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강원 춘천시 중도 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민족·역사단체인 춘천고조선유적지보존협의회(상임회장 이광원, 이하 협의회)측 이모씨가 ㈜엘엘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중도 레고랜드 공사 진행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2차 심문이 마무리됐다.

춘천지법 제7민사부(재판장 이주현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1차 심문기일에 이어 지난 9일 오후 3시30분 201호 법정에서 이번 가처분신청에 대한 2차 심문기일을 열었다.

협의회 측 이모씨 등은 엘엘개발을 상대로 레고랜드 건설공사 진행 금지, 지석묘 이전 금지, 유적지 훼손 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엘엘개발측은 지난 6일 2차 심문기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이씨 측은 이날 중도 유적지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형구 선문대학교 석좌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절차는 신속을 요구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증인 신청은 하지 않는다"며 증인신청은 받아들이기 곤란하지만 진술서로 대체해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씨 측은 "심문을 종결하지 말고 10일간의 일정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엘엘개발 측 변호인은 "심문은 오늘로 종결하고 10일 안에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재판부는 "추가 자료를 토대로 사건을 재검토한 뒤 다시 심문을 재개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보전권리가 구체화 되는지, 민사상 가처분 권리영역이 존재하는지다"라며 양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날 이씨 측 김창환 변호사는 "유적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헌법상 권리인 학문의 자유라는 권리를 사법상에서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인지가 쟁점"이라며 "재판부는 우리가 엘엘개발의 사업에 대해 중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검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차 심문기일 당시 엘엘개발이 주장한 "아직 레고랜드 개발 인·허가도 받지 않아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가처분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대해 이씨 측은 "문화재 발굴 자체가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 진행됐던 만큼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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