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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들어 실눈을 찌뿌리며 떠보니
오른팔 손등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팔에는 링거주사가 꽂혀있고
두어개의 수액이 대롱대롱 메달려 방울로 변해 떨어지고 있었다.
아,,,
맞다, 나 새벽에 응급실 실려왔었지...
몸이야 어찌됐든,
오랜만에 단잠을 잔 거같다.
요즘들어 이상하게 예민해져 밤에 잠을 통 못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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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수록 회사일은 점점 더 많아진다.
그와 동시에 두통도 조금씩 진해져온 느낌이다.
몸이 조금씩 이상해 진다고 느낀건...
정확히 말하면 이전처럼 쉬어도 피로 회복이 잘 안된다고 느낀건,
술과 유독 가까이 했던 작년 한해의 말... 그 즘 이었던거 같다
병원침대에 멍 - 하게 누워있으니
오랜만에,
별에 별, 달의 달 생각이 다 들었다.
역시 아플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것은 가족이다.
소크라테스가 삶의 행복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했다면,
나에겐,
그 행복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게 해주는것이 바로 가족이다.
그런데 요즘 일에 치여서, 혹은 귀찮아서...
다 핑계겠지만 주말만 되면 잠만 자기 바쁜 나는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했음이 불현듯 떠올랐다.
친구넘들도 하나둘씩 연락이 자연스레 뜨문뜨문 해졌다.
분명 사이가 멀어진건 아닌데,
함께한 시간이 멀어지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달까...
이제 경조사가 아니면 모두 모이는 자리가 힘들만큼,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어깨위에 책임을 하나둘씩 짊어지고 살고 있는듯 하다.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생각났고,
예전처럼 아무날 적당한 어디즘에서 만나
웃으며 소박하게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어졌다.
그리고 12월이라 그런가...
코끝으로 요즘 찡하고 느껴지는 겨울향기때문에 그런가...
잠시 잊고 있었던 보드가 타고 싶어졌다.
단순히 취미가 맞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드를 타며 뭉쳐진 그리운 인연들도 다시 만나고 싶고,
창고에서 잠자고 있을 아마 날이 녹슨 내 데크도 다시 꺼내고 싶어졌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위를 너무 돌아보지 못했구나...
난 소중한 것을 지키고,
또 앞으로 더 소중하게 살기 위해
바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멈춰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잃어가는 것들이 많은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병원에 누운김에.
좀 더 푹 쉬고.
일단 집에가서 이제 맞을지도 모르는 보드복도 챙겨보고.
가족들하고 스키장 여행계획도 세워봐야겠다.
망년회는 늦었으니 친구넘들한테 신년회라도 안하냐고 떼도 써보고,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냥 그렇게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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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랜만에... 누웠으니.
좀 더 자야겠다.
그나저나 과로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