을 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 첫 시즌부터 반강제적으로 스키니를 입었었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바지는 크고 상의만 스키니후드 라는건 함정이네요-_-;
암무튼!
의도치 않게 보드복패션테러리스트가 된 저는 친구와 함께 빅베어리프트를 타고 터덜터덜 올라갑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어스리프트에선 진짜 터덜터덜 소리가 납니다. 가끔 끼기끽~! 소리도 나요ㅠ_ㅠ;)
그리고.
친구의 강습이 시작됩니다.
친구 : 원래 경사가 좀 있는곳에서 배우는게 좋아.
일카 : ㅇㅇ
친구 : 야, 이거 채우고 두팔 들고 이렇게 서면 돼.
일카 : ㅇㅇ?
친구 : 처음부터 일자로 타는게 아니라 처음엔 팔들고 앞으로 타는거야.
일카 : ㅇㅇ???
친구 : 그리고 이렇게 엉덩이 앞뒤로 흔들면서 '꿀러덩꿀러덩-' 하면서 내려가면 돼.
일카 : ㅇㅇ?????
친구 : 그리고 이거(꿀러덩꿀러덩) 익숙해지면 한발을 앞으로 놓고...
자 - 이렇게 보드가 가는거야!
그리고 그다음엔 가고싶은쪽 발에 힘을 주면 돼에에에에에에에에에~~~~~~ ( 하는 소리와 함께 점점 멀어지더군요 )
일카 : -_-;;;;;;;;;;;;;;;;
친구 : (저~~~~~~~ 멀리서 한바퀴 굴르면서 멈췄음) 야!!!!! 해봐!!!!!!!! 일루 와봐아아아~~!!!!!!!!!!!!!!!!!
간결한 가르침 고맙다 싯캬 -_-ㅛ 라고 속으로 날려준 후,
용기를 내서 일어나고 팔을 벌리고 조금씩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첫발 내딛기가 왜 그렇게 힘이 들던지요;;
저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세는 장풍쏘는 오리궁뎅이 로 자연스럽게 바꼈습니다.
1차시도, 미끌? '꿀러덩 꿀러덩 -'
.
2차시도, '꿀러덩 꿀러덩, 꿀러덩 꿀러덩-'
.
오, 되는데? 오오;;;
꿀러덩 꿀러덩;; 꿀러덩 꿀러덩;; 오오 앞으로 간다 간다;;;
오오;; 나 소질있나? 꿀러덩꿀러덩! 에블바리 신나게 꿀러덩꿀러덩-♪
.
그렇게 저는 과하게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며 내려가게 되었고,
그것의 명칭이 '힐사이드슬립' 이라는것을 알게 된 것은
과격한 '꿀러덩꿀러덩' 으로 역엣지 안면랜딩을 몇 번이나 당한 그 후였습니다.
그리고 익혀야 할것은
엉덩이컨트롤이 아닌 발뒷꿈치컨트롤 이었다는 것을 깨닳을 수 있었습니다. -_-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부끄럽네요.
손오공원기옥 기모으는 자세로 엉덩이 흔들면서 슬로프를 내려갔다니...
그리고 처음에 누구나 다 그렇듯.
무조건 낙엽은 슬로프 끝까지 가야한다는 스웬승수님의 말을 따라
낙엽을 배우면서 펜스에도 두 번 쳐박혀보구요.
대굴대굴 굴러서 어느 선량한보더님 다리사이에 제 데크도 한번 밀어넣어 보구요. (누구나 처음엔 다 그런거 맞죠?)
립트 위에앉아 슬로프에서 날라차기 하시는분들 보면서 '-0- 우와아아아아아 봤냐 봤어?' 소리도 쳐보면서.
그렇게 처음 보드를 접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그렇듯.
다음날 엉덩이와 가슴, 한손씩 사이좋게 올리고
처음으로 내 뼈와 "너 괜찮니?" 라고 진지한 대화도 나눠보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엔 다 그런거 진짜 맞죠????????)
.
아무튼튼.
시들시들한 비시즌 헝글자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첫 보딩의 두근거림과 신세계를 접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억을 꺼내어봤습니다.
쓰고보니.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카빙도 없....;; -_-죄송;; 는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일을 안한다는걸 눈치챈 누군가의 습격이 시작되려하기에
그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