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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 다 초보일때 (4년 전)
서로 생존하기 바빠서 누가 누굴 챙기는건 생각조차 못하던 때라 그냥 따로 탔습니다.
그야말로 전투보딩하던 시절..
제가 마누라보다 좀 더 낫다고 해도 낙엽속도가 좀 더 빠르다 수준의 나음이었기 때문에.. 힘든 시절이었죠.
마누라도 자기 페이스대로 타는데 내가 방해가 된다고 그냥 따로 타자고 했었고요.
집에 갈 시간만 정해놓고 따로 타다가 만나서 집에 갔죠... 스키장에서 서로 얼굴을 보는건 주차장에서만 가능했던 시절..
2. 초보는 벗어난 시절(작년부터)
같이 타도 서로 기다려 주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절이 왔습니다.
서로 영상도 찍어주고 리프트도 같이 타고.. 리프트에 우리만 타면 서로 어깨에 머리를 기대기도 하고.. 셀카도 찍고
보통 커플같은 시절이었죠.
이 시절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습니다.
3. 이번 시즌
그렇게 커플같은 시간을 보내다가 이번 시즌이 왔습니다.
어느 날 마누라가 시즌권을 차에 두고 와서, 저 먼저 한번 탔어요.
그리고 밸리 베이스에서 30분 기다렸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요.
어쩔 수 없지 하고
빅토리아 가서 뺑뻉이를 돌았습니다.. 평소에 같이 탈 때는 허벅지 게이지가 많이 남아서 불만족스러웠는데, 미친듯이 뺑뺑 도니 허벅지도 후들거리고 땀도 나고 숨도 차고 아주 좋습니다.
밸리 허브에서 캬라멜 빨고 있자니
멀리서 마누라가 옵니다. 자기는 시즌권 챙기자마자 나 같은건 찾지도 않고 바로 리프트 탔답니다.
아폴로6도 타고 헤라도 타고 빅토리아도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야.. 날씨가 정말 좋구나. 상쾌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는 저랑 같이 타게 되면 옆에서 제가 떠드는 소리 때문에 날씨가 어떤지, 공기가 어떤지, 풍경이 어떤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탔다는걸 그때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다시 따로 타게 됐습니다...
따로 타다가 밸리허브에서 만나서 몇 번 같이 타고 귀가하는 식으로...
우리 부부는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ps. 다른건 다 좋은데 리프트에서 심심하다는 마누라를 위해.. 골전도 헤드셋을 샀습니다.
둘다 프로시군요 ~~!!
저는 와이프 항상 기다리고 리프트 타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