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을 올립니다. 도전을 꿈꾸는 20대 보더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스노우보드 강사 Jake! 이종욱입니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자주 접속하는 동호회에서 캐나다 원정에 관한 질문글을 보았어요. 그리고 짧게나마 궁금해하시는 사항에 대해서 답변을 드렸죠. 간단하게 답을 드렸는데, 이후 자꾸 드리고자 하는 말들이 떠오르더군요. 이런 걸 아시면 좋을텐데... 이런 걸 참고해서 결정하셔야 할텐데... 오시기 전에 이런 준비를 하면 괜찮을텐데...



 그래서 댓글로 다시 끄적끄적하다가, 그곳에 남기는 것보단 이 블로그에 짧게나마 정리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 블로그에 20대분들이, 더군다나 캐나다 휘슬러 시즌 원정을 계획하시는 열정적인 스노우보더 분들이 얼마나 들어오실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분께라도 최소한의 지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하하, 그러나 지침이라기엔 다소 누추하고도 주관적인 글이 될 예정입니다.



 먼저 방문하시는 목적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노우보드가 주 목적이라기보단 영어도 하고 워킹홀리데이 생활도 하면서 견문을 넓히려는 포괄적인 목표를 지닌 분인지, 스노우보드에 방점을 찍고 '실력 향상'과 더불어 인생에서 잊지 못할 눈 경험을 하고 싶은 분인지, 더 나아가 저처럼 아예 스노우보드를 업으로 생각하고 진지하게 파고들 분인지 등등 목적에 따라 드릴 수 있는 조언이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두루두루 여러 경험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 이런 분이라면 솔직히 말해 사실 휘슬러를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곳은 모든 게 리조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관광 마을이에요. 산악자전거를 좋아하시거나, 하이킹을 좋아하시거나, 스키 또는 스노우보드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정말 심심할 거에요..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좀 미친 분이거나, 미칠 준비가 되어 있는 분인 게 좋겠죠.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에 오시는 거니까요. 레포츠를 제외한 다양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차라리 여기보단 더 큰 도시를 찾아가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둘째, 스노우보드에 방점을 찍고 한 번 푹 빠져보겠단 생각이신 분! 그렇다면 한국에서 준비해야 할만한 것이 꽤 있습니다. 일단 자기 장비와 시즌권을 사고, 시즌방 정도는 경험해보고 오시길 권해요. 시즌 생활이라는 게 한 번 지내봐야 압니다. 보드를 좋아하는 사람도, 정말 한 시즌 풀 상주하면서 시즌 생활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곳에 오면 스노우보드 말고는 딱히 할 것도 없는 동네라 스노우보드를 정말 좋아해서 매일매일 미쳐서 산에 올라가는 분이 이 곳 생활에 만족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미리 '시즌 생활'이라는 걸 해보는 게 큰 지침이 되지 않을까요? 과연 자신이 주어진 겨울을 어떤 식으로 보내게 될지. 참고로 이곳의 시즌은 11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약 6개월 입니다.



 더불어 시즌 생활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에도 도전해보시길 권해요. CASI 테스트가 매년 한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굉장히 주관적인 견해지만, 레벨2 까지는 도전해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혹은 캐나다에 오셔서라도 꼭 테스트에 임해보시길 권해요. 자격증 때문이 아니라, 압축된 레슨처럼 CASI 테스트가 진행되므로 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꼭 CASI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아서, 부딪혀보세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 시즌은 저의 휘슬러 두번째 시즌입니다. 저는 2008/2009 시즌에 이곳에 있었어요. 그런데 그땐 아무런 준비없이 왔었고, 그나마 레벨1을 취득해서 돌아갔었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었어요. 준비가 안된만큼 누릴 수 있었던 게 너무 적었죠. 여러분, 블랙콤 휘슬러라는 곳은 여러분의 상상 훨씬 이상이에요. 스노우보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빼곡한 트리런, 미칠듯한 파우더,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모글밭, 낭떠러지 같은 급사, 세계 최고 수준의 터레인 파크 등등.. 최대한 실력을 키워서 오세요.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한 시즌 상주하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실력을 충분히 키워 오신다면 현재 한국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 와서도 끊임없이 '도전'하시길 권합니다.



 추가로 정말 많은 시간동안 스노우보드를 타고 싶은 분이라면 오히려 저처럼 리조트 강사로 취직하시는 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탈 시간이 아주 길진 않아요. 보통 일주일에 이틀 오프, 한가한 시기에는 오전 일찍 대기하다가 일이 없으면 오프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남들 가르치는 것보다 내가 타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녁에 있는 일을 구하시고, 오전 오후 신나게 라이딩하시는 게 더 나을 겁니다. 마일리지도 더 쌓일 거구요. 아, 혹시 모르실까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이곳 리프트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오픈합니다. 야간 따윈 없습니다.



 셋째, 저처럼 스노우보드 강사를 업으로 생각하시고 오시는 분! 역시 저처럼 강사로 취직을 하시는 게 좋겠죠? 최소 두 시즌 강사 경력이 있어야 하고, 최소 레벨 2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아닌 스폰서십 비자를 받으려면 레벨 3 이상은 필수인 것 같더군요. 강사로 취직을 하면 전에도 말씀드린 '강사 클리닉'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요. 이게 가장 큰 혜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CASI 레벨4, 최소 레벨3 강사들이 교육을 해줍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까지 풀타임 강습을 받죠. 상당히 동기부여도 되고, 함께 타는 라이더들도 대단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게 됩니다. 데이오프에만 신청할 수 있다는 게 함정.. 그리고 휘슬러 스노우스쿨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요. 이 부분을 고려한다면 꼭 강사를 업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큰 경험이 되겠네요.  

