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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떄 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같은 형인데 알고 지낸지 20년이 넘네유
이 형이 10년전에 암수술도 하고 만나는 여자하고도 몇 번 깨지더니 정신이 이상헤졌더군요
엉뚱한 짓하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행패부리고(문제는 만만해 보이는 사람한테만 한다는거-주차창 알바생 같은) 그럽니다
주위 사람들 힘들게 하고
약먹을땐 괜찮은데 가끔 약을 안먹나 봅니다. 그럼 이상해 지겠죠
여자만나는 재주는 좋아서 오랜 기간 동안 만나더니 (이 형은 여자생기면 저한테 연락 안합니다) 최근에 또 헤어졌나봅니다.
집에서도 가족들이 포기한 상태고 제가 알기로는 동성 친구도 저밖에 없는거 같더군요
직업도 없는데 살기가 힘들어지니 올해초부터 종종 연락해서 도움 요청(신용불량자라 핸드폰 명의좀 빌려달라같은 말도 안되는 부탁)하고 무슨 사사건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믈론 들어준 적이 없습니다. 어느날 또 전화가 와서 짜증내고 담부터는 연락하지 말라고 끊어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연락없이 조용히 지내는데 며칠전 전화가 왔더군요 오늘도 오고...받기 싫어서 안받았습니다.
그냥 연락하기 싫고 보기 싫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제가 잘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현직 정신과 전문의 입니다...
1. 정신 질환의 특성상, 친구나 친척은 고사하고 같이 사는 가족들도 심정적으로는 이미 포기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만큼 주변을 힘들게 하죠....
2. 이미 관심과 애정의 문제를 넘어서... 병으로 까지 된 상태인지라... 주변인의 입장에서(특히 가족도 아닌 친구입장에서) 도와 줄수도 없고... 큰 도움이 되긴 어렵습니다...
3. 만약 진정 도와 주고 싶다면, 자신의 인생을 상당히 희생하고 도와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같이 살면서 투약 거부하는거, 짜증내는 것, 행패 부리는 것 꼬박꼬박 받아주던지, 싸우던지 하면서 약 챙겨주고... 병원 데려다 주고... 금전 문제 있으면 해결해주고... 경찰서 같이 가주고....) 가끔 가족도 아닌데... 정말 이런 분들이 있긴 합니다... 정말 감동적입니다만, 안쓰럽기도 합니다.
4. 문제는... 친구로써의 죄책감인데(즉, 잘 챙겨주지 못했다는... 또는 자기 안위 때문에... 우정을 져버렸다는 등...)....
5. 예상되는 진단은 있습니다만... 진단과 상관없이 예후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병식이 없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서 그렇지... 자살 혹은 사고사로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6. 애초에 정신 질환은 가족이나 주변인의 관심과 애정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공적 자원으로 해결해야죠...
답은 이미 나와있지만... 말하긴 어렵네요...
자책하지 마세요.
님도 정신병 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