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파라치'도 소용없다…반찬 재활용 단속 실적 '전무'
2009-08-28 09:00
경남CBS 최호영·손성경 기자
"현실적으로 단속 어려워"…시민들 불신은 '여전'
지난달부터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음식찌꺼기)의 재사용이 금지되고, 신고포상금제인 '식파라치'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단속과 신고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신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반찬◈ 잔반 재활용 단속 실적 전무…"현실적으로 단속 어려워"
지난달 4일 잔반 재활용을 금지하는 식품위생법이 개정 발효되면서 음식점에서 남은 반찬을 재활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업주는 영업정지와 함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적발 횟수에 따라 영업정지 15일(1차)부터 2개월(2차), 3개월(3차), 영업허가 취소 또는 음식점 폐쇄 처분(4차)을 받게 된다. 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처분도 함께 받는다.
이처럼 잔반 재사용 등에 대한 식품위생법이 강화됐지만, 지자체들의 단속 건수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경남 마산시와 창원시의 경우 식품위생법이 개정 발효된 이후 잔반 재사용과 관련한 단속 건수는 단 하나도 없다. 민원도 창원시는 한 건도 없었고, 마산시의 경우 두 건이 들어와 음식점을 불시에 단속을 했지만 결국 현장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실제 음식점을 대상으로 단속을 나가보면 반찬을 재활용한다는 의심은 가지만 주방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현장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
음식점 업주들은 "단속을 하게 되면 손님들이 반찬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단속을 나왔나 의심을 사게 돼 음식점 이미지와 매출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며 불만이 거세다.
시군구청에서는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고 털어놓고 있다. 마산시 위생과 담당자는 "주방에서 하루종일 지키고 서 있던지, CCTV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잔반 재활용을 적발하기에는 거의 힘들다"고 말했다.
단속의 어려움 때문에 잔반 재사용을 신고할 경우 1건당 5만원이 지급되고, 신고건수에 따라 한해 300만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되지만 마산과 창원의 경우 포상금 지급 사례도 전무하다.
창원시 위생과 담당자는 "잔반 재사용은 대부분 주방에서 몰래 이뤄지기 때문에 잠입 촬영하지 않고서는 적발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직까지 단속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수 천개나 달하는 음식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단속 인원도 문제다.
마산시만 해도 일반음식점 수 5천580개를 비롯해 휴게음식점과 일반급식소 등을 다 합치면 음식업체는 무려 7천700개나 되며, 창원시도 5천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들 음식점을 단속 관리할 공무원은 마산시와 창원시에 각각 5명 뿐.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산지표시의무와 위생관리점검 등과 병행해 홍보와 계도를 하는 수준에서 형식적으로 잔반 재활용 점검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마산시 위생과 이명자 영업지도담당주사는 "일년에 두 차례 정도는 횟집이나 단체급식소, 대형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단속을 나가고 있다"며 "나머지는 민원이 발생하거나 필요에 따라 확인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 시민들 "음식점, 잔반 계속 사용할 것"…불신 여전
27일 오후 경남 마산시 창동 근처에서 매일 점심을 해결한다는 택시기사 김영호(59) 씨는 최근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중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김 씨는 분명 김치 반찬이 재사용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주인에게 항의할까 싶기도 했지만, 단골이기도 하고 괜한 오해가 실랑이로 번질까 우려스러워 찝찝해도 어쩔수 없이 먹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매일 밖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나오는 반찬을 보면 딱 알 수가 있다"며 "주인 입장에서 보면 아까워서 버리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가려서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권수(51) 씨는 "음식점에서는 절대 잔반 재활용을 안한다고 말을 하지만 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 정서상 음식을 버리면 죄 받는다는 생각도 있고, 푸짐하게 내놓지 않으면 야박하다고 손님들이 생각하니깐 업주들이 어쩔수 없이 그러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예전보다 강하게 법을 만들어놨다지만 음식점 주인이나 손님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 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주부인 황필선(60) 씨는 "음식을 사 먹는다는 것은 믿고 먹는 것인데 깨끗해 보이는 반찬은 재활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찝찝해서 밖에서는 거의 안먹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음식점들은 한결같이 잔반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마산의 한 한식점은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먹다 남은 음식은 절대 재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적당하게 내놓고, 남긴 음식은 모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요리 전문점은 "손님들이 먹는 반찬이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사실 내부고발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적발되기도 싶지 않고 식당 수가 워낙 많아 단속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주는 "잔반 재활용에 대한 단속도 반대하지는 않지만 강제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뭔가 인센티브를 준다던지, 시에서 잘하는 업소에 대해 잔반 재활용 금지업소라는 인증을 해 주는 시책을 펼쳐야 업주들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반찬지난달 4일 잔반 재활용을 금지하는 식품위생법이 개정 발효되면서 음식점에서 남은 반찬을 재활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업주는 영업정지와 함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적발 횟수에 따라 영업정지 15일(1차)부터 2개월(2차), 3개월(3차), 영업허가 취소 또는 음식점 폐쇄 처분(4차)을 받게 된다. 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처분도 함께 받는다.
