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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이 드디어 200만을 돌파했습니다.

애니메이션 팬들에겐 이미 명감독으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신카이마코토가 

드디어 그 이름만으로도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되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초속5cm 언어의 정원등 그의 작품목록은 여전히 명작들로 차있고, 

"너의이름은."이라는 작품이 과연 그의 최고의 작품인가? 에 대해서느 이견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흥행에서만큼은 그의최고의 커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우선은 너의이름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최고 거장이라고 할만한 사람 두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입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의 브랜드이며,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입니다.

그는 고전문학, 판타지, SF 등 장르를 가리지않고 명작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팬들과 안티팬들 모두에게 욕을 들어먹으면서도

작품이 나오기만 하면 안보고는 못배기는 소위 마약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안노히데아키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창조했다면 

안노 히데아키는 적극적으로 그 클리셰들을 깨부수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희망과 미래를 노래했다면,

안노히데아키는 투쟁과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이 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내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의이름은."에서 신카이 마코토는 아예 이러한 이분법에서 거의 벗어나 는 듯 합니다.

작품은 수많은 클리셰들로 점칠되어있지만,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않는 눈치입니다.

이 작품을 보다보면 클리셰를 때려부수기 위해 수많은 클리셰를 차용한 안노히데아키 감독의 편집증적인 집착이 안쓰러워 보이기 까지 합니다.

이 작품은 또 미야자키 하야오의 판타지와도 다릅니다.

주인공들의 감정표현부터 소품의 배치까지 그의 미장센과 연출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은 느낌이 영화 전반적으로 나타나지만, 

그의 표현방식은 일상을 세련되게 표현하는데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몸이 뒤바뀌는 남여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학원물로서의 이야기는 최소화 되어 있고, 

정형화된 플롯을 따라가는 대신 실제 사건의 다음날 이야기를 보여주어,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실제 사건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중요한 복선들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출은 감독이 의도한 중요한 스토리가 진행될때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극대화 시킵니다.

남여의 몸이 뒤바뀌거나, 타임슬립이 일어나거나 하는 소재는 그렇게 접하기 어려운 소재는아니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뒤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적인 스토리나 반전대신 

오롯이 관객이 작품안의 캐릭터에게 이입하게 만드는데 자신의 재능을 올인합니다.



그는 표현의 거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그의 이름값에 큰 기대를 하고 갔던 사람들은 중간중간에 튀어나오는 쓸데없는 서비스신이나 학원물 클리셰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모든 클리셰들과 이미 많이 시도된 스토리와 반전을 버무려 극도로 세련된 표현방식을 보여줍니다.

너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수있다면 뭐라도 쓰겠다는 연출이라고 할까요?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지도 않고,

안노 히데아키처럼 클리셰들을 모두 깨부수면서 충격적인 스토리를 선사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표현력은 세련됨의 정점에 이르러 있고,

이러한 연출력은 현재 일본의 어떤 애니메이션 감독도 쉽게 도달하지 못할만큼 예리합니다.




"너의이름은."은 겨울왕국과 같은 초대박 흥행을 하진 못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이정도의 폭팔력을 지닌 애니메이션은 처음입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필모그래피를 라이브로 지켜보는 우리는 어쩌면 꽤 행복한 순간을 살고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족 :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이 영화는 재난으로인한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고,

한국에서 세월호사건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격은 우리들에게도 위로가 되어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내용과 세월호사건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사건이겠지만, 

실제로 마을 방송을 듣고 아이들이 집에서 "가만히 있으라는데?"라고 할땐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정말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는 꼭 우리만이 아니라, 큰 재난으로 상처를 받았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분일터이고,

이러한 부분을 잘 녹여낸 감독의 표현력이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해줄 원동력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사족2 : 

여러분 이 영화 앞자리에서 보세요 화면 꽉차게 보세요.

오프닝에서 밤하늘의 혜성 바라보는 장면이 심장 철렁할 정도로 정말 예술입니다. 

그 장면 하나때문에 아이맥스로 봐도 될정도예요.


엮인글 :

향긋한정수리

2017.01.16 15:06:25
*.104.88.34

품번 좀 알려주세요, 일본이 제 취향 입니다.

SOD 인가여? 화면 꽉차게 보신다니.......매니아 이시네영


키미노 나마에와?

excho

2017.01.16 15:20:59
*.128.28.138

키미노 나와 더라구요 일본어 제목이 저도 당연히 키미노 나마에와? 일줄 알았는데


한자로 하면 名前は라서 나마에와가 아니고 나와 더라구요

졍나니

2017.01.16 15:18:31
*.53.49.115

일본 만화 특유의 오글거림은 있었지만ㅋㅋㅋ 그래도 재밋게 잘봤어요

ckk

2017.01.16 15:28:45
*.10.157.253

보고싶네요.

