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먼저 저를 사랑하는 분 들과,
이렇게 위험한 저를 모른 척 해준 많은분들께(혹은 정말 관심없을 지라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내일이면 부끄러워서 저는 이 글을 지워 버릴지도 몰라요.
병원에서, 곤지암에서 저랑 비슷하게 아프신 분이,
저 보드 타도 되요?
라고 의사샘께 여쭤 봤다고 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제 불편함과 고통이 희망이 된다면,
자근자근 씹어 드셔도 됩니다.
이 글은 도저히 스노우보드를 탈 수 없을 꺼라고 생각하는 분들.
스키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썼습니다.
그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이 길어 질꺼 같아서 알아서 끊어서 쓰고,
~ 다.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
------------------------------------------------------------------------------------------------------------------------------------------
[근원아, 넌 왜 러시아를 갔다온거야?]
<죽으려고요>
1초도 안되서, 말하는 내 눈빛에 당황했는지 친한 오빠는 불편해보였다.
나는 이런 저런 설명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그냥 러시아에서 제일 추운 도시를 갔다왔다. 죽을 용기를 냈다. 이런 이야기 였던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올랴, 올랴는 왜 보드를 타? ] 라고 물으면 나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단 하나.
<죽으려고요>
누군가에겐 평범한 보딩이,
나에겐 죽을 힘을 다해서 겨우 서 있을까 말까한
자살행위였다.
무섭고 또 무서웠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았고,
나 또한 나를 믿을 수 가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도, 티비를 봐도 어떤 매체를 봐도
나같은 인간이 즐거웠다는 기록이 없는데 -
잘먹고 잘살았다는 기록이 없는데...
모든것이 두려웠다.
모든 사람이 말리고
안될꺼라고 말렸다.
그래서 차라리 죽고 싶었다.
정말 죽는건,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다.
죽을 수도 없는 내 몸뚱아리가 저주 스러웠다.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면, 최소한 걸을 수나 있어야 되는데
나에겐 그 힘도 없었다.
뭘 먹고 죽으려고 해도
나는 혼자 양치질도 못했다. 양치질할 힘도 없었다.
죽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겐 사치였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비참함이 사방에 굴러다녀서
아무나 나를 보고 희망을 가졌다.
병원에서 나를 보는 시선을 보고 알았다.
그 때 깨달았다.
참, 희망은 엿 같은 거구나.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는 건, 개 같은 거구나.
나는 언제나 개새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