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헝글에서 도움만 받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일본으로 원정 보딩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몇자 적어 봅니다.
이번 삼일절 연휴 기간 중(2/28~3/2) 일본 아키타로 원정을 다녀 왔습니다.
물론 총알이 남아돌아 간건 아니고 친구와 장가 가기 전에 사고 치자는데 의견이 모아져(?)
저질렀습니다. ^_^...(참고로 전 30대 초반의 2년차 초보입니다.)
원래 유명하다는 나가노를 가고 싶었지만 이미 연휴 한달전에 마감되어 여기 저기 찾다보니
날짜도 맞고 가격도 저렴한 아키타를 선택 하였습니다. 출발하기 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곳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떠났지만 주위에 아키타로 떠난다는 친구가 있으면 적극 추천할 정도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원정이였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미 나가노 등지를 다녀오신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듯....
도착한 첫날 야간을 타고 싶었지만 야간의 경우 팩키지에 포함되지 않아 각자 알아서 가야 된다는
말에 포기했습니다. (10분 거리인데 택시타면 3,000엔 정도 나온다더군요..T_T)
2,000엔 내고 옵션 온천 갔다와서 일찍 잤습니다. 호텔에도 물론 꽁짜 온천 있습니다.
둘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다행히 제가 갔던 다자와호 보드장(아키타현에서 제일 크답니다.)엔
눈이 오더군요. 리프트 타고 열심히 슬로프로 올라 갔지만 불행하게도 이날은 엄청나게 내리는 눈과 1m앞도
볼수 없는 안개 때문에 제대로된 라이딩이 어려웠습니다. 눈이 어떻게나 많이 오던지 슬로프 위에 스키, 보드
자국이 없더군요. (지나가면 바로 눈이 쌓임)
또 기온이 크게 낮지 않아 방수가 제대로 안된 보드복을 입은 분들은 속옷까지 다 젖는 불상사가...
세쨋날은 날씨 환상...햇빛은 쨍쨍 슬로프는 반짝~ ^_^
말로만 듣던 황제보딩+파우더보딩...일본이 평일인 관계로 보드장에 있는 사람들 다 더해도
과연 100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더군요. 이중 절반은 코리안인듯..^_^
둘째날은 안개때문에 보드장 전체를 볼수가 없었는데 이날 보니 생각 했던것 보다 규모가 있더군요.
휘닉스와 용평 중간정도 될듯...
폭이 200m는 됨직한 슬로프에 친구와 저 단둘이 서서 환호성을 지르며 정말 빡시게 탔습니다.
슬로프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아무도 없습니다. ^_^
슬로프 하단부는 국내처럼 다져놓아 비슷하지만 (물론 아이스 절대로 없음) 중단부 이상은 과연
한여름이 되어도 이 눈이 다 녹을까 싶을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물론 100% 자연설...
한국인의 위대한 도전 정신으로 가이드가 만류하는 백컨트리도 신나게...뽀드득뽀드득한 느낌이 정말 좋더군요..^_^
음...아키타의 장점을 정리하면...
1. 저렴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합니다. 제가 3박4일 동안 쓴 총 비용이 팩키지 499,000원에 리프트 3,000엔
(1,500엔X2일), 중식 한번에 6~700엔, 옵션 온천관광 2,000엔등 총 60만원이 안 넘었습니다.
리프트권의 경우 원주민은 3,200엔인데 한국인은 호텔에서 구입하면 1,500엔입니다.
2. 혼잡도
일요일은 휴일이라 원주민들이 좀 있었지만 최고로 오래 기다린 시간이 15초 정도...^_^
3/1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슬로프마다 채 10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3. 눈
끝내줍니다. 우리나라 보드장에 있는 눈을 다 모은 것 보다도 많은 정도의 눈이 쌓여 있습니다.
이거 쓰다보니 아키타현 관광청에서 나온것 같이 되었네요..^_^
상기 내용들이 일본 내 대부분의 보드장이 비슷할 것 같지만 저렴한 비용에 원정을 계획하고
계신 초급과 초급에서 중급으로 올라가는 분들께는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가서 찍은 사진 몇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