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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작은 경험을 공유하자면..
올 겨울에 혼자서 스위스 스키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풍광이 너무나 스펙타클한 체르마트에서 한참 보드를 타고 있는데, 워낙 지역이 넓다보니 한참을 보딩을 하고 내려가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은 겁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 배경삼아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사람들은 안 보이고...
그렇게 한참을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마침 저 멀리서 한 스키어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스키어가 제 옆을 지나갈려는 찰나에.. 용기를 내서
"Excute me, Could you take my picture please~' 라고 어쭙잖게 말하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냥 저를 쌩하고 지나가도 되지만, 친절하게 제 옆에 멈춰서더니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제 폰카를 달라고 합니다.
았싸 기회는 지금이다.. 생각하고 포즈를 잡고... 스위스의 마테호른 산이 배경으로 잘 보이는 곳으로 잽싸게 달려가서
포즈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스키어가 계속 폰카만 만지작거리며.. 당췌 사진을 찍을 기미가 안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다가가서, 카메라 조작법을 알려주는데.. 딱 보니 기계치입인겁니다. T.T
그래서 한참을 화면 터치를 가르쳐줘서, 결국 멋진 사지 몇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매우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보드를 타고 다시 하산을 하려고 하려는데, 이 분이 할말이 있으신지
고글을 벗더군요...
아..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고글을 벗은 그 스키어의 얼굴은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딱봐도 70대 후반의 할머니...
제가 산 인생의 족히 2배는 사신 연륜이 보이는 편안한 인상...
짧은 찰나이지만, 기계치라고 가슴속으로 그 스키어를 무시했던 내가 부끄러우지더군요..
얼마나 여기서 스키를 타보셨녀고 물어봤더니.. 아마도 50년 이상은 된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이 분이 70세라고 가정해도, 20세부터 탔다고 하면... 정말. 까마득한 세월을 여기 마테호른에서 스키를
타고 인생을 보내셨더군요..
50년이면 제가 산 인생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신거죠...
제가 작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보고 어떻게 여기왔냐고...여기서 즐겁게 보드 타는거 즐겁나고.... 여기 말고 다른데서 타 본적 있냐..
하고 웃으시면서 물어보시더군요..
마테호른에서 몇일 묶은후 다른 지역으로 가서 또 보드를 탄다고 하니.. 즐겁게 즐기라고 행운을
빌어주던군요..
저도 70살이 되어도 스위스 우연히 만난 백발의 스키어처럼 롱런하면서, 인생도 즐기면서, 보드든 스키든
함께 내 인생과 같이 같으면 합니다.
까짓거 좀 못 타면 어떻닙까?
타다가 부상을 당해서 잠깐 쉬면 어떻습니까?
그냐 길게보고 나이 먹는 그날까지 쭈욱 즐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