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입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스키장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보드장비도 구입하고... 시즌권도 끊고...
열심히 넘어지고 뒹굴고... 아찔한 순간도 많았습니다만..
내 앞에 큰 사고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1월이 다 끝날 어느날...
우연히 보게된 부상보고서에서 뭔가 안좋은 느낌을 느껴;;; 19천원짜리 스키보험을 들었던게
불행중 다행이었습니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친구들과 보딩을 떠났죠...
신나게 하루종일 보딩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저는.. 오후 5시경...
상급슬로프를 다 내려와 중급코스가 끝날 즈음에 있는 다소 평탄한 곳에서..
위험한 코스를 다 지났다 생각한 나머지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 그만.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갑자기 앞으로 나타난 꼬마아이를 피해;; 오른쪽으로 급턴을 했는데;; 그 부분이 마침..
언덕처럼 눈이 쌓인 벽이었습니다. 속도때문인지 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벽을 타고 올라갔고
당황한 순간에도 어찌어찌 몸을 돌려 빠른속도로 벽을 타고 내려오던 중... (정규코스가 아니니 당연히..) 구덩이 같은곳이 있더군요... 속도에 실력도 중하급이라.. 그 구덩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앞 엣지가 걸려서.. 공중에서 붕 떠서 앞으로 날아갔습니다.
몸이 허공에서 반바퀴 돌고..
저는 슬로프의 맨바닥에.. 목, 등, 엉덩이.. 순서로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을 어떻게 잊을까요...
순간적으로 세상이 고요하고... 적막감에 쌓이더군요...
하늘은 파랗고...
아무소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목의 척추신경을 다친 저는... 목 이하의 몸 어느부분도 움직일 수도.. 느낄수도 없었습니다.
그 기분...
상상이 가십니까...
누구랑 크게 부딪힌 것도 아닙니다.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의 충돌도 아닙니다.
다리뼈가 부서질 정도의 큰 충격도 아닙니다.
누구나 역엣지로 넘어질 수 있는 정도의 충격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부위가 목이었을 뿐입니다.
만 하루가 지나서... 손에 감각이 돌아왔습니다.
엉덩이에 감각이 돌아오고...
발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는 천운이라고 했습니다. 목 신경이 끊어지기 직전 이었다고 합니다.
만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저는..
예전처럼 운동도 하고... 보드도 타러 갑니다.
목 관절뼈가 다른사람보다 적지만.. 생활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비록 똑같은 사고를 당하면 다른사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평생 안게 되었지만...
천운이라는 의사의 말에는 동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보호장비 꼭 하십시오...
헬멧, 엉덩이, 손목 보호대.. 꼭 하고 타십시오..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험도...
술한잔 안마시면 될수 있는 작은 돈입니다.
나와, 다른이의 행복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는 사고..
모두들 조심, 또 조심하시고..
안전보딩하십시오.. ^^
전... 다다음주 본격 출격을 대비해... 웨이트 트레이닝 시작했습니다.
체력이 받쳐줘야... 사고의 위험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니까요...
모두들 행복한 겨울 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