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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그녀

조회 수 2863 추천 수 15 2022.11.30 17:23:57

 

아주 오래전 일이다. 겨울이면 날마다 보드에 미쳐살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의 나에게 연애란 사치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그 친구의 와이프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그 친구 와이프가 날 좋게 본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뒤 친구가 뜬금없는 소개팅 제안을 했다.

 

"야 너 소개팅 한번 할래?"

"갑자기 왠 소개팅?"

"우리 와이프가 너 괜찮아 보인다고,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준대."

 

친구와이프도 나랑 동갑이고, 자기와 동창인 절친을 소개시켜준다는 것이었다.

부담도 되고, 보드타느라 정신없어 한두번 미뤘다가 결국 12. 31일에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연말이라 건대앞은 이미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고, 그 와중에 지하철역 앞에서 그녀를 처음만났다.

약간 새침한 듯한 인상에 얼굴이 하얀 여자였다.

 

저녁을 먹고, 둘이서 술을 한잔하러 가는 도중에 갑자기 친구네 부부와 마주쳤다.

친구는 그 와중에 우연이라고 반가워한다. 뻔한 레파토리였다. 궁금해서 잠복하고 있었겠지...

 

어쨌든 나와 동갑내기 그녀, 친구네 부부 넷이서 근처 이자카야로 가서 사케를 마셨다.

술이 조금 들어간 그녀는 처음만났을 때와는 달리 상당히 쾌활해져 있었다.

 

"소리조각씨. 보드 잘타신다면서요?"

"아.. 아뇨. 잘타는거 아니고 그냥 좋아라 합니다."

"그래요? 우리 언제한번 스키장 같이 갈래요? 히힛"

"아... 좋죠. 잘은 못타지만 조금은 가르쳐 드릴께요"

 

"야야야 카운트다운한다!! 5, 4, 3, 2, 1!! 해피뉴이어~!!"

시끄럽고, 담배냄새 자욱한 건대의 어두컴컴한 이자카야에서 우리 넷은 새해를 맞았다.

사랑이 시작되기에는 너무 편안했고, 너무 취해있었다.

우리넷은 새벽녘까지 술에취해 건대거리를 쏘다니다가 결국 택시를 타고, 친구 집으로 향했다.

 

눈을 뜨자 아침 7시였다. 친구는 내옆에서 세상모르게 골아 떨어져 있었다.

친구에게 이불을 양보하고 나는 세수라도 하기 위해서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주방에서 그녀는 티셔츠 차림으로 냉장고앞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에 민낯이었다. 그리고 그 하얀 얼굴로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인사를 했다.

 

뭐가 부끄러웠는지 나는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을 씻었다.

그리고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도망치듯이 친구네 집을 빠져나왔다.

 

1월1일은 조용했고, 한가로웠다. 그리고 나는 연락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별것아닌 만남과 별것아닌 일상이 지나갔고, 그녀와 나는 새해를 함께 맞이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특별할것이 없는 사이였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 조각씨 이번주말에 베어스타운 가면 뵐 수 있어요?

 

설레임이.... 아니 설레발이 시작되었다.

문자한통으로 나는 이 여자가 나에게 빠져들었다는 크나큰 착각속에 빠져버렸고, 

그녀의 주말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그녀를 곰마을로 초대했다.

 

그리고 약속한 주말이 되었다. 그녀는 하얀패딩에 검은 비니를 쓰고 의정부로 왔다.

조수석에 올라타서는 설렌다고 배시시 웃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너무 오랫만에 느껴서 그 정체를 알수없는 설레임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는 보드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아예 생초자나 다름없었고, 초보코스에서 사이드 슬리핑부터 다시 가르치면서도 나는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초보코스에서 펜듈럼까지 금방 배운 그녀에겐 나는 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그녀는 리프트 근처까지 와서 과감하게 상체를 돌리다가 그만 밑에서 보고있던 나를 덮쳤다.

 

우리는 그대로 눈밭에 넘어졌다. 그녀의 하얀 얼굴이 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당황하면서 그녀를 밀치고 일어났다. 

그녀도 당황한 듯 옆으로 비켜 바인딩을 푸르려고 했다.

 

"어? 조각씨 이거 안풀리는데요?"

"예? 왜이러지? 바인딩이 오래된건가?"

그녀의 렌탈데크에 장착된 바인딩은 라쳇이 고장났는지, 아무리 힘을줘도 풀리지않았다.

 

이처럼 바인딩이 오래되었을 경우 라쳇이 고장나서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을뿐 아니라, 심지어 라이딩도중 풀리는경우도 있다.

더구나, 초보의 경우 스트랩바인딩을 서서 묶는일이 매우 힘들고, 앉아서 바인딩을 채우다보면 엉덩이로 눈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미 인업고 방식의 바인딩과 버튼의 스텝온 등의 바인딩 등이 출시되었으나, 이번시즌 니데커에서는 이러한 인업고 바인딩이나 스텝온 바인딩의 장점만을 갖춘 슈퍼매틱을 새로 출시하였다.

 

원터치로 체결되는 특성상 인업고보다도 체결이 편리하고, 스텝온처럼 전용부츠가 필요하지 않아 일반 부츠를 사용하는 보더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다.

 

BOA부츠가 처음 나왔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아부츠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지만 더블보아로 기술이 진화하면서 고급부츠에 대부분 더블보아가 채택된 것처럼 올시즌 슈퍼매틱이 바인딩계의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기대해볼만하다.

