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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적은 내용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습득된 저만의 생각이라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고, 잘못된 지식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을 유의하고 두루 살펴 주시길 바랍니다.
'제 자세 좀 봐주세요.' 혹은 '제 자세 어때요?' 하는 질문. 아마도 스킹과 보딩을 배우는 사람들간에 가장 자주 오가는 대화중 하나일 것입니다.
또한 가르침을 주는 사람들도
'엉덩이가 뒤로 빠졌습니다.' , '상체를 더 돌려 주세요.' , '무릎을 더 굽히세요.' 등등 피교육자의 몸땡이 자세를 대상으로 하는 맨트를 많이 날리게 됩니다.
우리가 즐기고자하는 것은 스노우보드나 스키이고 배우고자 하는 것도 스노우보드나 스키를 타는 법입니다.
그런데 정작 가르치는 시간에 오가는 대화는 '자세'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체형교정하는 것도 아니고 모델 포즈를 잡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미 잠정적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테니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풀어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몸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스노우보드를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시각에서 다시 말씀드린다면 스노우보드라는 발 밑에 깔고 있는 판때기를 조정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몸의 움직임' 뿐입니다.
이러한 몸의 움직임이 적절히 사용할 줄 알아야만 판때기를 적절히 조정할 수있고, 몸의 움직임이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그 움직임 즉, 자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된 말중 하나를 골라 적절하고 쉽고 재밌는 대화로 꾸며보겠습니다.
강사님 : 엉덩이가 뒤로 빠졌습니다.
강습생 : 그래서 어쩌라구욤?
강사님 : 엉덩이를 집어 넣으세요.
강습생 : 어디로요? 주머니에?
강사님 : 아니오. 님의 중심 바깥으로 나가지 않도록 중심 안쪽 혹은 중심 언저리까지 집어 넣으세요.
강습생 : 왜요?
강사님 : 님의 중심이 판때기 안쪽에 있어야만 중심을 잃지 않고,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강습생 : 지금도 안 넘어지는데요?
강사님 : 지금처럼 대빵 느린 속도와 그지같은 턴의 수준으로 만족하십니까?
강습생 : 아뇨. 더 빨리 더 안정적으로 타기 위해 배우는 거잔아요.
강사님 : 그러니까 님의 중심을 판때기 안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지금처럼 님의 중심이 판때기 밖에 있을 때는
신속한 대응 동작이 어려워 금방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쉽습니다.
강습생 : 중심하고 엉덩이하고 무슨 관계예요?
강사님 : 엉덩이가 뒤로 심하게 빠지면 몸의 무게가 뒤 쪽으로 분산됩니다. 그러면 중심점이 넓어지기 때문에
중심을 잡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중심점을 가능한 한 최소화 시키는 것이 중심을 잡기에 유리합니다.
그러니까 엉덩이를 집어 넣어서 중심점을 축소시키세요.
강습생 : 왜 이제서야 그 말씀을 해주십니까?
강사님 : 지금까지는 그것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들을 알려드린 것이고, 이제는 효과적으로 중심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할 단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강습생 : 다운하면 당연히 엉덩이가 빠지잔아요. 그럼 다운 하지 말까요?
강사님 : 어이. 강습생님. 저는 참을성 많고 친절한 강사입니다. 엉덩이를 빼는 동작으로도 다운을 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중심을 분산시키는 역효과가 있으니, 무릅과 발목을 구부리는 동작으로 다운을 하도록 하세요.
그러면 중심이 분산되지 않으면서도 다운을 할 수 있습니다.
강습생 : 그게 되요?
강사님 : 이봐. 강습생. 저는 참을성 많고 친절한 강사입니다. 당연히 됩니다. 발뒤꿈치와 엉덩이, 등, 뒤통수를
모두 벽에 기댄 상태에서 몸을 낮춰보세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무릎과 발목이 구부러지면서 몸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 동작이 익숙해지도록 여러번 연습해야 합니다.
강습생 : 여기 지금 벽이 없는데요?
강사님 : 댄장맞을! ㅅㅂㄹㅁ 집에 가서 해보라고! 집에는 벽 있을꺼 아냐! 집에 벽 없어? 아님 집이 없어?
강습생 쉑아! 저는 참을성 많고 친절한 강사입니다. 바뜨! 너는 오늘 개트레이닝 좀 하셔야겠어!
오바해서 꾸미자니 제 손도 오그라드네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판때기를 타면서 자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하지만, 정작 필요한건 자세가 아니라 적절한 몸의 움직임입니다.
그 움직임을 통해 판때기에 힘을 가하거나 감하므로써 속도를 제어하고 불규칙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몸의 움직임은 일정한 자세하에서만 가능하게 되므로 역설적으로 일정한 자세인지를 확인함으로써 몸의 움직임이 적절한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세. 그것은 몸의 움직임이 겉으로 표현되는 현상에 불과합니다. 몸의 움직임을 판때기에 전달하는 방법. 그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자세 자체에만 목적을 두지 말고 자세를 통한 움직임과 판때기로의 전달, 그것에 우리들의 관심이 모여질때 보다 빠른 실력향상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모든 스포츠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다른 사람들의 자세와 구별되는 각자의 자세, 혹은 버릇 등이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가장 효휼적인 자세와 효과적인 상관관계를 충분히 체득한 후 개인의 신체구조나 습성에 따라 추가적로 변화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기전에 범용적으로 쓰이는 자세와 움직임을 충분히 습득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부족한 지식으로 주저리주저리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재밌고 좋은 글입니다. !!
재미있는 글이긴 합니다만..
자칫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 기초나 기본, 이론은 필요없다고 오해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네요.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자기에게 맞는 것이 다르겠지만..
처음 시작은 정석에 가깝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운동 신경이 좋아서 혼자 그냥 해도 되는 사람도 많으시겠지만...
운동 신경도 없고 실력도 없는 사람으로써..
모든 운동은 정석대로 배울 때.. 그나마 운동 신경이 좋은 사람만큼.. 아니 그보다 더 잘할 수도 있게되는
것이라는 걸 느낍니다. ^^
좋은 글에 괜한 의견 달아봅니다. ^^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제 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재밌게 즐겁게 읽었습니다만 급 마음이 무거워 지네요.
얼마전까지 경력10년(주말직딩)이라는 놈이 BBP 자세도 모르고 있었네요. 얼마전에 칼럼글로 읽고 수정하려 노력하는데
나름 타온 기간이 있어서 잘 안되네요. 독학의 약간의 강습....(제가 뭘 배울때 첨에는 겁나 빨리 배웁니다) ....기초동작 별거
아니라고......등신이었습니다. 무릅구부리고 엉덩이 최대한 빼서 머리를 지면과 가장 가깝게 하는것이 좋은 BBP로 알고 있는
경력10년짜리 등신이요. 어차피 자세는 안나와도 평생 타기로 작정한 보드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바꿔서 노력해야지요.
멋진 라이딩으로 알파이너와 자웅을 겨루는 그날까지....(현재 73년생입니다....ㅠㅠ)
아. 대화내용 공감. 백배...
저런 사람 만나면 보드 벗기고... 공책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