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견례 자리였습니다.
예약한 곳이 여친 어머님의 마음에 안드셨던 모양이었는지
약 두 시간의 상견례 동안 처음 한 시간 정도를 말도 없이 음식도 깨작깨작 드시고 계시다가
이후 풀리셔서 30분~1시간 정도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분위기 좋게 헤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저의 어머님께서 여친 어머님에 대해 이야길 하셨습니다.
'조용히 말없이 앉아 있길래 새침떼기 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얘기 좀 해보니 참 좋은 분들이시더라'
라고 말이죠..
저는 여친 어머님을 자주 뵈었고
또 첫인상이 무서우셨던 것에 반해
현명하시고 인자하셔서 집에 놀러갈 때 마다 매우 잘해주시기도 해서
어머님을 존경하고 있고
저의 어머님도 어머님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셨습니다.
여기까지 보셨을때 어떠한 생각이 드시나요??
잠시 쉬면서 생각 좀 해보셨으면 해서 ^^;
이후 자기 전에 여친과 통화 중에 어머님이 암말 없이 앉아 계신다는 표현을
"어머님이 멍하고 있으시길래 맹한 사람인줄 아셨다더라. 근데 알고보니 참 좋으신 분들이신것 같다고 생각하시더라"
라고 했습니다.
어린 사람들부터 2~30대 사람들이 보통 "멍잡고 있다. 맹하게 있다"라고 표현을 하기에
저도 여자친구와 편하게 통화하는 자리라 저렇게 이야기 했더니 어머님에 대해 "맹한 사람이다"라고 했다고 화가 났더군요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화가 났습니다.
물론 누구나 자기 부모님에 대해 욕이나 안좋은 소리를 듣게 되면 화가 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친에게 찬찬히 이야길 다시 했죠...
"어머님 말씀은 '처음엔 그래 보였지만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하셨고,
내가 전달하는 과정에서 너랑 통화하는 과정에서 편하게 이야기 한다는게 '맹한사람'이란 표현을 썻다
기분 나쁜 표현이었다면 미안하다"
라고 사과를 했습니다. 물론 여자가 화나면 사과 한마디론 끝나진 않지요 -_-;
헌데 저에게 필요없는 말까지 전달한다며 자긴 건방진 사람은 용서가 안된다더군요(제가 연상입니다)
참고참고 있다가 결국 이쯤에서 저도 터졌습니다.
조용히
"그래 알았다 내가 말실수 해서 미안하다. 헌데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너에게
건방지다라는 말을 들으니 내가 예절도 모르는 파렴치한이 된 기분이다.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 얘기하자"
라고 말하고 잘자라는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얘기가 길었죠 ^^;?
제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 되긴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건 하소연입니다 -_-;
과연 제가 나이어린 친구에게 "건방지다"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잘못한 걸까요 -_-?
여친이 "그럼 오빠가 한 말 엄마한테 그대로 전해 줄까? 엄마가 들으면 양가 사이 안좋아질껄?"이라길래 다른 때 같으면
미안하다 함 봐주라 하면서 넘어 갔을텐데 이번엔
"그래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전달해줘라. 그리고 오빠가 그렇게
어머님에게 그렇게 혼꾸녕이 나야될 정도로 잘 못 했다면 혼나겠다.
하지만 어머님도 분명 이해 하실거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맘이고요 단어 선택이 큰 실수였지만 좋은 날인데 저렇게까지 화를 내야하나 싶기도 하고
여친이 화가 나면 하고 싶은 말을 다 뱉는 성격이고 밤도 늦었기에 그렇게 끝냈지만
이번엔 좀 심하다 생각되서 어떻게든 상황을 부러뜨리고(?) 싶네요
해서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글이 길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이왕 글 올린김에.. 프로포즈를 했었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는 와중에
분위기 있는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잡고 프로포즈 당일날 없는 돈에 겨우 18k 금가락지를 커플링으로 맞춰서
어쨋든 늦지않게 프로포즈를 진행했습니다. 여친이 상견례 전에 프로포즈를 하는게 당연하다 해서
급하게 준비를 했고.. 먼저 방으로 들어가서 서버가 여친을 데리고 문을 열 때 꽃다발과 함께 반지를 껴주고
준비했던 멘트 반, 마음속에서 나오는 멘트 반으로 고백했고 여친도 눈물을 흘리며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헌데 자리에 앉자마자 표정이 안좋길래(여친이 표정이 얼굴로 다 나옵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반지가 마음에 안든다더군요 -_- 자기랑 같이 맞추지 큐빅도 다이아도 없는 가락지를 맞춰왔다고...
마음이 무너지더군요..
"지금 프로포즈하는 자리다. 반지는 녹여서 맘에 드는 디자인으로 다시 만들려고 일부러 가락지로 했다.
결혼 반지는 결혼 할 때 따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깜짝 프로포즈를 원한다며 반지를 같이 맞추자는게 말이 되느냐"
어떻게 설득하고 분위기가 풀어졌지만
며칠 안지나서 본문 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나이만 찼지 어려도 너무 어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생각이 드네요..
분명 전달하는 과정에서 말실수는 크게 하신 듯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