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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큰아이 학교에서 학부모 면담이 있는날이라 아내 대신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작은아이와 큰아이를 맞이하러 갔습니다.
4월 답지 않게 입김이 날 정도로 날이 제법 쌀쌀하더군요
먼저 돌아온 작은아이 손을 잡고 큰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차가운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며 누나 언제와? 하고 제 주위를 빙빙 도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눈물이 나네요...
보고 있어도 이렇게 보고싶은데..
웃고 있어도 가슴이 이리 아리도록 저린데.....
오늘 누가 그러더군요
이제 그만 놓아주자 합니다.
이제 그만 덮어두자 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라 합니다......
가슴에 묻은 이들을 어찌 놓어주고 덮어두겠습니까..
내 안에 있다면 생살을 찢어서라도 꺼내어 보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거늘...
그들이 자신의 일상이었거늘 어찌 돌아갈 일상이 있겠다 하겠습니까....
놓아주라는 말은 덮어두라는말은
언제라도 한치의 미련없이 내 아이 내부모 내친구를 떠나보낼 수 있는 이만 가능할 것입니다.
기억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겁니다
몸이 차가워진 꽃들이라 하더라도
품은 우리네 가슴은 뜨거울것입니다...
기억해주세요...
잊자고 선동하는 것들은 돈받고 알바하는 사람들이죠.
1999년 씨랜드 사건때, 많은 유치원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죠.
그때는 22살 청년이어서 큰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년전 세월호때 단원고 학생들이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죠.
아들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된 입장에서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그리고, 거래처들이 시화/안산 공단에 대거 있어서......그쪽을 갈때마다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씨랜드 참사때 첫째를 잃고, 둘째를 세월호에 잃은 부모님이
있다는 것입니다.
슬픈고백
진정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내내 궁리만 하다 1년을 보냈어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아도
기도의 향불을 피워 올려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어도
2014년 4월16일 그날
세월호에서 일어났던 비극은
갈수록 큰배로 떠올라
우리가슴 속 깊은 바다에 가라앉질 못하네요
함께 울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함께 울지 못하고
잊지 않겠다 약속하고도 시시로 잊어버리는
우리의 무심한 건망증 을 보며
아프게 슬프게 억울하게 떠난 이들은
노여운 눈빛으로 우리를 원망하는것이 아닐까요
문득 부끄럽고 부끄러워
세월호 기사가 나오면 슬그머니 밀쳐두기도 했죠
오늘도 저푸른 하늘은 말이없고
여기 남아있는 지상의 우리들은
각자의 일에빠져 타성에 젖고
적당히 무디어지는데......
일주기가 된 오늘 하루만이라도
실껏 울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죄와 잘못을 참회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죄없이 희생된 세월호의 어린 학생들과
교사들 승무원들과 일반 가족들
구조하러 들어가 목슴을 잃은 잠수부들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면서
더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요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잘못했다
두 주먹으로 가슴을 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끝나지 않은 슬픔이 그래도
의미있는 옷을 입으려면
여기 남아 있는 옷을 입으려면
여기 남은 우리가
더 정직해지는것
더 겸손하고 성실해지는것
살아있는 우리 모두 더정신 차리고
다른 이를 먼저 배려하는 사랑을
배우고 또 실천하는것
공동선 을 지향하는 노력으로
신뢰가 빛나는 나라를 만드는것
나비를 닮은 노란 리본보다
더 환하고 오래가는 기도 의 등불하나
가슴깊이 심어놓는 것이 아닐까요
아아 오늘은 4월16일
진달래와 개나리
벛꽃과 제비꽃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곱게 꽃문을 여는데
그들은 우리와 같이 봄꽃을 볼수가 없네요
물속에 가라앉은 님들은
더이상 웃을수도 없고
더이상 아름다운 수평선을
우리와 함께 바라 볼수가 없네요
죽어서도 살아오는 수백명의 얼굴들
우리 대신 희생된 가여운 넋들이여
부르면 부를수록
4월의 슬픈 꽃잎으로 부활하는 혼들이여
사계절 내내 파도처럼 달려오는
푸른빛 그리움,하얀빛 슬픔을 기도로 봉헌하며
이렇게 슬픈 고백의 넋두리만 가득한
어리석은 추모를 용서하십시오,앞으로도 !
2015년 4월16일 이해인 수녀
2015년 1월16일자 경향신문 참조......................
별처럼 빛 날 아이들이 밤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이죠;;;
무기력함이 더 힘들게 합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