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운 오리새끼입니다...
대략 9시즌을 스키어들틈에서 자랐습니다.
스키어들 강습하거나 같이 스킹할 때 저는 미운 오리새끼마냥 그 뒤를 따랐습니다..
홀로하는 보딩이 외로웠거든요..
그러다보니 나는 비록 보더이지만 스키어들의 관점에서 보더 또는 보드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강습을 하는데 스키어들이 너무 부러운겁니다.
잘타는 사람 혹은 강사는 은 슬롶쪽에서 팬스를 바라보고 서고,
실력이 뒤쳐진다고 생각하거나 강습생은 펜스쪽에서 슬롶을 바라보고 1열로 정렬하는 모습이..
완전 자동이더군요..
제가 04/05시즌부터 1줄 강습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다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초보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방향전환이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슬롶 양쪽을 무리지어 앉아 있는 보더들은 커다란 장애물입니다.
강습생들에게 1줄로 앉게 하는 것은 서로 기분 좋은 약간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또 스키어들에게 위신이 서더군요.. 우리도 보더도 멋지지 않은가... 음하하하~~
그렇게 스키어들 쫓아다니다 보니 맨날 하는 얘기가 있더군요...
보겐, 보겐, 보겐, 프로그 보겐...
"카빙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거죠?" 하는 사람한테도 보겐부터 다시 하세요...
"숏턴치고 싶은데 좀 알려주세요!" 하는 사람한테도 역시 보겐부터 다시 하세요...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어~ 그럼 보드는 뭐 부터 다시해야 할까...??'
'아~ 비기너턴~~~!!!!'
지난 시즌 휘팍 조강 702호 동생들에게 누누이 강조했던 얘기거든요...
"형님.. 카빙은 어떻게 하는거죠..??"
"비기너턴부터 다시해~~~~!" 17년을 보딩한 보드 1.5세대인 시즌방 친구와 전 동생들에게 항상 이 말뿐이였거든요..
지난 시즌 캐나다에서 '제프 챈들러'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공항에서 픽업해서 하이원의 같은 슬롶에서 라이딩하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숙소에 들어와서 동생들과의 대화중에 라이딩이 어쩧구 원에리가 어쩧구 하는데..
제가 한마디 했죠 "비기너턴부터 다시해~! 비기너턴안에 니가 하고자 하는게 다 있어~!!"
저는 유머와 위트가 있는 인물이 아닌데 그날 숙소 분위기는 제가 이끌었습니다..
며칠 후 헝글에 보니 '스크래치'님께서 누구나 칼럼에 제프의 말을 빌어
"비기너턴안에 모든게 다 있어"라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그 글을 읽는 순간 내가 혹시 고수가 된 느낌이랄까요...
'보신(보디의 신이죠..ㅋ)'인 제프와 같은 수준의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전 보딩에 있어서는 허접이지만 생각이 제프에 견줄 수 있다니.. 영광 영광~!!!
제프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한마디도 못 나눴습니다... 제가 영어를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죠... -_-;;
06/07 시즌 숙소에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스키 강습 동영상을 보는데..
'제자리에서 스키 잡아당기기(?)'를 하더군요..
스키위에서 항상 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전,중,후', '탑,센터,테일'에
체중이 항상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겁니다...
순간.. '잉... 보드도..??'
그런 후 숙소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죠.. 전중후, 전중후, 전중후~~
근데 말이죠.. 보드를 신으면 아무것도 안되더군요.. ㅠ.ㅜ
그리고 지난 시즌 어느 사이트에선가 동영상을 봤는데
좌 토우, 우 토우, 좌 힐, 우 힐, 좌 토우, 우 토우, 좌 힐, 우 힐 하면서
토션을 이용한 점프턴 연습이 있더군요...
이미지를 지금도 그리고 있는데.. 역시나 제 능력엔 한계가 있더군요... 안습 ㅠ.ㅜ
요약하겠습니다...
스키어들과 함께하다보니 얼추 스키어가 되어가네요..
스키어처럼 생각해보니..
1.보더 여러분들이여! 강습할 땐 초보자를 위해 1줄 강습이 어떨까요..?
또, 떼보딩중 슬롶에서 쉴 때는 리더의 지휘아래 1줄로 쉬는 것은 어떨까요..??
2.멋진 턴을 하고 싶으십니까..?? 틈틈히 비기너턴 연습을 부단히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3.중경자세.. 좋은 자세죠.. 허나 상황에 따라 다이나믹한 체중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전 9시즌을 보딩과 함께 했지만 200일 안팍의 어설픈 보더입니다..
그 중 대략 180일 이상은 강습에 매달렸죠...
한 500일정도는 타야 보딩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히 한 말씀 한다면 저의 지론은
"보딩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 일단 즐겨라! 그리고 생각하자! 내일도 모레도 즐거운 보딩을 위해"
보더 여러분 행복한 시즌 보내세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arding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