 

 

 

 

 

 

 

 

 

시즌전 뻘글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슈퍼매틱 출시기념으로 오랫만에 옛날 낚시글 재탕을 해보았습니다.

 

노여워마시고 안전시즌 되십쇼~ ㅋㅋㅋㅋㅋ

엮인글 :

오배

2022.11.30 17:28:35
*.223.100.68

광고 잘 봤습니다 
이 게시물을... ㅋㅋ

죽도록열정

2022.11.30 17:31:39
*.239.40.31

기승전광고,,,ㄷㄷ

林보더

2022.11.30 17:32:50
*.237.236.81

튈라

2022.11.30 17:33:16
*.38.211.121

아...ㅋㅋㅋㅋ

nemcke

2022.11.30 17:34:40
*.217.226.18

몰입하고 있었는데.... 이왕이면 뒤에 내용 좀 더 주세요

냥만

2022.11.30 17:35:59
*.221.47.139

필력 ㄷㄷㄷ

soulpapa

2022.11.30 17:40:15
*.77.2.208

와~ 씨~ 겁나 잼나게 보다... 빵 터졌네요 ㅋㅋㅋ

감시

2022.11.30 17:44:11
*.163.211.243

에이  낚였슴 - _ -

아리참치원두

2022.11.30 17:44:27
*.34.232.205

첫글자부터 마지막 . 하나까지 정독했는데
기승전 슈퍼매틱 이네요ㅋㅋㅋ

기존의 바인딩과.. 스텝온&스텝인의 장점들만
모으고 모아서 출시된 제품이.. 클루인듯 합니다.
착용쉽고.. 탈착시 최소한의 허리굽힘ㅋㅋㅋ

영원의아침

2022.11.30 17:48:56
*.62.150.88

스팸신고 했습니다. :)

브레이크없는인생

2022.11.30 17:49:18
*.190.203.72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빵~!

터지고 갑니다. ㅎㅎ

헤르시언

2022.11.30 17:49:26
*.132.71.100

어후 정독하다 마지막에 슈퍼매틱 사러갈뻔 했어요!!!!

Lumen

2022.11.30 17:50:40
*.234.79.170

음 중간쯤 잃을때부터 느낌이 오더니 예지력 상승 입니다.

소원별

2022.11.30 17:53:05
*.172.175.192

그래서 샀습니다. 슈퍼메틱
근데 2부좀... 굽신굽신

메로메로

2022.11.30 17:55:33
*.43.152.60

헝보에서도 이런글을 볼줄이야 ㅋㅋㅋ

미등록

2022.11.30 17:55:49
*.62.11.208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winkle

2022.11.30 17:55:53
*.235.12.31

아... 개장 전이라 스폼은 안누르겠습니다.

좋은곳

2022.11.30 18:00:05
*.209.28.160

긴 글 오랫만에 다 읽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눈꽃마을

2022.11.30 18:13:52
*.234.197.64

아니 광고?

그래서 2부는요?
ㅎㅎㅎ

피츠버그

2022.11.30 18:29:49
*.216.99.119

예전에 버튼 멀티툴 스토리 생각 나는 군요.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푸른신성

2022.11.30 19:17:02
*.117.93.90

스노보드 역사를 이렇게 알아버렸군요 감사합니다!

무주팬더

2022.11.30 19:21:37
*.154.29.94

구독료를 안내서 그런가 갑자기 PPL이...

clous

2022.11.30 20:31:12
*.228.86.212

배시시 웃는데서부터 알아봤단~

수아지

2022.11.30 20:36:16
*.55.117.31

아이쿠~ 아버님 ~ 건강하시죠^^?

clous

2022.12.03 23:01:51
*.231.220.105

네~ 잘 있어요~ ^^

엣지야서주라

2022.11.30 20:47:50
*.153.218.119

감탄하고갑니다 ㅊㅊ

darling

2022.11.30 20:49:36
*.138.210.3

재미있어요 ^^

ParkCode

2022.11.30 22:41:19
*.171.243.198

필력이 좋으시네용 ㅎㅎㅎㅎ

웃고 갑니당...

살빠진곰팅이

2022.11.30 23:33:16
*.2.102.192

이런 광고는... 나쁘지 않네요ㅎㅎ

쏘레노

2022.12.01 01:21:11
*.39.152.48

ㄷㄷㄷㄷㄷㄷㄷㄷ

뛰는남자

2022.12.01 03:40:46
*.62.21.87

아 필력.

YP광식이형

2022.12.01 09:37:22
*.131.159.86

오~~ 최근 마케팅 영상을 보는거 같습니다. !!!

판교남자

2022.12.01 10:12:30
*.101.28.193

아이~재미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내용으로 당황했네요ㅎㅎㅎㅎ

직진보딩

2022.12.01 10:18:27
*.160.23.39

ㅋㅋㅋㅋㅋㅋ

와우...

광고 끝내주는데요..

이분..

무조건 스카웃각 입니다.

KARILAZ

2022.12.01 10:46:31
*.46.196.129

첫 줄 읽다가.. 혹시나해서 바로 마지막 줄 봤더니.. ㅋㅋㅋ

안 낚였다구욤~  ㅎ~

 

영블러두

2022.12.01 16:01:18
*.234.195.89

2부좀 주세요 굽신굽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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