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생애 두번째 하이원 보딩. 그것도 막보딩의 설레임을 가득 안고 여행친구 백팩(부츠와 헬멧 등을 테트리스로 구겨 넣은)을 으샤 메고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신고한행 버스를 탑니다.
평일이라 운전석 바로 뒷자리 1번에 앉은 나와 같은 라인 뒷편의 남자 두명.
딸랑 4명이서 고한.사북공용버스터미널을 향해 갑니다.
2시간 정도 졸며, 음악 들으며,
아침대용 고구마를 먹는 사이 뻐스는 씬나게 고고~쓍
담배를 입에 문 기사아저씨 잠시 쉬었다 갑니다, 라며
씬났던 버스는 제천휴게소로 들어섭니다.
승객남자 한분 내리시고 장실이네 간다며 나도 내립니다.
5분 후즘, 휴게소 건물 계단을 내려가며
버스 있던 쪽을 쳐다봅;;;
슬금슬금 움직인다! 그 씬났던 뻐스!
읭?! 왜 움직이지?
슬금슬금 출구방향으로 간당;;
아~ 저쪽에서 대기하겠지?! 라며
불안감과 자기위안을 동시에 느끼며 잰걸음으로 뛰어갑니다. 안되겠네요.100M 체력장 하듯 열심열심 냅다달려봅; ㅠㅠ
어랏! 도로로 들어서며 씬나게 날 버리고 멀리 가버립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여긴 어디 난 누구?!
순간 멘붕이 와서 뻐스 뒤꽁무니만 멍하니 쳐다보다 휴게소 주변을 둘러봅니다. 택시가 있을 턱이 없죠. 으앙~
마침 오래된 작은차 마티즈?!가 옆에 보이길레
'' 화장실 간 사이 뻐스가 절 버리고 갔어요! '' 라며
외쳐버리고 이 때부터 맘씨 좋은 마티즈 아저씨의 버스 추격전 시작.
영암버스 쫓아 열라 밟아봅니다. 바로 앞의 이 버스는 아닌듯 하여 추월하니 두대나 더 보입니다. 안되겠네요.
고속으로 밟는 마티즈는 코너링에서 휘청휘청~스릴감을 주며 열심 추격하며 깜빡이를 마구마구 쏘아대봅니다. 그저 앞만 보는 야속한 영암은 갈림길에서 놔주고 마티즈 아저씨의 행선지인 영월로 갑니다.
영월버스터미널의 영암버스 소장을 만나자며 데리고 가주시네요. 아뿔싸 점심시간이라 부재중;
추격 중 다산콜센타 통해 영암버스회사로 연락하여
기사분 연락처 물어놓으니 영월터미널 도착하여 그 기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아저씨! 저 버리고 가심 어떻해요?!''라고 하니
이 싸람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어디냐 묻는다.
영월버스터미널로 와있으니 이리로
오세요, 라고 하니 못온다고 하시며 택시로 오라한다.
마티즈 아저씨 택시 잡아주시길레 고마움에 연락처 여쭤보니 명함 건네주신다.
영월 서부시장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가게 하시는 사장님.(고마움에 이미 2박스 주문. 낼모래면 맛볼 수 있는 ㅋ)
동영월 도착하니 택시비 10800원. 뻐스기사가 내준다. 허나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안한다...
버스에 오르며 승객을 향해 죄송합니다, 라며 인사하며곧바로 운전대를 잡는다...
물으니 가방만 봤다고 하신다.(사람 아닌 가방만?!)
나간 멘탈 간신히 잡고 버스에 앉으니 긴장도 풀리고
막보할 생각에 사로잡혀 사과를 받아야겠단 생각을 까맣게 잊고있었다.
도착지 거의 다 와서
이 아저씨 혼자서 막 웃는다.
지금도 그 웃음소리가 공포영화처럼
귓가에서 멤돈다.
끝-
내용이 박진감 넘치네요. 다음편 언제 연재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