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중인 친구들끼리
웃자고 써본 글이예요..
죽자고 덤벼들진 말아주세요.
본격 과학 프로젝트. 팀 '그래이씨 나 과학자다' aka '그과자'
(문제시 삭제 하겠습니다.)
사진출처http://www.theemike.com
뻥치시네
레깅스를 입은 빼어난 몸매를 자랑하며 시구의 여왕으로 등극했던 클라라에게 ‘구라라’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소속사 사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언론을 이용해 선제 공격을 펼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는데, 이후 다른 정황들이 발견되며 역으로 네티즌들의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네티즌들은 클라라 과거의 작은 거짓말들까지 파헤치게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네이버 검색 이용 바란다.)
물론 클라라가 이처럼 크고 작은 거짓말들을 하던 당시에는 그 말들이 화살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인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던진 말들이 그녀를 더욱 큰 위기로 몰아넣은 셈이다.
사진출처: www.firstlook.co.kr
본인은 이 사태를 보며 클라라의 도덕선생님…이 아니라 수학선생님을 탓하게 된다. 아 내가 가르쳤더라면….으흐흐 (잉?) 공인으로서 행동을 잘못했고 거짓말은 하면 안 되고 등등의 도덕적 질문들을 배제하고 단지 거짓말의 효용성과 위험성이라는 측면에서 한번 이 사건을 보자.
사건의 핵심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해 보았다.
시청자(N) : 50만명 (대략 10% 시청률)
뻥 성공 시 경제적 효과(x) : 인당 10만원 (총 500억의 경제적 이득)
뻥 실패 시 경제적 손실(y) : 인당 1만원 (총 50억의 경제적 손실)
시청자 한 명이 뻥임을 알아낼 확률(p) : 0.01%
어때요. 뻥 치시겠어요?
언뜻 보기에는 뻥 좀 치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 성공시 한 명당 10만원 이득, 실패시 한 명당 만원 손해면 해 볼만 한 장사 같아 보이지 않는가?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기대값. 그렇다 기!대!값! 다음 공식을 이용하자
는 뻥이고 우리는 훨씬 간단한 다음 '말' 공식을 이용하겠다 (기대값) = (기대되는 이득) — (기대되는 손실)
어차피 따져보면 다 똑같은 공식이다.
요즘같은 SNS 시대에 그녀의 뻥이 ‘성공’하려면 모든 시청자를 속여 넘겨야 한다.
한 명을 속여 넘길 확률은 1-p, 즉 99.99% ,
두 명은 (1-p)*(1-p)=(1-p)^2 대략 99.98%,
세 명은 (1-p)^3 대략 99.97%,
…,
N=50만명을 속여 넘길 확률은 확률은 q=(1-p)^N 이다.
숫자를 대입해 계산해보면 클라라의 작전이 성공할 확률은 다음과 같다.
소수점 200번째 자리를 훌쩍 넘어서야 0이 아닌 숫자가 처음으로 나오는 실로 먼지같은 확률이 나온다. 바꿔말하면 공기 중에 먼지 같은 확률로 성공하고 공기 중에 공기 같은 확률로 실패한다. (사실 먼지에 비교하기에는 먼지가 너무 크다. 먼지, 미안하다!!!)
결국 기대값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기대값) = (뻥 성공 확률)x(성공시 이득) — (뻥 실패 확률)x(성공시 손실) = q * (x N) — (1-q) * (y N) = (공기 중에 먼지) * 500억 — (공기 중에 공기) * 50억
굳이 계산할 필요도 없다. 클라라의 작전. 저거 49억 9999만 9999원 넘는 손실을 기대하고 펼친 작전이다. 비슷한 실수를 피하고 싶은 (여자) 연예인들… 나 바쁜 사람이지만 건전한 사회를 위해 잠시 컨설팅할 의향이 있으니 연락 주기 바란다.
그럼 항상 진실만을 말하란 말인가? 절대 아니다. 만약 한명을 상대로 하는 뻥이었다면 위에서 N=1이고 공기와 먼지가 뒤바뀌는 마법이 일어난다. 이 경우에는 거짓말을 함으로 인해 얻는 경제적 이익의 기대값이 대략 10만원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더 정직해야 한다는 수학적 분석…..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 해 본다.
사실 어떻게 보면 뻥치는 거 참 중요하다. 최근 개봉한, (우리나라에서만) 천만명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인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았는가? 필자도 봤다. 마음속으로 ‘뻥치시네!’를 외치며 엄청 재밌게 봤다.
영화 속에서 먼지가 드럽게 많던 그 공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전된 미래, 웜홀따위 자유 자재로 넘나들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로봇 정도는 기본으로 나오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극 중 TARS라는 로봇이 이런 말을 한다.
Absolute honesty isn’t always
the most diplomatic nor
the safest form of communication with emotional beings.
나도 영어 별로 안 좋아한다. 내 멋대로 의역하면
100% 정직하면 너만 손해
라는 말이다. 별로 놀라운 내용은 아니지만 단지 묘했던 건 영화에서 로봇이 치는 뻥들이 오히려 감정이입을 돕고 인간적인 정을 느끼게 했다는 것.
생각해 보면 로봇은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고 계산하여 가장 효율적인 답변을 내 놓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분석이 훨씬 정밀하게 내재되어 있어 주어진 상황을 ‘클라라와 다르게’(?) 타계하는 우리의 로봇 친구 TARS가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것, 참 아이러니컬 하지 않은가?
연 습 문 제
(연습문제 해답은 편집장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연습문제 1. 여자친구의 “나 예뻐?” “나 살찐 것 같아?”와 같은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여자친구가 거짓말을 인지하는 능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수많은 시청자들을 동시에 속여 넘겨야 하는 클라라의 경우와 달리, 당신은 딱 한 명만 속이면 되기 때문이다. 비교적 ‘순진한’ 여친의 경우, 예를 들어 거짓말에 95% 이상 속아 넘어 간다면, 무조건 선의의 거짓말이 둘 사이의 관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진실을 말할 때도 도끼눈을 뜨고 의심하는 경우라면 진실을 살짝 포장해서 (혹은 구체적인 증거를 대며 신빙성을 높여) 말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그럼~ 예쁘지~~ 웃을 때 눈이 특히 예뻐” 라던지, “살 안 찐것 같은데? 이거봐 종아리가 이렇게 가는데 뭘~” 등등.
연습문제 2. 썸 타던 그/그녀의 돌발 질문 “너 나 좋아해?” 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 여기서도 한 명만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거짓말을 들킬 확률은 문제 1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대값은 이득과 손실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그녀를 만나는 것이 내 인생에 얼마나 이득인지, 혹은 손실인지를 따져 보면 답은 의외로 금방 나온다. 답을 받아들일 지 말지는 당신의 몫. 상대방의 ‘가치’를 따질 때 종종 본인의 가치는 잊어버린다는 건 함정.
Team 그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