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면 윤일병, 터뜨리면 임병장.'
최근 유행어랍니다.
'유행어'라고 하기엔 그 의미와 현실이 너무 무거워서
쉽게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이 되진 못할 것 같네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폭력의 순환구조라는 차원에서 보니
문득 윤일병 사건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묘하게 비슷해 보이네요.
역사상 유례 없는 참혹한 홀로코스트를 겪고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이번에는 가해자로서 팔레스타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잔혹할 수 있는지..
그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인종주의의 희생자였던 사람들이
그 고통을 그토록 쉽게 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경악스럽습니다.
맥주를 마시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을 공연처럼 관람하고,
'테러리스트들을 공급하는 팔레스타인의 모든 엄마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군의 자제력에 노벨평화상을 줘야 한다'는 이스라엘인들을 보면서,
한 때 그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애도했던 경험들조차 부정하고 싶어진다면
과한걸까요.
이 기막힌 망각과 폭력의 순환 속에 희생된, 윤일병을 포함한 수많은 가엾은 사람들에게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밤이라서.. 글이 우울해서 죄송합니다. 흑..
안그래도 세월호 땜에 슬프고 화 나는데.....
사실 이건 남의 일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