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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여름휴가를 피치못하게...!? 저 혼자 다녀야만 했습니다.
7월 30일 대구를 시작하여 경주, 상주, 청주, 대전까지 약 6일간 아랫지역 (내륙)으로 순방을 했는데요.
특히, 경주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났던 인연 때문에 오랫만에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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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의 황홀한 야경을 마지막으로 경주 투어가 끝이 났다.
'아.. 이제 숙소에 들어가서 좀 씻고 자야겠다. 아고 피곤해~'
숙소에 도착하자 처음보는 날 반가이 맞아주는 집주인... 마치 시골에 계신 할머니댁에 온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오늘 내가 묵을 숙소는 '도미토리 6인실' (Mixed!)
문지방을 넘어 들어간 방에는 남자들의 거친 목소리와 시큼한 땀내가 아닌, 향긋하고 포근한... 기분좋은 향기가 퍼지고 있었다.
도리질을 하여 방안을 살펴보니
여기도 여자사람, 저기도 여자사람, 저 위에도 여자사람..... 내 바로 옆에도 여자사람.........
2층 침대 3개로 총 6명이 잘수 있게 되어있는 방에는 남자사람은 나 혼자였고 나머지는 전부 여자사람이었던 것이다!!
'헉!! 이건.... 뻘쭘하다!!'
순간 당황한 나는 집주인을 찾아가 '방이 이상한것 같아요! 여기서 자는게 맞아요?' 라고 급 질문을 했지만, 주인은 나를 보고 피식 웃으며,
'맞잖아요. 도미토리 6인실. ^^ 여기서 자도 괜찮아요. 설마 여자분들이 잡아먹기야 하겠어요?'
아........
다시금 방으로 들어가 나는 재빨리 샤워도구만 챙겨서 샤워장으로 향했고, 급하게 샤워를 마치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침착하게 주변을 스캔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기에 어떻게하면 덜 뻘줌할까.. 하는 고민을 하며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데. 다행히 그분들도 혼자 여행을 온것 같았다. (5명중 가장 어린 사람들 두명은 친구 사이로 보였다.)
익숙하지 않은 적막을 깬것은 탤런트 김나온과 매우 흡사한 외모의 여자사람이었다.
'오늘 어디 어디 구경하셨어요?^^'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
'저는요 어디어디어디어디...'
'어!? 거기 저도 갔는데~ 몇시에 갔어요?'
'재잘재잘, 종알종알,...'
순간 수다수다 열매를 먹은듯한 여자사람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나 역시도 나불거리며 입을 움직이고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맥주를 사러 왠 여자 사람과 같이 나가기 위해 신발을 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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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전, (22시 10분)
여자사람 2 : '아~ 좀 일찍왔으면 방 사람들이랑 맥주 한잔 하는건데! 아쉽네!!
(게스트 하우스가 23시 소등이라 애매한 시간이었음.)
여자사람 5 : (내 위층에서 자는 여자사람) '오빠 맥주 사주세요.'
나 : (오빠라는 소리에 정신이 몽롱해지며...) '응? 맥주? 시간이 애매한데?? (어느덧 오빠라는 소리에 말까지 놓고 있다...)'
여자사람들 : (한 목소리로) '서두르면 되!! 한캔만 마시자!!'
나 : (말려듬).... 기다려요. 갔다 올테니.
주섬주섬 지갑을 챙기는 내게 여자사람 4가 다가와 내게 묻는다. '같이 갈까요? ^^'
동그랗게 뜬 눈에 저렇듯 이야기 하니 나는 무엇에 홀린듯 같이 가자 했고 그렇게 둘이서 맥주를 사러 가게되었다.
두근.
두근.
'뭘까?? 내가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거지? 그냥 여행지에서 만난 여자사람일 뿐이잖아. 지금 내가 혼자 여행와서 외로워서 이러나?'
(왠만한 꽃보더들에게도 눈길을 돌리지 않은 나인데?)
옆을 슬쩍 쳐다보니. 작은 키에 젖살이 빠지지 않은 외모, 나보다 한참은 어려보였다.
나 : '아까 2층에 있던 분 친구죠? 되게 활발한것 같은데요?'
그분 : '아~ 네 맞아요. 친구에요^^ 활발하고 성격 좋아요~'
나 : '두분이서 여행 다니는거에요? 어디어디 다녀왔어요?'
그분 : '음.. 담양도 갔었고 이제 경주에서 여행 했으니까. 내일은 부산갈꺼에요!^^'
나 : '아.... 멋지네요^^'
그분 : '아니에요~ 히힛! 다왔다~'
나 : (슈퍼가 조금만 더 멀었음 좋겠다..)
인원수에 맞게 캔맥주를 사고 이것 저것 안주를 골라 우리는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왔다.
다시 돌아오면서도 이것 저것 많은것을 물어보고 대답하고 웃고 즐거웠다.
간단한 자기소개도 없이 마신 술은 시간때문에 아쉽게 파하게 되었고, 그렇게 소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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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꺼졌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한참을 뒤적거거리다. (새벽 2시경...) 가방에 챙겨온 명함이 생각이 났다!
'내일 아침에 일찍 나간다고 했으니까. 타이밍 봐서 그분만 명함 드려야겠다.'
꼭 그분이 아니라도 좋았다. 친구에게라도 주게 되면 언젠가는 다시 연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명함을 머리맡에 놔두고 잠을 자는지 아닌건지...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잠깐 눈을 감았다 떳을때 이미 그분은 나갈 준비중 이었다.
'아차! 늦은건 아니겠지?'
명함을 드려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모두 깨어 있던터라 한분에게만 명함을 드리기가 너무 뻘쭘했다.
'아.. 아.. 이놈 성격!! 왜 이렇게 소심한거야!!'
갑자기 그녀의 친구가가 다가온다.
'오빠 사진찍어요!'
찰칵!
그녀가 사진기를 친구에게 주며 자기도 찍어달라고 한다.
찰칵!
'이때야!! 전달해!!'
하지만 끝내 명함을 주지 못했고,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그렇게 다음 여행지로 떠나버렸다.
'하아아아아..... 인연이면 연락처 따위 몰라도 되는거야........'
그런데 웃기게도 남아있던 다른 3명의 여자사람들에게는 쉽게 명함을 돌렸고 (자연스럽게)
여행이 끝난 뒤에도 연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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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일이 흘렀고,
나는 혹시나 하여 같은 방에 있던 그녀와 그녀의 친구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 물었지만 아쉽게도 아무도 연락처를 받은 사람이 없었다.
또, 게스트 하우스에 전화해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때를 써보았지만 개인 정보라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통에 아쉬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런데 다음날,
여자사람 3 - 명함을 쉽게 줄 수 있던 사람 중 한명 에게 카톡이 왔다.
'오빠! 이거봐요! ㅋㅋㅋ'
응? 뭐지? 하며 카톡을 열었는데 거기에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와 그녀가 찍은 사진과 그날 묵었던 여자사람들의 단체 사진이 있었다.
'어? 뭐야 이거 어디서 났어?'
그 사진은 우연히 여자사람 3이 게스트 하우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후기 사진 게시판에 이러한 글과 함께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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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픔...ㅋㅋ 농담이고 좋은결과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