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그제에 이어 오늘도 여자를 만났다
주여친과 한달전에 헤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를 만나는 것이 지겹다
내가 여자만 만나는 것에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남자기 지겹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남자를 만날때와 여자를 만날때의 차이는 크지 않다
남자라서 덜 사랑하구 여자라서 더 사랑하구 뭐 그런것이 내게는 없다
아무래도 난 보통 사람이 하나뿐인 애인에게 퍼붓는 사랑만큼
모든 인류를 사랑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연일 여자를 만나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여자를 만나면 영화를 보구 산책두 하구 손도 잡구 또 막 이부자리 위를 뒹굴...
뭐 남자 여자 만남이라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가끔은 이런 내가 쓰레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한 여자를 만나면서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로 규정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난 도덕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다른 여자와 잔다구 또다른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두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봤을때는 조금 패륜적일지라두
윤리적으로 살펴봤을때 별 문제가 없는것 같다
남자와 잠자리를 갖지 않는 이유는 도덕과 통념을 개닭보듯 하는 나로서도 어느정도는 지키고 싶은
규율이랄까 뭐 그런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참 지키고 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것 같다
사람들이 이런 나를 쓰레기라고 욕해두 별 수 없다
사실 난 정말 쓰레기인지도 모른다
후
하지만 여러 여자들을 만날수록 깊어만 가는 이 외로움은 대체 뭘까?
남자를 사랑해도 여자를 사랑해도 인류를 사랑해도 나는 외로울 뿐이다
끊었던 담배에 다시 불을 붙이는 내 모습을 영화속 주인공을 바라보듯 온 몸으로 느껴 보았다
그렇게 영화속 주인공처럼 살아야만 하냐구 원망하던 217041729032번째 여친의 외침이 머릿속을 맴돈다
꿈 속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 때문에 잠드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황풍을 견디며 남산 위에 서 있던 영화속 주인공 같은 내 모습을 잊지 못한다
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