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를 타면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 개인적으로 몇개 있었습니다. 혹 라이딩시 도움이 될까 하고 편하게 적어봅니다. 편하게 적다보니 말이 짧군요. 너그럽게 이해 하실꺼라 생각하고 시작하겠습니다.
1. 보드는 바닥에 반원을 그리는 운동이다.
호는 폴라인과 수직이기 보다 약간 사활강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커브가 그려진 이후 다시 사활강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토와 힐턴에 똑같은 프레스와 피보팅과 스티어링이 주어졌더라도 바인딩의 세팅각 때문에 토턴이 힐턴보다 길게 나오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호를 일정하게 그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들어가는 각과 나가는 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둘 중 하나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음 턴에 지장을 준다. 바닥에 반원 그리기가 쉬워 보이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2. 프레스를 단순하게 업과 다운의 개념으로 잡지 않았으면 한다.
노즈와 테일 프레스(좌우), 토에지와 힐에지 프레스(전후), 업과 다운 프레스(상하) 우리 신체면에서 플렉션과 익스텐션이 일어날수 있다면 모두 프레스가 될 수 있다. 라이딩을 잘하려면 트릭도 잘해야 한다. 결국 스노보드는 보드를 잘 가지고 노는 사람이 잘 탄다. 여기에 토션까지 라이딩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3. 수직프레스와 수평프레스를 잘 조합해야 부드럽고 강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이때 프레스의 강약이 매우 중요하다. 프레스는 무식하게 강하게 주면 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항상 무엇인가를 다룰 때는 부드럽게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집중해서 다루어줘야 한다. 보드도 예외일 수는 없다. 턴을 시작과 끝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프레스는 힘의 분산을 막으며 자신의 맥시멈 프레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부드러우면서 파워풀한 라이딩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제 알았으니 내일부터 연습 또 연습이다.
4. 라이딩시 자신의 토쪽과 힐쪽 인크리네이션과 앵귤레이션이 비슷한가 곰곰히 생각해 보자.
혹 양쪽 인크리네이션과 앵귤레이션이 비슷하지 않은 것 같다면 바로 교정에 들어가도록 하자! 왜냐하면 아무리 무릎과 발목의 테크닉이 뛰어나도 양쪽의 밸런스가 틀리다면 그 비대칭되는 부분이 대칭이 되도록 다른 신체부위 어딘가가 잘못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앵귤레이션은 인크리네이션보다 더 복잡하다. 왜냐하면 프론트 사이드에서는 골반이 축이 되고 무릎이 보조를 해주지만, 백사이드의 경우에는골반 혼자서 그 역할을 대신하지 않을까? 그리고 대충 생각해도 이 둘의 중심고는 틀리지 않는가!
5. 첫턴부터 조급하게 들어가지 말자.
자동차 타이어도 예열이 필요하듯이 테크도 자연스럽게 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 데크가 휜다는 것은 중력가속도, 체중, 플렉션과 익스텐션, 마찰력등의 요소가 작용하는데, 처음 토크가 발생해서 턴이 시작되고 완성될 때까지 이 모든 요소들의 타이밍과 코디네이션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보드의 사이드컷 라디우스와 자신에 체중, 속도에 맞는 반지름 궤적을 느낌으로 찾아보자. 그래서 나는 항상 말하곤 한다 "첫 한두턴은 날려먹어" 라고
6. 보드에 가장 빠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신체부위는 발이다.
보드와 가깝게 있는 신체 부위일수록 보드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CASI에서 생각하는 효과적인 라이딩은 적은 힘으로 강한 퍼포먼스를 내는데 있다. 결국 경제성의 원리인데 나는 그 키가 발과 무릎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발목이 포인트 중에 포인트다. 물론 상체로테이션도 중요하지만, CASI 최근 교본부터 비기너턴에 트위스트 더 디스크를 적용하는 것을 보면 그 증거가 충분히 된다.
7. 골반 프레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자.
턴을 할 때 골반을 단순히 넘기는데 국한되서는 안된다. 지금 CASI 어드밴스 슬라이딩을 자세히 살펴보자. 골반이 떨어지는 순간 보드가 몸 밖으로 나가는 것은 골반이 넘어가서 일수도 있지만, 골반 프레셔도 한 몫 단단히 한다.
8. 보드도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
기분을 업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내도록 하자! 보딩시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야 하는데 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설명하기 그렇지만 스노보드도 분명히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나의 경우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나의 퍼포먼스가 맥시멈이 된다.
뽐낼 수 있을 때 마음껏 뽐내자! 우리는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 시간이 얼마 없다.
9. 마치며
00-01년 캐나다에 길이 2m의 노멀스키를 가지고 "스키자격증을 못 따면 한국에 오지 않겠노라"라는 다짐을 하고 정말 아무 준비없이 무식하게 비행기를 탔습니다. 얼마후 라이딩에 한계를 느끼고, 위슬러에서 강사로 일하는 친구이자 동생녀석을 데리고 카빙스키를 사러 갔다가(당시 강사는 장비 구매시 할인을 받았습니다) 스노보드를 처음 보았고, 그날 제 침대 옆에는 버튼 발란스, 미션바인딩, 룰러 부츠가 있었습니다. 그날 데려간 녀석이 스노보드 강사인 탓도 있겠지만, 정말 운명처럼 스노보드를 사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스노보드를 타면서 CASI 레벨 1, KSA 레벨 1, 2, 3, 2009년 기술선수권 3위라는 나름 좋은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제게 라이딩은 항상 재미있고 또 어렵습니다.
제가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지금 스노보드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되어, 저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헝글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견이 너무 길었네요. 저도 이제 삼십대 중반입니다. 뽐낼 수 있는 시간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스노보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