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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나름 진지한 글로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출장중이라 아침에 택시를 탔습니다.
라디오에서 군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더군요.
기사님이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요새 군기가 엉망진창이니까 그리 사고가 나지"
"옛날같으면 다 쥐어패서 애들 눈에서 불이 나니까 사고같은것도 안나고 그랬어"
그냥 반박하기도 귀찮고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엔 짜증을 잘내는 성격이라 그냥 입열어봐야 말싸움날것 같아서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기사님이 계속 이야기를 하시네요. 이제 제 군생활까지 문제를 삼으시려고 합니다.
그 아저씨 말씀을 인용하자면 -김대중때 편하게 군생활한 놈-으로 까이게 될 것 같더군요.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아저씨 옛날에도 만만치 않게 사고는 났어요. 그걸 공개를 안해서 그런거지. 그리고 솔직히
장비들도 다 너무 노후하고 문제가 생기면 쉬쉬하려고만 하는 지휘관들 책임이 더 크지 않을까요."
그러자 아저씨 왈
"지금 경제도 봐봐, 박정희, 전두환 시절엔 그렇게 좋았는데, 지금 엉망이잖아. 그게 다 말안듣는 놈들은 잡아다가
두들겨 패니까 나라가 잘 돌아가는거야. 이 나라는 반독재를 해야 잘 굴러가."
도저히 못듣겠더군요.
"박정희, 전두환 시절이야 언론통제하고 잘 돌아간다고만 말하게 하고 자신들 우상화하고,
자기 말 안듣는다고 사람들 잡아다가 죽이고 고문하고, 어떻게 그 시절이 잘 돌아간다고 표현을 할 수 있나요?
그리고 전두환 시절엔 광주에서 그렇게 학살을 하고, 삼청교육대 만들어서 잡아넣고, 어떻게 그게 잘돌아가는건가요?"
아저씨 왈
"죽일 만 하니까 죽인거야. 왜 죽였겠어. 그게 다 김대중이 그렇게 만든거야"
어이가 없더군요. 저도 흥분해버렸습니다.
"아저씨가 군생활 하실때 광주내려가셔서 형/누나/동생같은 사람들을 자기 손으로 죽였어도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요.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사람은 죄가 없고, 민주화 운동을 한사람들이 죄인가요? 자기 맘에 안들고 권력을 못잡을 것 같으니까
북한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 쿠테타를 일으킨다고 거짓말을 언론에 하도록 시키고 동포들을 학살한게 정말 죄가 없나보네요"
아저씨 잠시 말씀이 없으십니다.
"그래도 죽일 만 하니까 죽인거야..."
그리고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너무 흥분해서 영수증을 못받았네요. 아 내 경비...-_-;;;;
제가 아직 피가 끓을 세대라서 그런가요. 이런 이야기를 듣게되면 아직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토론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어느한쪽이 양보하건 서로 양보하건 서로의 견해차이를 좁혀 나아가는것이죠.
근데 이건 그냥 평행선입니다. 견해차이가 커도 너무 큽니다.
이게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정치적 갈등의 원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들도 양보할 생각은 없는듯하고 저도 제 생각을 양보할 마음은 없습니다. 죽일 만 했으니까 죽였다라니...
우리세대가 지난 시절에 비유하면 놀랄만큼 민주화된 세대여서 그런걸까요.
아무튼 지금의 우리세대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때까지 피흘리고 고통받고 노력하시던 모든 분들,
존경합니다.
덧>어제 슨세임카페에 좀 오래 타신듯한 분이 글과 댓글을 올렸는데, 도저히 반론하기 힘든 글이더군요.
역시나 선 삭제 후 뒷다마 작렬... 재미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마 그 글 쓰신분은 카페에서 강퇴되셔서
다시 글을 쓰고 싶으셔도 못하고 계시겠죠. 소통이라는게 참 그렇습니다. 숨어서 글쓰지 말고 나와라라고 말하던데,
글 삭제하고 강퇴시키고 뭘 숨어서 글쓰지말고란 말을 하는지...앞으로 나올 기회조차 주지를 않는듯해보이는데 말이죠.
일단은 전 스쿳님이 이해를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요. 언론통제가 지나치던 시절에 그들에 의해 교육 되어지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도록요..
저도 가끔 저런분들을 볼때마다.. 나는 지배층에 의해 어느정도 길들여지고 교육되어졌을까?? 라는 반문이 생기곤 합니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저도 술취해서 술먹고 택시타면 가끔 스쿳님처럼 택시 아저씨랑 논쟁을 벌이곤 합니다.. ㅋㅋㅋㅋ
예를들자면 정DY 아자씨가 늙은분들은 투표 하지말아야 한다고 했을때... 참 공감 가면서도.. 욕이 나오더라구요..
전 그말이 곧 부메랑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전 그냥 그러신분들보면... 굳이 그 분의 생각을 바꿀려고 하진 않습니다.. 나이 서른먹은 저도 제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고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그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우리의 미래인 어린친구들에게 한마디
더 하고말죠....;;; 지식이 많은 사람보단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 요즘 제 좌우명입니다 ㅋㅋㅋ
오늘도 화이팅 하시길..... ㅋㅋㅋ
시대에 따라 사람의 마인드가 맞춰가는듯 합니다.
다른예로 현재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위치에 있고 지금의 젊은 층은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 적응해 나가죠.
하지만 과거 부모님 세대는 지금의 평등한 위치를 이해못하시는분들이 많겠죠. 과거에서는 무조건 남성 우월주의였으니까요.
고로 택시기사님이 살던 당시의 사회적 환경에 대한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있는것이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하지만 그것역시 쉽지않은게겄죠.
우리도 그당시에 살아왔다면 지금의 젊은층과 대화할때 세대차이가 날꺼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토론은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기의견을 내세우는거겠죠.
하지만 토론 하고 싶어도 안되는 여러가지 주제중에 최고는 정치, 종교 인것 같습니다.
저는 사무실 분위기가 슭님이 탄 택시의 기사님과 같은 분위기에요. 그래서 숨 막힐때가 한두번이 아니지요.
노익장 분들이 둘러 앉아서 박정희 시절로의 회귀와 이명박 정부 옹호론을 펼치다가 저를 보고 젊은 너는 어찌 생각하냐고 물으면 저는 그냥 웃고 맙니다. 말해봤자니까요. 사람의 행동보다 더 바뀌기 힘든 것이 생각이라고 하지요.
저도 아침부터 그런 생각 차이에서 오는 갈등에 속이 상해 있었는데 슭님 글 읽고 한번더 맘을 정리하네요. ㅎㅎ
구뜨 모닝은 아니시겠지만 구뜨 모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