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겨우 빙판이나 산비탈에서 타고 놀았던 썰매만 알고 있던 나에게 연애의 감정보다도
더욱 짜릿하고 즐거운 추억과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준 스노우보드와 함께 한지도
벌써 7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다.
콧물 빨아먹어가면서 타던 썰매처럼 20년 만에 겨울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보드..
“빤쓰까지 흥건히 젖게 만드는 저 간지나는 횽아들 만큼 만…타봤으면…”
넘어지고 깨지면서 또 뛰고 대충 돌리면서 하나의 몸뚱이에 붙어있지만 나 몰라라 따로
돌아가주는 머리와 어깨 그리고 팔을 원망하기도 했고…
왕년에 농구 꽤나 했다고 시즌방에 자랑을 늘어놓았던 캥거루 발은 어디로 가고
밤마다 쐬주와 함께 먹던 왕바우 족발이 언제부터인가 나를 지면과 함께 호흡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라이딩 즐거움보다는 똥꼬 깊숙이 숨어있던 도전정신과 한번쯤은 꽃보더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쇼맨쉽에 사로잡혀서 피나는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다.
7년이란 시간 동안 보드는 이처럼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면서 처절한 수련과
부상을 이겨내는 강인한 인간의 휴머니즘을 깨우치게 되었다.
…나 자신의 위로라고 할까나~
20대 중반에 뒤 늦게 배운 보드였기에 머리 속 생각은 트레비스 파커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좔좔 흘러주는 스타일은 MFM을 추종한지라..
뭐…이따구로 옷을 입고 탔었다…
슬로프에만 서면 어찌나 그렇게 가슴이 뛰었는지..이제 와서 그때의 사진을
보면 어린시절 빤스에 응가를 했던 기억이 났던 것처럼 창피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런 시절들이 있었기에 지금만큼 보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알림]
우선 5년간 장비 사용기를 작성하면서 한가지 느낀 것은 전문적인 보딩 지식이 쌓이면서
이렇다 저렇다고 장비를 구입하는 분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장비를 권해주지만..
정말 장비구입자들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적이 많다.
“이번에 그라운드트릭 좀 배워 볼려고요.”
“어디 보자..팝스터코어, 신터드4000, 브론즈 엣지, 아스펜 우드...”
“형 이거 좋아요?”
아…장비 구입자들은 상세스펙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의 목적에 적합성만 따지는 구나..
그래서 저 나름대로의 장비에 대한 평가 규칙을 정했다.
따지지 말길 바란다. 순전히 지극히 주관적임을 미리 알려주겠다.
- 그간 사용했던 데크들~
0304~0405 : 나이트로 퍼니셔 157
0405~0506 : 지니어스 우드 153
0506~0607 : 버튼 숀화이트 152
0607~0708 : 캐피타 인도어 서바이벌 154
0708~0809 : 나이트로 T1 153
[데크평가 항목]
: 디자인/라이딩/트릭/파크최적/탄성/반응/유지보수/가격대비
1) 디자인: 역시 데크 구입에 첫번 째는 뽀대이죠. 눈을 확사로잡는 베이스 디자인과
색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촌스럽지 않다. 이만하면 수작이 아니더냐~
2) 라이딩: 데크 자체의 라이딩 능력에 대해서는 보통정도 느껴진다.
딱히 가벼우면서 좋은 그립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고속 라이딩만을 위한다면 라이엇은 당신의 친구가 될 수 없다.
3) 트릭: 태생이 프리스타일 데크이라서 그런지 그라운드 트릭을 구사하기에는 괜찮은
데크임에는 분명했다. 프리스타일 데크로서 소프트한 플랙스를 갖춘 라이엇에
대해서는 각 부위별 특징이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은 더 하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 미묘함은 실력으로 커버하시길~
부족함이 있었지만 가지고 놀기 쉬운 데크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그라운드
트릭을 주력으로는 보더들에게는 괜찮은 데크라고 생각한다.
4) 파크최적: 살로몬의 비슷한 라인업 중에서 라이엇이 산체스 보다는 파크에 더 잘어울리는
모델인 듯싶다. 산체스가 상대적으로 안좋다는 것보다는 라이엇이 조금은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트루트윈이 아니란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가벼우면서 팝이 괜찮은 라이엇은
박스에서 기술 연습하기 좋았다.
딱딱하지 않아서 프레스를 먹이면서 데크의 방향전환하기 좋았고 캠버도 낮은
편이고 베이스도 박스에 잘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데크가 가볍기에 키커에서 몇 가지 시도를 해볼려고 꼬물거렸는데 맘대로
되지는 않았다. 실력탓이라고 생각되며 랜딩시 불안감도 적었다.
5) 탄성: 프리스타일 보더들에게는 역시 탄성이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체력적인 부담을 최대한 줄여줄 수 있는 오토알리 기능장착 뭐 이건 헛소리이지만
라이엇의 팝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가벼움도 한 몫 했지만 분명히 쓸만한 탄성을 보여주었다.
6) 반응: 엣지의 그립이나 베이스의 빠르기가 좋다거나 적은 힘으로도 높은 탄성을
끌어내는 그런건 라이엇에게서는 못느꼈다.
장비의 설명을 보자면 뭔가 있을 법 했는데 실제 타본 경험으로서는
각각에 반응들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Normal’ 그 자체였다.
7) 유지보수: 라이엇이 왁스를 많이 먹거나 엣지의 강도가 약하다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특히나 여러 번의 사고들 때문에 충분히 손상이 생길법한 데크의
외형도 크게 문제없다. 자잘하게 깨지는 증상도 없이 한시즌을 잘 버텨준
데크였고, 살로몬의 서비스는 너무나 좋다는 평들이어서 파손 시 교환에
대한 걱정도 별로 없을 듯싶다.
8) 가격대비: 30~40만원대 선에서 구미에 맞는 프리스타일 데크를 구하기란 쉽지는 않다.
해외수입업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작사의 과도한 가격 올리기의 문제인지
제 값 하는 데크를 만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모델명이라서 추후에 중고판매 할 때
얼마나 좋은 값을 쳐줄찌는 의문이다.
우선 구입당시의 가격이 저렴해서...이점에는 굿~!
P.S : 본 이미지 자료는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의 조석님의 자료를 사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