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다
힘든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몸짱이 되기위해
헬스장을 거를 순 없었다.
여느때처럼 카운터를 지나
헬스실로 들어가는데,
오늘도 역시 카운터에는
알바누나가 있었다.
사실 그 누나가 좀 지나치게(?) 친절한 감이 있어서
솔직히 나로선 조금 부담이 됐다.
난 어느정도 친해지지 않으면
웃으면서 대화하는게 힘이 든데,
그 누나는 항상 너무 활짝 웃으면서 인사를 하곤 했다.
그런데도 난
그렇게 웃는 얼굴에 대고
그냥 간단한 말 한 두마디만 하고 지나가곤 했던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서
헬스장에 갈 때마다 조금 부담되고 답답했다.
1주일 전 사례를 한 가지 들자면
"엇 오늘은 일찍오셨네요? ^^"
"아 회사가 일찍 끝나서요."
"회사 다니시나봐요??"
"네. 근처에..^^."
당연히 대화가 끊긴 건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경우가 거의 갈 때마다 있어서
솔직히 알바누나가 좀 바뀌었으면 싶었다.
그 누나가 싫다기보다 그 누나한테
내가 미안해서 얼굴보기가 좀 그랬다.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운동을 대략 두시간정도 하고
카운터를 지나가는데
그 누나가 말을걸어온다.
"계란 드실래요? "
"네?"
"삶은 계란이요 "
순간 약간 당황한 나는 무슨말을 할지몰라
1-2초간의 침묵이 흘렀다.
"싫으시면 어쩔수없구요;; "
"아 저야 주시면 좋죠 "
"아 진짜여? "
하면서 데스크에서 뭘 꺼내길래
난 헬스장에서 계란을 한꺼번에 많이 삶아
두어개 주는줄 알았다.
근데 삶은 계란 3개가 들어있는 봉투를 내게 주는것이다.
그냥 받고 지나가기 무안해서
무슨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평소에 이런거 많이 드세요? "
"나오실때까지 드릴라구 안먹고 있었어요ㅎㅎ"
"아 감사합니다"
이러고 그냥 카운터를 지나와서
집으로 왔다.
운동을 하고나니 무척이나 배가고파
식탁에 앉아
계란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웬일..
계란3개만 들어있는줄 알았는데
무슨 종이 쪼가리 같은게 있는것이다...;
종이 쪼가리를 펴보니 소금이 나왔다.
그래서 삶은 계란을 소금에 찍어 맛있게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