회사애들 하는 얘기가 남남 커플들도 많이 보러왔다더라능...

(오덕 그룹인듯 합니다만..)ㅋ

버섯너구리

2017.01.16 15:30:24
*.182.235.250

언어의 정원을 워낙 재미있게 봤던지라, 큰 기대감 갖고 봤는데 역시나 재미있더라고요.(따봉) 영상미도 영상미지만 연출력이 전작보다 많이 좋아진 듯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데?"라는 부분에서는 저도 순간 흠칫했어요. 

Kylian

2017.01.16 15:39:50
*.195.3.188

흠...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과 다른 방향성을 가진 거장이 될 것 같습니다.

전 매번 나오는 작품의 작화에 감탄하면서 보고 있습니다.ㅎ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매번 언급되기도 하구요.

P.S 지금 확인해보니 200만명을 갓 넘은 수준이 아니라 중반을 넘어 300만을 노려보고 있는 수준이네요 ㅎㄷ

      최종적으로는 300만 후반의 누적 관객수를 체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300만명 넘으면 한국에 한번 더 온다고 했는데 그때 한번 볼 수 있으려나요 ㅋ

올시즌카빙정벅

2017.01.16 15:56:48
*.49.102.147

이게 왜 장기상영을 하는지

전 개인적으로 애니에 관심이 없어서요


근데 소리조각님 리뷰 읽어보고 보고싶어지네요

OTOHA

2017.01.16 16:48:29
*.7.54.205

오시이마모루를 빼면 섭섭합니다. ㅎㅎ

새벼기

2017.01.16 17:13:18
*.126.244.153

개인적으로 '너의 이름은'을 보면서 또다른 일본 애니계의 차세대 기수인 호소다 마모루가 많이 생각나더군요.

(사실 호소다는 이제 차세대라기보다는 '괴물아이'때 이미 대관식을 했다고 봐야겠지만요)



신카이 마코토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상 감각에 비해서 그 영상을 극대화하는 이야기 구성 능력의 부족은 늘 비판과 직면하는 부분이었는데,  이번 '너의 이름은' 에서 처음으로 장편의 호흡을 풀어나갈 역량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물론 이전 작품들에서도 그 특유의 감각은 살아있었지만 대중을 만족시키며 풀어가는 문법은 아니었죠.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되 이제는 명백히 수천개의 극장에 걸리는 상업작품을 만들고 있는 입장, 거기다가 이제는 온연히 구성된 풀 스탭진과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전 자신의 단편들과 같은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작품들은 아마 본인 스스로에게도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을 거라 봅니다.


이런 치열한 고민 끝에 찾은 것이 호소다 마모루가 보여주던 갈등의 전개법인데,  제 생각에는 영화 절정 부분의 혜성파편 대피 부분을 진짜 수백번도 고쳐썼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이 뒤바뀐다해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마지막 순간에  관계성에 대해 묻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데, 이 정도의  장편에서 그 질문이 그럴듯하게 나오려면 그 앞에 그만한 사건과 드라마가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져야하거든요.   그런데 그 버라이어티가 너무 재미있고 완벽해서 그 자체로 끝이다라는 느낌이면, 이건 더이상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 아니고 그저 호소다 마모루 따라하기 식이 또 되어버리죠. 


아마 그런 고민되는 줄다리기 끝에 신카이 마코토는 결단을 내린 것 같아요.


과감하게 으례  제기될  몇몇 개연성의 해결을 생략하고,  버라이어티는 최소화로, 그리고 마지막의 10분에 돌아와서는 신카이 마코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영상연출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던지며 마무리.


이 결단이 결국 '너의 이름은' 이 작품을 신카이 마코토의 과거 작품과는 느낌이 다르지만 ,가장 완벽한 장편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몇몇 개연성이 생략된 부분이 영화설정에서 중요한 부분들이라 어떻게든 보여줬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그 정도의 구성까지 시간 안에 담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차기작에서는 좀더 치밀해질 것이라 생각되네요)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영화를 볼 때 어느 부분을 중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갈릴 수도 있겠다 생각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해야만 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울트라슈퍼최

2017.01.16 17:27:02
*.122.242.65

처음엔 뻔한 러스스토리인가 하고 봤다가

상상도 못한 내용으로 전개됨에 감탄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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