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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라이벌전인 ‘2017 정기 연고전 행사’가 끝난 뒤 서울 신촌 명물거리는 쓰레기로 뒤덮였다. 지난 24일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연고전이 끝나고. 신촌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세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페이스북 캡처사진 속 신촌 명물거리는 차도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쓰레기가 흩뿌려져 있다. 포스터, 팸플릿, 과자봉지, 음료수 통, 술병 등이 중구난방으로 늘어져있다.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지에 가득 채워서 버린 쓰레기 더미도 포착됐다.
버스 정류장 인근에 일반 쓰레기통과 재활용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으나 행사가 끝난 뒤 쓰레기통 주변과 대로변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신촌역 입구과 연결된 ‘연세로 차 없는 거리’는 평일에는 버스가 지나다니고 주말에는 버스 운행을 중단해 시민들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전날 밤 연세로에 모여 뛰어 놀고 있는 학생들의 영상도 게시됐다.
페이스북 캡처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그렇다고 연고대가 협력하여 감히 서울대에 반기를 드느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경성제국대학에서부터 발원하여 미군정을 거쳐 확고하게 자리잡은 그 구조를 혁명이 아니고서야 어찌 바꿀 수 있겟는가. 그렇다고 역사적 정통성에 있어서도 연고대가 서울대보다 낫다고 할 것도 없다. 우리 사회의 어느 분야 못지않게 대학도 친일의 무거운 굴레를 지고 있기 대문이다. 고려대 총장을 역임하고 '고려대의 아버지라'불리는 유진오는 조선문인보국회의 간부를 지내면서 학병지원을 권유했고, 일본의 침략전쟁을 영미귀축(英美鬼畜)과의 성전(聖戰)이라고 부르짖엇다. 이러한 반민족 행위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뉘우침도 없이 대한민국 헌법기초위원 등을 역임하고 한일회담 수석대표를 맡는 등 반역의 역사에 앞장선 인물이다.연세대학교 초대총장이엇던 백낙준도 친미에서 친일.반미로,또다시 반미주의자에서 숭미주의자로 변신하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엿다. 자신의 친일을 독립운동으로 둔갑시키고 독립유공자 심사위원까지 되어 친일분자를 애국자로 평하는 등 역사왜곡을 서슴지 않은 인물이다.
연고대로서는 그래도 거대한 피라미드 구조속에서 제일 뾰족한 꼭대기 바로 밑의 자리라는 데서 위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실 연고대의 신분만 가지고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 간혹 서울대 아니면 인정 못한다는 수모를 당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한계만을 수용한다면 신분 내의 단결력에서는 서울대 신분보다 앞서기 때문에 당당하게 살아갈 기반이 된다.그래서인지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연대와 고대, 안암골 호랑이와 신촌 독수리는 매년 연고전이라는 큰 잔치판을 벌이고 같이 어깨동무도 하고 막럴리도 먹고 우리는 영원한 맞수라고 하면서 서로의 동일신분을 재확인 한다.그리고 위로는 서울대 신분을 공부는 조금 잘하는지 모르지만 이기적인 것들이라고 욕해가며 대항 의식을 새기고, 아래로는 기타의 대학들의 감히 연고대의 반열에 들어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전의를 불태운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같은 신분의식을 느끼기도 하지만 도 매사에 서로 경쟁적인데 대개는 그러한 경쟁이 서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기보다는 서로의 배타적 폐쇄성을 키우는 면이 더 크다. 한예로 연대에서 고대출신의 교수를 채용하는 일이나 그 반대의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연고대에서는 서로가 차라리 서울대 출신의 교수를 채용할지언정 자신들보다 낫지도 않은 상대 대학 출신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들은 이처럼 묘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