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장비에 대한 글을 쓸 좋은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려봅니다.
뭐 물질적인 것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지라 상품에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기대를 함 걸어보기로 작정하고 시작합니다.
그저 아마추어이며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는 제가 쓰는 사용기지만 끝까지 한번 읽어주시고 객관적인 평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장비는 ZION이라는 캐나다 수공제품인 lost 모델입니다.
03/04시즌 쎄비 이성우프로님에게서 처음 소개받은 제품이었으나 인터넷 어디를 뒤져봐도 이에 대한 제품소개 혹은 제품평 같은 것이 없어서 구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올 시즌이 1달을 넘길 때까지도 마땅한 데크를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한동안 하드한 데크만을 선호해왔던 탓일까요? 지빙, 에어 그리고 하프파이프 등에 그다지 소질이 없어서인지 두려움이 앞서서였는지 라이딩에 비중을 두고 시즌을 보낸 탓도 있겠지만 대체로 “하드한 데크만이 나의 스타일에 맞는 데크다.” 라는 편견이 머리속에 깊숙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언젠가 만난 김일프로님은 제게 하드한 데크를 여러가지 하드한 데크를 권장해 주신 적도 있었는데 참 우습지만 그 데크 그래픽에는 왜그렇게 연연하였던지 권장해주는 사람 민망하게도 다 거부반응을 일으키고야 말았습니다.
올 시즌에는 평년하고는 다르게 시즌 초반의 설질이 더 좋았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점점 거칠어지는 슬로프상태에 데크를 빨리 바꿔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더군요.
‘에라~ 모르겠다.’라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ZION lost 159모델을 구입해 버렸습니다.
겨울 분위기 안나는 트로피칼하며 유치찬란한 그래픽에 그남아 눈에 띄는 형광녹색계통 밝은 색상의 데크에서 풍겨나오는 이미지는 딱 한마디로 “이건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 아닌데~” 였습니다.
제일 좋아하던 버튼 로스파워스 158 모델은 늦깍기로 스노우보드계에 입문한 동생녀석에게 선물로 줘버린 탓에 남아있던 데크들도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넘의 술이 문제이겠지요.
이왕 산거 반품하기도 미안하고 해서 ‘맘에 안들면 다른 거 하나 더 사자.’라는 생각으로 슬롭에 들고 나갔습니다.
그래도 새건 새거니까 조심조심 슬롭에 올려놓고 서서 바인딩을 묶고 있는데 사면 위쪽에서 파닥파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그 위로 넙적한 데크가 지나가더군요.
순간 눈물이 뚜~~욱~~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데크여도 슬롭에 문질러보지도 못한 데크 탑시트를 어는 쌩초보보더께서 완전히…. 커다란 생채기를 하나 남겨놓고 지나가더군요.
딱 보아하니 렌탈데크이고 말하고 따져봐야 입만 고생일 것 같아… 그냥 보내드리고 쓰라린 마음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그 다음주에는 초보 스키어가 반대쪽 탑시트 위로 쉬이~익 지나가더군요.)
“그래. 이왕 이렇게된거 막 타보자.”라는 생각에 프레스 마구 주며 라이딩을 해보았습니다.
트윈팁이라고 들었던 데크…
집에 두고 온 버튼 쎄븐도 트윈팁인데 느낌이 달랐습니다.
쎄븐의 경우에는 일부러 짧게 타는 편이지만 ZION lost는 뭔가 달랐다고만.
첫 라이딩이니만큼 이상하다라는 느낌밖에는..
다시 리프트를 올라타고 한번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이 데크는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트윈팁데크라서 그런지 뒤가 약간 끌리는 느낌이었지만 좀 더 강한 느낌과 느린 듯 하지만 힘탄 데크 탄성이 제 둔한 몸을 퉁퉁 튕겨내더군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반나절을 타서야 데크에 적응하고 이내 레일과 키커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데크 권장해주셨던 분이 설명한 대로라고 해야 할까요?
제게는 그냥 올라운드 데크라고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프리스타일 데크로서 프리스타일 라이딩에 적합한 데크라고 해야 할까요?
시즌 후반에는 트릭연마한다고 심하게 굴린 탓에 데크가 부러져버려서 안타까워했지만 새걸로 바로 교환받았습니다.
다음시즌 신제품 들어오면 새걸루 주시겠다던 ZION측의 배려도 고마웠지만 시즌 끝날때까지 lost데크를 타고 싶었기에 이번에는 155사이즈로 받았습니다.
물론 제 키와 제 몸무게에는 너무 짧은 감은 있지만 좀 더 짧아지니까 라이딩도 더 재밌고 파이프던 레일이던 키커던 어디에 가서도 좀 더 흥미진진한 즐거움을 가져다 주더군요.
다음 시즌부터는 155이하 사이즈로만 타볼 생각입니다.
원래 서두에는 제가 ZION lost 모델을 타게 된 동기만을 써보려 했는데 서두가 너무 길어져 버렸군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라이더 인적사항
신장 : 178
체중 : 89
체형 : 뼈대있는 집안의 근육에 살덩어리형
국적 : 대한민국 너구리
경력 : 직딩 주말보더 5년차