 


 추가! 일단 밑그림을 그리셨다면 무엇부터 준비하셔야 하는지 아시죠? 관광비자로 오실 게 아니라면 워킹홀리데이 비자 준비 필수! 얼리버드 시즌패스는 2,3월에 팔기 시작하니 카드 준비! 휘슬러는 채용이 빠르기 때문에 미리미리 홈페이지 확인! 휘슬러 내에서 일을 구할 결심이 섰다면 잡페어 날짜 꼭 확인! 숙박 구하기 엄청 어려우니 늦어도 10월 초중순에는 입국하시길!



 이 정도로 대략적인 구분을 지어서 큰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제가 드린 조언을 참고만 하셔서 각자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거의 아무런 도움과 조언을 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살아 남았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면 최소한 저보단 많은 정보를 가지고 시작하시는 거에요! 마지막으로, 즐기고자 하는 자세만 완벽하다면 다 잘 될 거에요! ^-^



엮인글 :

losthorizon

2015.09.08 21:32:20
*.168.238.242

2년전 워홀로 2시즌 다녀온 사람으로 공감합니다. 

저같은 경우 캐나다 워홀로 다른도시 갈 기회 대신 여름에 일을 하며 시즌을 보드만 타며 보냈습니다 .  

첫시즌은 휘슬러 파악 여름 돈벌고 그다음해 시즌은 여행경비 대신 보드만 타며 ..

작은 마을입니다. 사람도 다 알게되더라구요 . 현재 지금 휘슬러에서 지내고 계시다니 

네버랜드에 살고 계신거 같아 부럽습니다. 휘슬러 .. 풀카빙 하면 2시간도 못타는곳. 다녀오면 

기본 다운언웨이티드가 몸에 익어버리는곳 . 휘슬러 쭉 계실지 잘모르겠지만 좋은 기억만 남으셧으면 합니다. 

45-horz.jpg



- 블랙콤 왼쪽 산 넘어가보시면 헬리스킹 코스가 나옵니다 ^^++


첨부

Xodus

2015.09.09 00:37:17
*.62.163.71

해외가서 숨만 쉬는 분들이 젤 답답하더라구요, 그게 좋아서 그게 목표여서라면 할말이 없지만요 ㅎㅎ 움직임엔 동기와 목표가 있어야죠..!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ㅎㅎ

삼촌1호

2015.09.09 21:48:16
*.74.155.147

정말 좋은 꿀정보 입니다. 추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일반 이용안내 [9] Rider 2005-09-13 571 15287
2897 기타 헝그리보더 레벨별 요구포인트 평균 획득일 file [8] 레브가스 2015-10-15 1 3603
2896 기술(테크닉) 15/16시즌 스노보드 포커스 file [5] 문박사 2015-10-13 5 5131
2895 일반 스노보드를 위한 근육 운동 [3] TKLee 2015-10-12 5 4781
2894 기술(테크닉) 가장 기본적인 턴은 무엇일까? [7] Jake! 2015-10-11 10 4427
2893 해외원정 뉴질랜드 카드로나원정 후기입니다 file [5] 사각머리 2015-10-11 8 4099
2892 기타 동영상 편집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팁 [3] 레브가스 2015-10-08 8 5727
2891 장비 튜닝 somethings about 왝스... [5] 귤!!! 2015-10-07 9 2855
2890 장비 관련 바인딩 나사 체결시 오류(빠가, 풀림) 해결 팁 [8] 레브가스 2015-10-06 11 5132
2889 초보를 위한 강좌 초심자에게 알려줄 가장 간단한 스노우보드... [6] Jake! 2015-10-05 28 6356
2888 기술(테크닉) How can we teach? [14] 문박사 2015-10-02 14 4074
2887 기술(테크닉) 급사 라이딩 팁 [69] 천현민 2015-09-30 87 19953
2886 일반 국내 스키장 위도, 고도 정리 file [12] 데지사마 2015-09-18 15 6182
2885 의학,부상,사고 2880 번 '덕스탠스의 위험성' 글을 읽고. file [9] 설상진상 2015-09-15 11 9327
2884 장비 튜닝 헝그리) 부츠텅을 이용한 부츠튜닝 diy 해봅... file [11] 러블리실 2015-09-15 5 7228
2883 장비 튜닝 헝그리) 엉덩이 보호대를 Diy (튜닝) 해봅시다 file [8] 러블리실 2015-09-13 3 4469
2882 CASI CASI interski 2015(진행중) [2] TKLee 2015-09-11 13 2866
» 해외원정 캐나다 휘슬러에 오시는 20대 보더분들을 위... [3] Jake! 2015-09-08 18 5747
2880 기술(테크닉) F/S 180 쉽게 하는 간단 팁 [5] 소리조각 2015-09-01 6 5022
2879 장비 관련 일본덱, 유럽덱 지름은 올해가 최적이지 싶... [4] 보린 2015-08-24 1 4450
2878 일반 초급/주말 보더를 위한 휘닉스파크 사용법 [7] 가루군 2015-08-21 9 5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