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 올렸던 글이라.. 비속어를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들께 미리 양해말씀 구합니다.
그래도 꽤 순화한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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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출장지 이탈리아 토리노.
출장명령 나왔을때 제일 먼저 한 짓이 토리노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을 찾는 일이었음.
프렌치 알프스의 수 많은 스키장 중에,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한 스키장들은 여름시즌이라는게 존재하기 때문에...
마침 토리노에서 왕복 400키로쯤 되는 곳에 있는 Les Duex Alpes가 6월 22일날 개장을 했더군. 내 출장일정은 6월 24일부터.
이건 어쩔 수 없잖아? 가야지.
새벽 4시에 출발해서 아침 7시 반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잡고 당일치기 계획을 잡음. 아쉽지만 어쩔 수 있나. 놀러온게 아닌데. 놀러왔지만.
알프스로 다가갈수록 온도가 뚝뚝 떨어지더니, 오전 6시경 해발 1800미터에서 0도를 찍어주시더라.
아무 생각없이 반팔에 반바지 입고 출발했는데, 이대로 도착하면 그 구역 미친놈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는 내 것이 되겠더라고.
그래서 가는 길 중간에 옷 훌렁훌렁 벗고 보드복으로 갈아입음.
갈아입는 중에 노상방뇨도 해주고..
르 두 알쁘로 들어가는 길도 정말 멋지달까 무시무시하달까.. 여튼 우리나라 산이랑은 너무나도 다름. 도로의 해발고도도 높다 보니, 주변 풍경이 전부 돌산 혹은 이끼, 기껏해봐야 풀떼기 정도였음.
여튼 처음 봤을때는 우와 우와.. 했는데 그 길을 3시간 운전하고 가다보니 좆같다는 욕만 나옴.
여튼 도착.
사진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관광안내소, 티켓 발매, 곤돌라 탑승을 할 수 있는 베이스임.
저기저 건물 위로 날아다니는 곤돌라를 타고
산넘고 계곡건너 올라올라 가다보면 여름 스키를 탈 수 있는 해발 2700미터에 다다름.
뭐 2700미터에서 보이는 풍경은 다음과 같음
존나 개 삭막. 여기가 지구여 해왕성이여? 솔직히 멋지다는 생각보다는 살벌한 풍경이라는 생각만 듬.
2700미터에서 다시 김치 보더들의 천적인 T바를 타고 1700미터를 더 올라가면 정상이 나옴.
사진에 보이는 T바 리프트가 구름을 뚫고 저승에까지 데려다줄 기세로 뻗어 있음.
올라가면 대충 이런 풍경임. 과다노출 ㅈㅅ.. 근데 이미 내 육안도 과다노출 상태였음.. 고글을 한국에서는 챙겨갔는데 왜 정작 스키장엘 가져가지 못하니...
뭐 한여름인데도 열려있는 피스트 숫자가 약 9개에다가, 중상급자용 8개에 상급자용 1개가 오픈된 상태였음.
설질은 뭐.. 그냥 빙하임. 근데 또 정설은 열심히 해서 굉장히 묘한 느낌의 설질임. 근데 타기는 좋았어....
몇장 찍은 담에 귀찮아서 더 안 찍음.. 가방에서 꺼내기가 영 좆같아서 이거 원.
한 서너시간 타다가 내려와서 밥먹음.
밥 존나 맛있었음
이게 이탈리안 핏짜여. 물론 프랑스인이 만듬
전채.. 꼬동블루 + 하몽 샐러드
메인.. 밥 + 갈비살 졸인거. 이름은 몰라..
이게 이름이 뭐였드라. 계란이랑 크림이랑 섞은거 위에 흑설탕 얹어서 구워낸건데. 와이프가 존나 좋아하는건데 이름이 왜 기억이 안나나..
밥 다 먹고 귀가하면서 찍은 사진.
여튼 스키장은 솔직히 그냥 그랬음.
시야가 확 트이고 존나 넓고 뭐 이런건 좋은데.. 너무 삭막함. 외계행성 같음. 너무 삭막하고 외로워서 눈물이 날 뻔 함.
탁 깨놓고 말해서 스키장보다 음식점에 기억이 많이 남음. 내가 가본 프렌치 레스토랑 중에서 수위권에 들 맛이었당......
여름에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은 가보는것도 좋겠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음.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남부의 오밀조밀한 숲이 들어서 있는 스키장이 더 좋았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