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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시즌권 끊어서 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적당히 턴만 하고 내려오다가 점점 잘타는 사람들을 모방하기 시작했죠.
리프트 타고 가다가 잘 타는 사람들이 턴을 쉭쉭 하면서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타야지 생각을 했습니다.
관찰을 쭉 해보니 잘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모습은 보드에 몸을 맡긴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상체를 크게 움직이더군요. 힐턴할 때는 의자에 앉는 모습으로 뒤로 넘어가고
토턴할때는 눈에 얼굴을 박을 듯이 앞으로 넘어가고...
일단 잘 모르는 입장이라 그런 자세가 좋은 자세인지는 모르지만 무작정 모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잘 되지 않더군요. 눈 위에서 균형잡기도 아직 서툴고, 본진이 무주라
사람도 무지 많아서 라이딩만 주구장창 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장비를 렌탈하는 장소를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늘 빌리던 보드보다 약간 긴 보드를 빌리게
되었죠. 그 보드로 첫 보딩을 하는데 왠걸.... 턴이 안되는 겁니다. 짜증이 났죠. 아아아 괜히 보드를
바꿔서 렌탈해가지고 이런일이... 옛날에도 그런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날 하루도 진탕 고생하겟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몸이 그 보드에 익숙해 지기를 기다렸죠.
예상대로 오후타임에 무지 많이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야간을 타러갔죠.
야간시간 첫 보딩을 하는데, 우연히 힐턴할 때 상체를 뒤로 크게 젖혔습니다.
그리고 이미 많이 넘어진 상태라(많이 넘어지면 몸에 힘이 많이 빠지죠) 다리에 힘도 많이 빠진 상태여서
다리도 제대로 안움직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랬더니 하체에 힘을 줄 필요가
없이 자동으로 턴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깨달음이라고 하기까지 거창할 필요도 없는 것인데, 그 순간 몸에
어떤 전율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저는 말이 턴이었지 속칭 뒷발차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죠.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억지 턴...
상체를 움직이지 않고 뒷다리로 턴을 하는 뒷발차기 턴... 그러다가 상체가 움직이는 타이밍과 하체가
움직이는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역엣지가 걸려서 넘어지는 것이고...
평소보다 긴 스노보드를 뒷발차기로 턴을 하려니 잘 되지 않았던 것이고 그래서 많이 넘어졌던 것이죠.
그런 억지스런 턴이니 폼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고 무늬만 업 앤드 다운을 할 뿐 전혀 도움이 안되었죠.
하지만 긴 스노보드를 가지고 턴을 시키기 위해 그날 상체를 더 크게 움직이고 다리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았더니 턴이 너무나 잘되었던 것이죠.
그날 야간 타임에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드에 몸을 맡긴다는 게 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약간 긴 스노보드가 저의 뒷발차기를 깨닫게 해주었던 것이죠.
물론 많은 고수님들이 계시고 전 잘 모르는 입장이라 제가 생각하는 턴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턴을 할때 다리에 별 힘 안들이고 자연스럽게 턴이 되고 눈을 쓸고 내려간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눈 사이를 타고 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보통 보드를 타고 나면 온몸이 피곤하고 다리가
아파야 정상인데, 요즘은 다리가 별로 아프지 않고 피로도 많이 쌓이지 않습니다.)
특히 토턴을 할 때는 확실히 원 궤적을 그리면서 턴이 된다는게 느껴져요.
여전히 힐턴은 어렵군요. 토턴보다 힐턴은 확실히 슬라이딩이 더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거기에 하체 스티어링도 연습하려고 합니다.(동영상을 보니 무릎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로 생각하고
진행방향으로 움직여 주라고 하더군요.) 잘 되지는 않지만 실력이 오를 것이라 믿습니다.
이번 일요일에도 출격하려고 했건만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친다니 잠시 보딩은 미뤄야겠습니다.
요즘 보딩이 참 재미있어집니다.
한단계 레벨업 하셨군요. *^^*
좀더 타시다 보면 리바운딩이라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