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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를 시작한지 3년정도 됬을때였을 겁니다
사실 말이 3년이지 거의 시즌에 2~3번정도 밖에 타러 가지 않아서 쌩초보였습니다
어설픈 뒷발차기로 턴이랑 좀 배웠다고 자신감이 붙어서 여자친구랑 상급자 코스로 올라갔습니다
생각했던거보다 훨씬 더 경사가 가파르더라구요 여자친구는 겁이나서 먼저 살살 내려갔고
저도 무서워서 천천히 턴하면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슬로프 아래 방향으로 보고 내려가던중 갑작스럽게 역엣지가 걸렸고 미쳐 손 짚을 시간도 없이
그대로 정면으로 가슴으로 슬로프와 충돌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히면서 숨이 안쉬어지고 왼쪽 어깨 부분에 차가운 느낌이 들면서 감각이 없더라구요
겁이 너무 나고 무서운 상황에서 주섬주섬 오른손으로 왼손 어깨와 쇄골 쪽을 만져봤습니다
다행히 뼈가 튀어나오거나 피가 나지 않는걸 확인하고 일단 안심했습니다
그때가 새벽 스키를 타고 있었는데 슬로프에 사람도 거의없고 밤이라 고요한데 정말 무섭고 쓸쓸하더라구요
움직일수가 없어서 그렇게 고요한 슬로프에 누워있는데 다행히 뒤에 내려오시던분이 저를 보고 패트롤을 불러주셔서
타고 내려왔습니다 새벽이라 병원에 갔는데 진료가 어려워서 일단 자고 내일 오라고 하더군요 그대로 집에가서 자고
그다음날 아침에 병원에 가니 쇄골이 부러졌다고 하더라구요 몸에 칼 대는걸 너무 싫어해서 어떻게든 수술만은 안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다행히 깁스하고 무리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붙을거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정형외과 나가려는데 이상하게 숨쉬는게 답답하고 그래서 가슴쪽도 한번 엑스레이 찍어보자하고
가슴쪽 찍어보니 아까 봐주셨던 정형외과 의사님께서 놀라시면서 넘어질때 갈비뼈가 폐를 찔러서 폐가 살짝 찢어졌다고 하시더군요
쇄골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폐 때문에 자칫하면 호흡곤란으로 위험했을수도 있다고 말씀하니 아찔한 생각들면서 식은땀 나더라구요
다시 대학병원 응급실 가서 왼쪽 가슴아래 칼로 찢고 호스 꽂아넣어서 공기를 빼고 다행히 폐도 자연적으로 찢어진 부분이 스스로
붙어서 큰 수술은 안했습니다 인체의 신비는 놀럽더라구요 ㅋㅋㅋ
그러고 나서 거의 6개월간 시체처럼 지냈습니다 왼쪽팔이 아예 안움직이니 혼자 반팔티 입고 벗는것도 어려워서 정말 불편했는데
6개월 후엔 팔을 너무 안써서 오십견이 와서 또 한동안 고생했구요 ㅠㅠ
지금은 다행히 뼈도 잘 붙고 완쾌해서 헬스도 할 정도로 건강해졌구요 보드도 다시 살살 타고 있습니다
여기 보더 분들도 항상 유의하셔서 안전보딩하시구요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시면 정밀검사받고 치료 잘 받으셔서
소중한 몸 잘 지키시면 좋을거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