이처럼 잔반 재사용 등에 대한 식품위생법이 강화됐지만, 지자체들의 단속 건수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경남 마산시와 창원시의 경우 식품위생법이 개정 발효된 이후 잔반 재사용과 관련한 단속 건수는 단 하나도 없다. 민원도 창원시는 한 건도 없었고, 마산시의 경우 두 건이 들어와 음식점을 불시에 단속을 했지만 결국 현장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실제 음식점을 대상으로 단속을 나가보면 반찬을 재활용한다는 의심은 가지만 주방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현장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
음식점 업주들은 "단속을 하게 되면 손님들이 반찬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단속을 나왔나 의심을 사게 돼 음식점 이미지와 매출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며 불만이 거세다.
시군구청에서는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고 털어놓고 있다. 마산시 위생과 담당자는 "주방에서 하루종일 지키고 서 있던지, CCTV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잔반 재활용을 적발하기에는 거의 힘들다"고 말했다.
단속의 어려움 때문에 잔반 재사용을 신고할 경우 1건당 5만원이 지급되고, 신고건수에 따라 한해 300만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되지만 마산과 창원의 경우 포상금 지급 사례도 전무하다.
창원시 위생과 담당자는 "잔반 재사용은 대부분 주방에서 몰래 이뤄지기 때문에 잠입 촬영하지 않고서는 적발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직까지 단속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수 천개나 달하는 음식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단속 인원도 문제다.
마산시만 해도 일반음식점 수 5천580개를 비롯해 휴게음식점과 일반급식소 등을 다 합치면 음식업체는 무려 7천700개나 되며, 창원시도 5천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들 음식점을 단속 관리할 공무원은 마산시와 창원시에 각각 5명 뿐.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산지표시의무와 위생관리점검 등과 병행해 홍보와 계도를 하는 수준에서 형식적으로 잔반 재활용 점검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마산시 위생과 이명자 영업지도담당주사는 "일년에 두 차례 정도는 횟집이나 단체급식소, 대형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단속을 나가고 있다"며 "나머지는 민원이 발생하거나 필요에 따라 확인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 시민들 "음식점, 잔반 계속 사용할 것"…불신 여전
27일 오후 경남 마산시 창동 근처에서 매일 점심을 해결한다는 택시기사 김영호(59) 씨는 최근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중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김 씨는 분명 김치 반찬이 재사용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주인에게 항의할까 싶기도 했지만, 단골이기도 하고 괜한 오해가 실랑이로 번질까 우려스러워 찝찝해도 어쩔수 없이 먹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매일 밖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나오는 반찬을 보면 딱 알 수가 있다"며 "주인 입장에서 보면 아까워서 버리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가려서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권수(51) 씨는 "음식점에서는 절대 잔반 재활용을 안한다고 말을 하지만 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 정서상 음식을 버리면 죄 받는다는 생각도 있고, 푸짐하게 내놓지 않으면 야박하다고 손님들이 생각하니깐 업주들이 어쩔수 없이 그러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예전보다 강하게 법을 만들어놨다지만 음식점 주인이나 손님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 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주부인 황필선(60) 씨는 "음식을 사 먹는다는 것은 믿고 먹는 것인데 깨끗해 보이는 반찬은 재활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찝찝해서 밖에서는 거의 안먹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음식점들은 한결같이 잔반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마산의 한 한식점은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먹다 남은 음식은 절대 재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적당하게 내놓고, 남긴 음식은 모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요리 전문점은 "손님들이 먹는 반찬이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사실 내부고발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적발되기도 싶지 않고 식당 수가 워낙 많아 단속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주는 "잔반 재활용에 대한 단속도 반대하지는 않지만 강제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뭔가 인센티브를 준다던지, 시에서 잘하는 업소에 대해 잔반 재활용 금지업소라는 인증을 해 주는 시책을 펼쳐야 업주들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기사 주소: http://www.nocutnews.co.kr/4143451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