2.데크 사용기간 및 환경
구입 : 12월 중반
사용 : 매주 2박 3일간 (직딩임..)
환경 : 파이프, 지빙, 키커, 상급슬로프 라이딩

3.ZION lost 특성
-데크탄성의 중심이 중심에 있지 않다. 노즈와 테일 양끝쪽에 탄성이 몰려있다. 일반적으로 데크 탄성 테스트할 때처럼 해봐서는 그 특성을 제대로 알 수 없다.(참고로 제가 테스트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천천히 눌렀을 때의 탄성과 급하게 눌렀을 때의 탄성을 봅니다. 베이스 중심쪽을 잡고 테일과 노즈 양쪽으로 탄성테스트를 합니다.) 즉, 직접 타보기 전에는 그 특성을 잘 알수 없다.
-데크 그래픽이 촌스럽다. (트로피칼한 분위기에 야자수에 붙어있는 곰탱이가 짱난다)
-타 업체에 비해 탑시트가 매우 약하다. 여태 써본 데크 중에 제일 약한 듯 합니다.
-100% 수작업 데크 (저 또한 나중에 안 것이지만 수제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역시 수제와 공장제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수제든 공장제품이든 비중은 생각지 않기로 했습니다.)
-외형은 트윈팁 제품이지만 인서트홀은 디렉셔널 트윈이라고 합니다. (홈피에서 봤어요.)
-데크의 무게는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습니다.
-아직까지 여자용 데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06/07시즌에는 여성용 데크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은 것도 같습니다. (제 사견이니 믿지 마셔요.)

4.데크 다루며 느낀 소견
-알리 시 끝까지 일반 데크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가 펌핑을 주었을 때 최고의 높이가 나옵니다. 경험상 제자리에서 80센치 이상의 높이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 몸무게를 생각할 때 그정도면 거의 최고의 높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사이드컷의 깊이나 캠버를 따지는 것은 이미 퇴색되어버린 선입견이라는 생각이 드는 데크였던 것 같습니다. 데크를 컨트롤하려는 의지도 있어야 하겠지만 나름대로 데크에 몸을 맡겨주는 것도 안정적인 라이딩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데크에 길들여진 몸을 이녀석에게 강요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여자에게 남자역할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별반 다름 없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방식의 새로운 데크여서 그런지 여지껏 느껴왔던 고정관념이 조금이라도 깨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의 실력을 돋보이게 만들어준 데크라고 하면 과언이 될까요? 하지만 제 주변인들에게 같은 말을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올 시즌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그러나 제게 달라진 것은 데크한장 바이딩하나 바뀐 것밖에 없습니다. SP 바인딩 역시 맘에 쏘옥 드는 녀석이라 여태 써왔던 녀석들처럼 쉽게 부러지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계속 쓰고 싶습니다. SP 바인딩은 아는 분들이 거의 없어 설명하기도 어렵겠습니다만. 데크 사용기에 추가하자면 글 쓰기가 구찮구요..ㅋㅋ. 심플하여 군더더기 없고 튼튼하며 밖에 내놔 밤새 얼어붙어도 작동상 에러가 없는 믿을만한 녀석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디스크만 4개를 부러뜨리고 버튼 바인딩은 양쪽 프레임이 다 부러져 버렸을 정도여서 올해도 두어개 사야 하나 생각중이었지만 끝까지 제 믿음을 져버리지 않더군요.
-올 시즌 정말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두 녀석을 만나서 시즌 종반까지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 '5'

한라산보더

2006.04.30 16:38:42
*.75.112.40

정말 타보고 싶은 데크입니다.. 작년에 봤는데.. 정말 맘에 드는..ㅠㅜ

제레미강스

2006.04.30 18:11:12
*.129.25.147

시온이죠 이게?

에디게레로

2006.04.30 20:01:56
*.159.200.86

음..가격대가 얼마인지..참 궁금하네요..ㅎㅎ 잘봤습니다.

행복한승호™

2006.06.21 02:46:05
*.80.48.61

잘봤습니다. ^^

나좋아

2007.01.25 15:49:45
*.121.76.39

한번 타보고 싶던 데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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