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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열기가 한창인 때라 오늘은 보드와 전혀 상관 없는 글을 한 편 끄적거려볼까 합니다.  

 


거의 매일 운전을 해서 출퇴근을 하니  도로에서 겪는 위험했던, 혹은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자꾸 생기게 마련이지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몇 개 써볼까 해요.


아마 운전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많을 터라  '그래, 나도 그런 적 있었지' 하고


같이 흥분하고 공감해주시거나,  '나같으면 좀 달리 반응했을 것 같은데?' 하고 의아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가볍게 웃고 넘겨주시기 바래요.. ^^





저는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자정무렵 퇴근을 합니다.  


그 시간에는 야간 도로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길이 막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혜화동-성신여대-하월곡IC 진입- 북부간선도로 - 망우IC 진출   이 루트로  집까지 30분 내외면  도착합니다.




며칠 전 자정 무렵,   막 하월곡IC로 올라서서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했을 때였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북부간선도로는 편도 2차로예요.  당연히 자동차 전용도로이니


1차로는 추월차로, 2차로는 주행차로지요.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해서 2차로로 조금 주행을 하면 


2킬로미터쯤 지나서  우측으로  동부간선도로로 빠지는 길이 있기 때문에


2차로는 곧 그 쪽으로 빠지는 차량들이  언제나 줄줄이  비슷한 간격을 유지하며 늘어서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동부간선도로로 빠질 차량들은 2차로로 비교적 느리게 계속 주행을 하고


북부간선도로로 계속 갈 차량들은  1차로로 빠져서  2차로의 차량들을 줄줄이 추월한 후


동부간선도로 진입로를 지나면 다시 2차로로 돌아와서 주행을 하곤 하지요.


이건  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심야나  퇴근차량들이 빽빽한 저녁시간이나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암튼 그래서 그날의 저도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조금 지나  1차로로 차로를 변경하여

2차로의 차들을 추월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2차로의 차들은  시간이 자정무렵이다보니 막힘 없이  규칙적인 대열을 유지하며  시속 60 정도로

잘 달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 차 안 룸미러에 빛이 번쩍~해서

순간 앞이 안보이지 뭡니까..


글쎄 어떤 차가 제 차 바로 뒤에 위협적으로 바짝  붙어  상향등을 올려켜고  따라오고 있는 것이었어요.


룸미러에 반사된  상향등 불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앞이 안보여서

제 앞에  안전거리를 유지한 앞 차량과의 거리를 미리 가늠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저는 아마  위험을 느껴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랬다면  뒷차는 제 차를 박았을 지도 모르고요.


아니,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그렇게 제 차 꽁무니에  바짝 붙어서 따라 오던지,

'쟨 뭐야?' 싶으면서 그 짧은 순간에 식은 땀이 다 나더라고요.


제한속도 70인  북부간선도로에서 

1차로의 저와 다른 차량들은  시속 80이 좀 안되는 속도로 2차로의 차량들을 추월하고 있었는데


제 뒤에 바짝 따라붙은 차량은 그걸론 성이 안찼는지

정말 제가 방귀를 뀌면 다 맡을 기세로 제 꽁무니에 붙어 달리고 있었어요.


조수석에 탄 딸아이가 불안했는지  저 차 왜 저러냐고 물었습니다.


"몰라~   그렇게 급했으면  어제 가지 그랬슈~~   그거지 뭐.."


저는 딸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실없는 소리를 한 마디 하고는

옆차로로 비켜줄까,  속력을 좀 더 높여줄까  잠깐 짧게 고민을 하고는,


2차로의 차량들이 막히지는 않지만

누가 끼어들만한 공간이 충분치 않은 상태로 차량들이  연이어 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지금 제 차의 속력으로 그대로 2차로로 끼어들만한 공간이 없기도 하고, 

거기서 끼어들었다간  동부간선도로로 나가는 차량들 사이에 새치기 하는 걸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생각과,


2차로로 차선변경을 하기 위해 내가 지금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 꽁무니에 바짝 붙은 미친저 차가  제 차를 박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종합하여,

그래서 차로변경은 안되겠다는

연륜이 돋보이는 훌륭한 판단을 한 후,


악셀을 밟아 속력을 높여  빨리  동부간선도로 진입로를 지난 후

2차로로 변경해서 비켜주는 게 낫겠다는

또다시 연륜이 돋보이는 빠른 결정을 한 후,


부앙~  하고 악셀을 부드럽게 밟았습니다.


시속 80,85,90, 92...  


