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ome.freechal.com/chonmaboarder고통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좋은 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개뿔도
없다. (아니, 아주 가~끔은 있긴 하다. 당구에서 물다마가 연속 뽀록꾸(?)로
고수를 무릎 꿇리는 일이 왕왕 있듯이..)
자, 스노우보드를 즐기는 당신.
당신은 스노우보드를 배우면서 전혀 고통이나 아픔이 없었던가?
하다 못해 역엣지 한번 안 걸리고 모든 턴 기술과 각종 트릭들을 완성하였나?
그렇다면 당신은 우주에서 가장 운이 좋은 자이거나 혹은 제 정신이 아닌 자,
둘 중 하나이다.
나의 스노우보드 경력 이제 4년.. 시즌으로는 3시즌째이다.
그동안 갈비뼈가 한 대 부러졌고, 양 손목은 인대가 늘어나서 만성 통증을
호소하며, 꼬리뼈는 쏙 들어가서 잘 만져지지도 않고, 여름해변보다 3배는
강렬한 겨울 자외선에 꽃답고 백옥같던 피부는 거의 두꺼비 등껍질처럼 망가
졌으며, 그 많던(과연?) 여자친구들은 연락이 끊겼다.
그 결과 얻은 것은, 그럭저럭 카빙턴을 익혀 초중급자에게 몇 마디 훈수를
해 줄 정도가 되었고, 램프에서 뛰어도 개구락지처럼 패대기쳐 지지 않을
정도의 안정된 점프를 하게 되었으며, 이번 시즌부터 시작한 트릭연습으로
간신히 몇 가지 허접한 기술을 구사하게 된 정도이다.
내가 감내한 고통을 생각하자면 사실 너무 얻은 것이 보잘 것 없다 싶을 때도
있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보딩을 하는가?
서른이 훌쩍 넘은 이 나이에 소위 말하는 'kanji' 따위를 이빠이 내서 얼마나
큰 영광을 볼 것이며, 발악을 하여 작업(?)모드에 돌입한다 한들 얼마나 젊고
예쁜 처녀를 꼬실 수 있을 것이며, 어리버리 사이드슬리핑을 하는 초보 보더들
앞에서 얼마나 많은 감탄과 환호를 얻을 것인가..
아니다.. 그런 것 따위가 나를 이토록 채찍질 할 리가 없다.
그럼 단순히 재미있어서? 재미야 물론 끝내주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보드만큼 재미있는 짓은 세상에 널렸다. 못 해본 것들 중에서 이것보다 더
쉽고 재미나는 짓이 왜 없겠느냐 말이지.
사실 난 내가 왜 더 많은 기술을 익히려고 구르고 자빠지는지 잘 모르겠다.
팍 삭은 청국장 나이로 치자면 이젠 볼룸댄스나 배우고 여유가 된다면
골프장이나 기웃거려볼까 할 나이에 왜 '몬토야 원에리'니 '문워커'니
'노즈블런트 540'이니 하는 괴상야릇한 짓거리(?)에 혹해서 굳을대로 굳은
뼈마디 쑤셔가며 몸을 집어 던져야 하는지 정말 알 수 없는 노릇이다. -_-a
뭐 골치아프게 의미 따위 부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어쨌거나 나는 아직 보드를 탈 만큼 충분히 젊고, 알리를 쳐서 다리를 끌어
올릴 때 똥배때문에 지장을 받지도 않는 육신을 가졌고^^; 몇 군데 다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 ^^v
으? 근데 내가 뭐 하려다가 이렇게 씨잘데없는 소리를 궁시렁대고 있는
거지 -_-?
아..! 노 페인 노 게인..
영어라서 뭐 대단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 동호회의 어느 넘이 맨날
해 대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형.. 씨바, 들어 던져!"
이제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이번 시즌.. 씨바, 들어 던진다..!
R U REA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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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체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부득이 반말투가 되었습니다. 용서를~)
'Tooth pains no gums'라구 고쳐놨었는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