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에 가입하고 이런곳엔 처음 글을 올려봅니다.
이번으로 두시즌째를 맞으면서 제대로 강습받은 기억없이
궁금한점이나 안될때마다 동호회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연습했습니다.
주말마다 가서 빡시게 한 결과 첫시즌에 약간의 카빙과 널리360까진 마스터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했기에 갑작시레 실력이 상승되었지만
첫시즌부터 욕심을 많이 부려 이것저것 손을 대어서인지
왠만한 트릭을 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하는게 없고 역시 엉성하기 그지없더군요.
어쨌든 동호회 형들이 초보분들의 강습을 다 저에게 떠맡기기 시작했습니다...
누굴 강습해 본 적도 없는 경력이고 실력도 안되다 보니
저는 나름대로 그냥 제가 혼자서 연습하던 기억을 떠올려 강습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강습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제가 강습했던 분들 모두 저마다 스타일도 틀리고 적응도 틀렸죠.
하지만 제일 짜증나는건 역시 배우고자 하는 마음 입니다.
한 여자분들 맡게 되었는데, 5시즌이라 했습니다. 허걱...-_-;;
근데 턴도 못하고 심지어 토우엣지도 못주는 겁니다.
힐엣지로는 5시즌의 경력이라 그런지 아주 잘 하는데,
토우로 해보라 하면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뒤가 안보여 넘어질까 무서워 그렇답니다.
당연합니다. 뒤가 안보이니 무서울 수 밖에요.
하지만 누구나 거쳐야 할 부분이고 조금만 용기를 내면 쉽게 할수 있는걸
그 여자분은 쉽게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게다가 저에게 묻는말,
"저~기(슬로프를 가리키며)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처럼 그냥 타면 안되요?"
제가 봤더니 숏턴하며 빠르게 내려오는 보더였습니다.
여자분이 보기에 힐,토우도 잘 할필요 없어 보였던 겁니다.
거의 턴을 안해가며 내려오는것처럼 본거죠.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아... 저 분들도 힐과 토우를 다 거치신 분들이예요...
저런분들은 기본기를 충실하게 연습했기에 저렇게 탈수 있는겁니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결국 그 여자분은 토우를 시작도 못했습니다.
저는 성격상 욕을 거의 안쓰지만 그날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걸 겨우 참았습니다.
또 한 여자분은,
보드를 처음 접해보는 분이었는데, 힐엣지로 낙엽을 왠만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리가 너무아프다며 슬로프 사이드 끝에서 끝으로 한번 사이드 슬립하고는
10분간을 앉아서 쉬는 겁니다.... 계속 그런식으로...
슬로프를 한번 내려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지...
어쨌든, 여차저차 하여 토우로 넘어가려 하니까 하는 말,
"너무 힘들어요. 이게 편해요. 그냥 이것만 할래요."
-_-;;;
본격적으로 보드를 즐겨볼까 하는게 아닌,
한번 스키장에 놀러와서 즐기고 가보는 사람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를 합니다.
물론 강습하는 사람으로써의 제 능력이 떨어지는건 인정합니다. 당연한거죠.
하지만 그 전에 보드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초보분들이 천천히 사이드슬립 연습하며 내려오는 동안
따라오며 조언해주는 강습자의 발과 다리는 후들거립니다.
초보분들의 눈엔 쉽게 쉽게 내려오니 하나도 안힘들어 보일겁니다.
하지만 배우시는 분들 못지 않게 발아프고 다리 풀립니다...
어차피 돈 받으며 강습하는게 아닌, 정말 빠지면 나올수 없을 만큼
재밌는 보드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해주는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슬로프에서 강습해주는 모든분들, 프로가 아닌 이상 배울거 산더미처럼 많고
연습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그런 시간을 할애해 가며 강습하는 것이죠.
무리해서 악착같이 연습하라는게 아닙니다.
적어도 내가 열심히 배운다... 라는 열의만 보여주면,
가르치는 입장에선 힘들어도 더 가르치고 싶어집니다.
물론 그만큼 실력도 빠르게 좋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