아, 그런데 이 미친 놈이(욕해서 죄송합니다만  진짜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제한속도 70인 도로를 90이 넘게 속력을 내도

약이라도 올리듯 자기도 속력을 올려 계속 바짝  따라오는 것이었어요.  그것도 상향등을 켠 채로 말이죠.



와.. 정말....   옆에 딸아이까지 태우고 달리는 중인데 시쳇말로  열 받더군요.


아니, 2차로는 짧은 간격으로  정속주행하는 차들 때문에 차로 변경도 못하는 상황인데,

자기 때문에  제한속도 70에서 90까지 올렸으면 됐지,  100을 밟으라는 건가? 


혹시 뒷차가 저를 박기라도 할까봐 진짜 등에서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내가 저 미친 놈을 위해서 속력을 100 이상으로 내야 하나? 

이 정도면 충분히 배려해 준 거니까  그만해야  되나?


연륜이 돋보이는 판단을 다시 한 번 하려고 하는 순간,

아시다시피  그 구간이 길지 않습니다.  ^^;



고양이 엉덩이털에 잘못 붙은 똥덩이 같이 제 뒤에 붙어 달리던 그 차가

제 꽁무니에 붙은 지점으로부터 채 1킬로미터가  안지났을 무렵,


저는 곧 동부간선도로 진입로를 지나  2차로가 빈 구간을 맞이하게 되었고, 


'드럽다 드러워,  네가 안그래도 여기서 차로 변경하려고 했었다!!!'를 속으로 외치며


룸미러로 그 차를 한 번 흘겨봐 주고 차로변경을 하려고 하였는데요..



엥????


그 차가 갑자기  동부간선도로 진입로 막바지에서  2차로로 휙 끼어들어서

순식간에 저와 멀어져가 버리더라고요..



헐....  미친놈미친놈미친놈.....


와...  저도 모르게 저는 그 뒷차의 운전자 심정에 빙의되어  욕을 바가지로 했어요... 


저는 그 놈이(이제 욕이 막 나오는군요)  북부간선도로로 계속 직진하는 차량인 줄 알고

위험해도 비켜줘야 하나 속력을 더 올려야 되나  고민했던 건데...



아니,  자기만 급한가.  정히 급한 사정이 있으면 비상등을 켜던가... - -;;;


잠시 욱한 마음을 다스리고는  딸아이에게 점잖게 말해줄 수 밖에 없었지요..


"운전 저렇게 하면 절대로 안된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렇게 욕을 많이 한 건 그 때가 첨인 것 같아요..






두 번째 에피소드는  저렇게 욱할 정도의 일은 아닌데요..


제가 일하는 대학로에는 일방통행 골목들이 좀 있습니다.  

저야 몇 년째 골목골목 다니다 보니  당연히 어느 쪽으로 일방통행인지 훤하죠.


어느날 저녁,  혼잡한 퇴근시간에  양방 통행로에서 우회전을 하여  막  일방통행로로 접어들었을 때였어요.


가뜩이나 좁은 길에  한쪽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과  보행자들에 주의하며 서행해 가고 있는데

맞은 편에 일방통행로를  반대로  씩씩하게 달려오는 차량이 보였습니다.


'읭?? 저 차는 뭐지??   일방통행인 줄 모르고 들어온 차인가 본데...'


저는 우회전해서 들어온지 10m도 채 되지 않았고,  그 차는 일방통행로를 반대로 꽤 긴 거리를 달려왔기 때문에

저는  제 차를  후진해서 빼주는 게 더 낫겠다라는,

사회생활에서의 연륜과  배려가 나름 돋보이는 판단을 한 후,

제 차를 세우고는  사이드미러와  뒷창으로 후방을 잘 살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한쪽에는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보행자들이 많은 일방통행 골목이라

조심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고, 


혹시라도 제 뒤에  다른 차량이 들어서면  아무리 제가 후진해서 차를 빼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당연히 제가 막 우회전 했던 코너로 다른 차가 들어오지는 않는지

후방을 잘 살필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씩씩하게 달려와  제 코 앞에  차를 멈춰 선  상대방 차가 

갑자기 번쩍~!  하며  저에게 경광등을 쏘는 겁니다. 


읭??  뭐지???  


저는  첨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수 십 미터  사람들 복작거리는 길을 후진해야 하는 그 차 대신,

제가 아무 소리 않고  양보해서  일방통행로를 후진해서 빼주려고 하고 있는데

나한테 경광등을 쏠 리가....    하는 순간, 


그 차가  다시 한 번 저에게 경광등을 번쩍번쩍 하는 겁니다.


아니,  이건 뭐지??   제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요. 


후진하는 저에게 빨리빨리 빼라는 뜻인가 봅니다.




'호이'(호의)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안다더니...


