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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불이란 인간에게만 사용이 허락된 지성의 상징으로서, 많은 문화권에서 관련된 설화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우월성(적어도 인간이 느끼기에는)에 대한 증거가 되어 왔습니다. 잘 알려진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불이란 원래 신들만이 쓸 수 있는 것일 정도였으니까요.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문명화된 인간이 아니라면 부나방같은, 아예 지성이 없이 그저 마약같은 열기에만 취해 자신을 가누지 못하는 존재들 뿐이라고 생각되었지요. 실제로 인간은 불을 다루게 되면서, 적어도 이 지구에서는 막강한 위치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불의 가장 큰 특성은, 파괴나 탄생 같은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가장 단순하면서 빠른 수단이라는 것일 겁니다. 음식과 물을 사용해 힘을 내는, 우리가 지성을 사용 할 필요가 없는 에너지의 소비와는 반대로, 불은 우리가 능동적인 지성을 통해 연료에 내재된 화학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크게 말하자면 인간은 자연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 혁명도, 증기 기관도, 원자력 발전도. 전부 그 뿌리를 쫒자면, 어느 원시인이 손에 쥐었던 불 붙은 나뭇가지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빌딩과 도로를 매운 차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은 우리 주위에 현실로서 펼쳐져 있습니다. 어느 불씨로부터 비롯된 인간 문명의 발전은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가고 있습니다. 당장 몇년 전만 해도 손에 TV를 들고 지하철에서 본다는 생각은 앞으로 몇십년이 지나야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번져가는 불길처럼 빠르게 문명 또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질주하는 문명 속에서, 라이터라는 물건은 어쩌면 하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고작해야 연료로 불을 내는 기계는 이미 수 천년 전부터 있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라이터가 내는 불은 수 천년 전이든 지금이든 똑같이 뜨겁습니다. 항상 변함없이 타오르는 불을 손에 쥐고 있는 인간은, 처음 불을 집었던 인간과 얼마나 달라졌을 까요? 우리를 둘러싼 이 문명 만큼이나 변했을까요?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과 사회 속에서 보잘 것 없이 느껴지는 인간은 그러나 불을 쥠으로서 그 시작을 잡을 수 있습니다. 모든 문명의 시작을 손에 쥐고, 달려나가는 문명의 끝을 주위에서 느끼며 서 있는 인간에게 있어서 불로부터 쌓아 올려진 두꺼운 문명은 어떤 종류의 두려움으로 다가올 겁니다. 결국, 라이터를 사지 않음으로서 인간은 그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두려움에 무게에 비해서 300원짜리 라이터는 너무나 초라해 보이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그저 "아까움"이라고 일축하고는 합니다.

  질문자님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당연한것에 의문을 품으시고 계십니다. 누구나 라이터를 잡으면 이러한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피해가려고 합니다만, 그것을 직시하시려는 질문자님의 태도에 저는 박수를 보냅니다.

엮인글 :

제파

2011.10.19 22:12:55
*.58.23.230

뭐 이런 얼토당토 않은-_-

즈타

2011.10.20 11:51:46
*.107.195.139

뭐라는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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