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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스프링 시즌에 운좋게 딱 한 번 맛본 파우더 보딩 때문에 열심히 돈 모아서 2월 중순부터 3월 지금까지 휘슬러에서 주구장창 지내게 됐네요.
로컬 분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4주 가까이 지내다보니 이것저것 느껴지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혹여 제 부족한 경험이 다른 분께 어떤 식으로든 자그마한 도움이 될까, 그리고 일기를 쓰지 않는 탓에 여기에 추억이라도 남기자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1. 한국 보더들이 카빙과 해머를 사랑하는 이유.
작년 4월에 왔을 때도 느꼈지만, 그야말로 성지 같은 휘슬러는 막상 최근 국내 라이딩의 트렌드인 테크니컬 카빙을 부정하는 듯합니다.
어느 날 보드를 즐기고, 카빙하기 좋은 눈이라서 다음 날 해머덱을 가져오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눈이 슬로프를 뒤덮고 있습니다. 모글 천지죠. 일반 슬로프 역시 압설을 하더라도 한국 슬로프에 비해서는 깨끗하지 못하다고 해야 할까? 눈 역시 압설을 하더라도 카빙하기 좋은 강설 느낌과는 거리가 멉니다. 땡보딩을 하면 괜찮지만, 시간이 제법 지나면 모글이 꽤 생기죠. 또한 일정한 경사면을 가진 슬로프 역시 찾기 힘듭니다. 초급자 코스라고 해도 급사가 나오다가 완사가 나오고, 최상급자라고 해도 급사가 나오다 완사가 나오죠. 휘팍의 호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적당한 경사를 가진 채 곧게 뻗은 코스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휘슬러의 라이더들 역시 거침이 없습니다. 워낙 슬로프가 넓은 탓에 충돌은 일어나지 않지만, 긴 턴을 시도한다면 사고가 나기 딱 좋습니다.
물론 이 모든 요소는 해머덱과 카빙이란 요소를 버리고 프리덱과 펀이란 요소로 무장하는 순간 가장 재미난 놀이터가 됩니다. 절벽이나 다름없는 모글 가득한 경사면에 몸을 던지고, 슬로프 옆에 있는 숲으로 살짝 들어갔다 다시 슬로프로 나오고, 도화지 같은 드넓은 슬로프를 마음대로 누빌 수 있다는 사실은 펀보딩의 진수가 뭔지 느끼게 해줍니다.
하지만 배운 게 라이딩이라고, 열심히 달리다보면 한국의 아스팔트 같은 도로에서 카빙을 하는 맛이 그리워지기는 합니다.
2. 많은 걸 못하는 게 유난히 아쉽다.
최근 보드를 타면서, 3년 내내 라이딩만 파고 들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잘 타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할 줄 아는 게 이것 밖에 없는 신세가 됐죠. 그리고 그 신세 그대로 휘슬러에 오면서 느낀 건, 왜 파크를 들어가보지 않고, 지빙을 해보지 않고, 모글을 타보지 않고, 트릭을 제대로 연습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보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모인 곳에서 막상 재주가 없어 제한된 보드만 탄다는 게 참으로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보드를 입문할 때 목표가 파이프를 타는 것이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죠.
3. 비싸....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물가가 확실히 비쌉니다. 레스토랑 같은 곳을 간 건 아닌데, 혼자 이것저것 나름 맛집이란 곳 찾아가서 먹다 보니 돈 빠져나가는 속도가 엄청납니다. 특히 팁, 무시 못하겠더군요. 그 외에 숙박비나, 기타 비용 다 비쌉니다. 단! 운 좋으면 보드 용품은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프링 시즌에 오시는 분들은 이곳저곳 샵 돌아다니다보면, 국내에서 이월로 빠져도 40~50만은 줘야 하는 데크를 30만 안팎에 구하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4. 축복받은 시즌.