내 비록 팔다리가 짧아서  몸매가 둘리같긴 하지만,  


나의 호의와 배려에 경광등으로 대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해줄 필요는 없겠다는


또 연륜이 돋보이는 단호한 판단 아래 


저는  차를 세우고,  달칵~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상대방 차의 운전석 쪽으로 걸어갔죠. 



제가 차를 세우고 자기 차 쪽으로 걸어가니  상대방이 운전석 창문을 스르르 내리더라고요.


나  :  "저기요,  여기 일방통행인데요.." 


상대방 :  "일방통행인데 이쪽으로 들어오시면 어떡해요? 빨리 빼주세요!"


나 : "아니,  이쪽으로 일방통행이라고요... "


상대방 :  ................. 


저는 제 차 밑에  깔려 있는 일방통행 화살표를 손으로 가리켰고,

상대방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차에서 내려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더니

그제서야 자기가 잘못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는

자기차가 골목 거의 끝까지 왔으니  차를 조금만 빼주면 안되겠냐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저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제 차로 도로 올라탔습니다.


'안그래도  빼주려고 하던 참이었는데요...  번쩍번쩍 하시니까  내린거죠...'


그래도 다행인 게,  저는 그 사람이 적반하장격으로  큰소리라도 치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사과를 하고  부탁을 하니까  서로 맘 상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쓰고 보니 별 얘긴 아니었네요.. 긁적..  클라이맥스가 없어서..



음... 마지막 세번째 이야기는 

제가 경광등 번쩍번쩍,  클락슨  빵빵~빵 빵빵 (대~한민국 리듬으로)  하며 쫓아간 얘기인데...


이건 재미도 없고  너무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다음에 이어쓰는 게 낫겠다는 연륜이 돋보이는 판단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여름이라 글도 저도 늘어지는군요.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세요~   .














엮인글 :

종이컵에똥너

2019.07.13 22:21:41
*.172.166.34

시즌까지 건강하세요!
속독의 달인입니다.
1초만에 읽었어요

clous

2019.07.13 22:31:37
*.228.186.202

1번같은 미친것들이 도로에 널려있는걸요 뭐.
2번 운전자는 그나마 빨리 상황을 파악해서 다행이네요. ㅎㅎㅎ

스키와보드사이

2019.07.13 23:09:03
*.111.233.170

음.. 1번같은 사람들은 평소 일상생활에선 어떤지 진심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꼬리잡기만 하고 놀았나....

낙엽러

2019.07.13 22:37:35
*.216.240.146

저 1번 비슷한 경우 있었어요
언제한번 1차로로 터널 진입해서 한 120쯤 밟고있었는데
흰색 차 한대가 똥꼬에 붙어서 하이빔을 쏘더라는...
비켜주고 싶어도 터널안에서는 차선변경이 안되니까 그냥 계속 120밟고 갔죠
근데 바짝 붙어서 계속 하이빔 쏘길래 걍 브레이크잡고 터널 끝날때까지 80밟고 나왔어요

스키와보드사이

2019.07.13 23:11:30
*.111.233.170

하이빔 땜에  앞도 잘 안보이고  저는 엄청 불안해지더라고요.. - -;;;


뒷차가 박을까봐  브레이크는 못밟겠어요.  


대체 왜 저러는 걸까요?   막 새로 배운 칼치기가 하고 싶었나...  칼치기 할 실력은 안돼서 저러는 건지..

낙엽러

2019.07.14 00:30:22
*.216.240.146

속도 천천히 줄였죠ㅋㅋ 박아봤자 뒷차 지손해인데 브레이크등 들어오는거 보고 열이나 받으라고ㅋㅋㅋㅋㅋ
옆차선 텅텅 비었는데 급하면 지가 차선변경 하면 될걸 딴에 실선이라고 차선변경은 안하고 터널 끝까지 바짝 따라오대요
글고 하이빔은 그냥 룸미러로 뭐가 번쩍거리긴 하던데 갑자기 안보일 정도는 아니엇어요 터널이라 빛이 좀 있어서 그랬는지도요..;;;

마이

2019.07.14 10:12:43
*.223.22.66

뒤에서 하이빔 들어오면 저도 뒤로 하이빔 쏠수 있는 등 같은거 달았으면 좋겠어요.

덜 잊혀진

2019.07.14 13:59:47
*.98.42.194

글 재밌어요. ^^

변종

2019.07.14 18:47:16
*.62.179.253

저는 직진 달릴때  활가아아앙!! 은 위험해요오오옷 !!!  외치고

왼쪽으로 굽은도로 달릴땐 힐터어어언 !!! 외치고

오른쪽은 토터어어어언 !!!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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