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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男 28~35세 292만명 > 女 26~33세 255만명… 장가 가기 더 힘들어졌네
1980년대 초음파 검진 본격화로 아들 골라낳아 출생性比 114:100
이들이 결혼연령층 되자 불균형
2030년엔 신붓감 20%나 적을 듯… 총각 5명중 1명 짝 없어 '결혼대란'
올해 총각 6명 중 한 명은 짝이 없어 결혼할 수 없는 지경이며, 이 같은 신부 부족 현상은 2037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본지가 21일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이용해 올해 결혼 연령층 남녀(남성 28~35세, 여성 26~33세) 비율을 조사한 결과, 1981~1988년생 남성(292만명)이 1983~1990년생 여성(255만명)보다 14.5%(37만명)나 많아 '최악의 성비(性比) 불균형' 해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령대는 전체 결혼 건수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남아 선호에 따른 아들 골라 낳기 시대(1986~2002년생)에 적게 태어난 딸들이 결혼 적령기에 진입하면서 성비 불균형을 빚은 것이다.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 비율)이 3년 연속 떨어져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20~30대 결혼 대상 인구 감소, 경기침체와 청년실업률 증가, 만혼(晩婚) 외에 신붓감 부족 현상이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장가가기 힘든 현상은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13.8%)과 2018년(10.4%)까지 3년간 지속되고 2019~2024년엔 다소 안정되다가, 2025~2037년 다시 신랑감이 10% 이상 많아지는 '제2의 결혼 재앙'이 닥칠 전망이다.
◇男超, 남아 선호와 낙태의 결과
경북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39)씨는 "주변에 40대 노총각만 많고 젊은 여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사는 면(面) 지역 30대 인구는 남성이 50명인 반면 여성은 14명이다. 이씨는 "이혼 위험이 크다는 국제결혼은 생각조차 싫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남초(男超) 현상은 1980년대 후반 본격화한 초음파 검진과 낙태로 연평균 3만여명의 딸이 희생됐다. 아들 골라 낳기 세태는 현재 군 입대 경쟁, 취업 전쟁 및 남성 실업률 상승뿐 아니라 저출산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엔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한국의 1950~1984년 출생 성비(性比·딸 100명에 대한 아들 수)는 107명(세계 평균 106명)이었다. 그러다 1985~1995년 출생 성비가 114명으로 치솟아 세계 최초로 아들이 딸보다 10% 이상 더 태어나는 국가가 됐다. 김한곤 영남대 교수는 "정부가 가족계획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불법인 인공 낙태·유산에 눈감았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0~2015년 출생 성비는 중국이 116명으로 1위이고, 한국은 105명으로 뚝 떨어졌다.
신부 부족 현상은 2019년부터 약 6년간 안정되다가 2025년부터 다시 심각한 상황을 맞는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인 2000년생 남성들이 결혼 연령기에 접어드는 2030~2033년은 신랑감이 신붓감보다 20% 가까이 많아져, 총각 5명 중 한 명은 결혼시장에서 탈락하는 '최악의 결혼 대란'이 예상된다. 연하남·연상녀 혼인, 초혼남·이혼녀 혼인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여파로 결혼연령 인구 자체가 급감한 데다 더 빠른 속도로 여성 숫자가 준 결과다.
◇여성 혐오·성폭력 문제 일으켜
최근 극단적 여성 혐오(일명 '여혐')는 '성비 불균형'에 따른 남성의 좌절, 즉 남초 현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욕망의 대상이자 약자인 여성으로부터 얻은 좌절·분노가 여성 혐오로 나타나고, 이에 맞선 여성들의 남성 혐오 현상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소득·저학력 총각의 미혼 역시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해 3만여건에서 1만여건으로 줄어든 국제결혼도 다시 성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짝을 찾지 못한 남성들이 폭력화되고, 성폭력과 성병이 늘어날 것도 예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