사실 올해 무리해서 2월 중순을 원정 날짜로 잡은 이유는 작년에 워낙 눈이 안 온 탓에 이번 시즌도 스프링 시즌은 좋지 못하리란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제대로 틀렸습니다. 심심하면 눈이 20~40센티미터씩 옵니다. 블리자드 때문에 시야가 하얗게 변해서 보드를 탈 수 없다는 것도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파우더 보딩하다가 눈에 파묻혀서 10미터 나오는데 온몸이 땀으로 젖는 경험도 처음 해봤습니다. 정말 눈이 많이 온 시즌입니다. 스프링 시즌에 오시는 분들도 나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으실 듯합니다.
부디 내년, 아니 올해 11월 12월 국내에 이런 축복이 오기를 바랍니다.
5. 시답잖은 조언.
블랙콤 마운틴의 세븐스 헤븐은 꼭 한 번 타보십시오. 리프트에서 내리는 순간 보이는 광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트리런 조심하세요. 억하다, 훅 갑니다. 백컨트리 역시 마찬가지. 길 아는 사람이나, 확실한 길을 잡고 가셔야 합니다. 저번에 저 미아 되어서 이 나이 되서 울뻔했습니다.
어쨌거나 이제 이틀 후면 한국으로 돌아가네요. 여기 사우나는 시답잖아서 가자마자 싸우나에서 땀부터 쭉 뺄 생각입니다.
저도 휘슬러 페북 좋아요 신청했는데, 틈틈이 눈 소식 옵니다. 하루에 막 20~30cm 내리기도 하고. 올해는 진짜 엄청 많이 내린 해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구경만 하다가, 드뎌 4년만에 국내 스키장을 갔지만. ^^. 그 스키장은 12년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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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라이딩 좋아합니다. 특히 국내에선 카빙이죠. 헤헤. 올해는 파이프 거의 첨 탔는데,,오 죽입니다. 라이딩의 연장선입니다.
일종의 에어투 카빙을 파이프에서 하는 격. 에어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빠이 카빙걸다가 벽에 돌진하는 거 잼있습니다. 파이프
해보세요.!! 에어나 스핀은,,저도 ,,. 시간도, 나이도, 부상도,,쿨럭.
'최고의 라이딩'(안전/방어보딩 전제)은, 어떠한 슬로프 상황(지형/사람/정설 등)과 지형 및 방해물에서도 보드를 콘트롤하고 제어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대로 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펀!하게. 자유?를 만끽하며.
휘슬러는 자연?킥커도 많아서 맘껏 날을 수도 있을텐데..돌리고.. 하암. 저는 파크는 못타고 거의 안탑니다. 속도감이 떨어져서. 라이딩의 느낌도 거의 없는. 베이직 에어만 불안정하게 겨우.
그러나,,저는 적어도 모든 보딩스타일은 최소한의 기본은 할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 ).
라 이딩중에도, 둔턱있으면 속도 안줄이고 이빠이 쏴서 킥커마냥 뜨거나 돌릴수 있는 거 원하거든요. 레일 박스는,,그냥 안전하게 타면서 지나가는 정도면 만족. 너무 속도 안줄이고,,팍.팍. 저는 라이딩 스타일이라 지빙 자체는 목적이 안되더군요..
(그치만, 시내,도로,집들 사이에서 하는 지빙은,,영상으로 봤는데, 참 해보고 싶다는.. 후생에나 가능하겠지만요.)
진작에 연락 주고 받았으면 같이 한 번 안내 해 드렸을 텐데 .파우더 데이라 오늘 휘슬러 블랙콤 백 보울 과 백칸추리 다녀 왔읍니다.
여기서 눈을 즐기는 것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릅니다. 자연 속에서 최대한 즐기려는 것이 가장 멋진 것 처럼 되어 있읍니다. 블랙콤 백보울을 꼭 가보시기 바람니다.
눈물이 나도록 부럽네요... 헐떡헐떡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