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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빼빼뽑니다.
제가 지난번 스키티즈 저크 사용기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데크를 평가할만한 능력도 경력도 없지만, 사용기 자체가 흔치 않은 물건이라 데이터베이스에 한 글자 더 추가한다는 의미에서 사용기 올립니다.
1. 개요
생산년도가 08/09인 이유는 말 그대로 그 이후에 단종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도 해외 사이트에서는 쉽게, 그리고 싸게 구할 수 있는 놈인 만큼, 단종되었다고는 하나 사용기를 작성할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이 녀석을 사용하는 서양 포럼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사용 용도가 팝과 스핀계열 트릭, 그리고 지빙입니다. 이걸로 라이딩을 하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저는 저 위에 나열된 건 하나도 못합니다. 그래서 참으로 안타깝게도 라이딩 소감밖에 작성을 하질 못하겠네요.
2. 스펙
보시다시피, 사이즉 121과 123짜리가 있고, 모두 정캠입니다. 딱 12세 정도 아동용의 스펙입니다만, 이 녀석은 명실상부한 성인용이고, 이는 아래 라이딩 소감에서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810에불과한 유효엣지와 250에 달하는 허리넓이, 그리고 540(스펙에는 500이라고 되어있습니다만 실제로 데크에 표시된 건 540입니다)의 스탠스 넓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네요. 역시 성인용이죠.
3. 플렉스
이놈은 딱히 플렉스가 표시된 게 없습니다. 그도 그럴만한게, 유효엣지 810으로 성인용이 되려면, 무지하게 단단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데크를 받아들고 나서, 굽혀보려고 시도했습니다만, 정말 살짝 휘게하는 정도만 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합판쪼가리처럼 안 굽혀지는건 아니고, 상당히 질긴 느낌입니다.
노즈와 테일이 무지하게 짧은만큼, 노즈와 테일의 플렉스를 따로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어보이나, 오늘 시도해본 바로는 블런트가 되긴 될거 같더라고요..ㄷㄷㄷ.. 물론 저는 못합니다.
4. 엣지 그립
사실, 이 사이즈로서는 믿을 수 없는 엣지 그립입니다. 153짜리 역캠보다 단단히 잡아줘요. 도대체 이유는 알 수가 없는데,
아마60-70키로대의 사람이라면 무리없이 카빙을 구사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길이가 짧은만큼 모글등에서 털리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 무지하게 단단한 플렉스로 어느정도 버틸 수는 있게 해 줍니다.
5. 리바운딩
이게 정말 의외였습니다. 리바운딩이 꽤 있어요. 롱 턴에서는 느끼기 힘듭니다만, 크로스 언더로 마구 넘길때는 굉장히 즉각적이고 재미있게 터집니다. 정캠이고, 캠버 높이도 왠만큼 되고, 플렉스가 단단하니까 생기는 리바운드라 생각합니다만, 플렉스가 단단한 만큼 리바운딩이 순식간에 나옵니다. 즉, 프레스를 지속적으로 가하는 롱턴보다, 크로스언더로 짧게 넘기면서 프레스를 순간순간 가하는 스타일에서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느낌입니다. 저 길이에서 나오는 리바운딩으로 제 몸을 살짝 띄울 수 있을 정도니까, 리바운드 양은 절대 부족하지 않습니다. 재밌어요.
짧은 길이에 리바운드가 합쳐지면, 정말 미친듯이 댄싱을 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허벅지가 털려서 못하고요. 분명히 잘 타시는 분이 타면 굉장히 특이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6. 베이스
사실 베이스 정보가 좀 들쭉날쭉 한데요, 로시뇰 홈페이지에서는 단종된 지 오래 된 데크라 스펙을 알 수가 없고, 문의 메일을 보냈는데도 답이 없더라고요.
판매 사이트마다 좀 다른데, 어떤 사이트에서는 익스트루디드라고 표기해 놓고, 어떤 사이트에서는 신터드라 표기해 놨습니다만, 지빙용으로 설계된 만큼 익스트루디드가 맞겠죠. 직접 봤을 떄 느낌도 그렇고요.
사실 익스트루디드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너무 느려서 재미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오산이었어요. 익스트루디드기는 하나, 이건 다른 데크에 비해 유효엣지가 말도 안되게 짧고, 베이스 면적 자체도 작습니다.
아무리 용빼는 신터드가 와 봤자, 안 닿으면 마찰이 아예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즉, 이거 미친듯이 빠릅니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정말 날아다녀요. 문제는 유효엣지 자체가 작으니까, 중급까지는 빠른 속도에 짧은 길이, 그리고 리바운딩이 합쳐져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만, 상급가면 아마 타기가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체중이 좀 덜 나가시는 60-70KG대의 분이 타신다면 상급도 문제 없을 것 같긴 하지만요.
7. 특장점
짧고, 가볍고, 귀엽습니다.
즉, 주차장에서 데크를 빼서 옮기기가 용이하고, 한 쪽 발에 바인딩 차고 리프트 타도 발목이 하나도 안 아프며, 귀여움으로 시선을 끌...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타는 걸 본 와이프의 평가는 써커스에서 곰이 공 타고 노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만..)
8. 총평
굉장히 재미있는 데크입니다. 제가 지빙이나 트릭을 할 줄 알면 더 재밌어 질 데크인 것 같구요.
가격은 현재 120불 정도로 말도안되게 저렴하고, 무게와 사이즈가 작은만큼 배송비도 쌉니다.
이 데크는, 잘 정설이 된 상급 설질의 슬로프를 위한게 아니라, 모글이 여기저기 있고, 설질은 슬러쉬인 등, 설질이 안 좋으면 안 좋을수록 더 재밌어지는 데크 같습니다.
저는 당장 스위치 연습을 진지하게 시작했습니다. 정말 재밌는 데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근데 왜 단종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