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책상위 잔돈 얼마를 챙기고 커피 믹스 한봉지 가슴에 품고 첫차 타고 종로로...
그 이른 시간에 누가 깨어있을까 싶지만 가끔은 버스에 앉을 자리가 없을때도...
영풍문고 앞에서 스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어느날부터 김밥파는 용달차가 보였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날은 주머니 속 천원짜리 두장을 내밀고 김밥 두 줄을 받아들고 버스에 올라 한줄을 먹고...옆자리 소년에게도 나눠주고 싶었지만...
오백원짜리 동전 두개로 짐을 챙겨넣고 김밥 한줄 손에 들고 곤돌라 타고 정상으로...
난간 옆 낭떠러지 빛이 들지 않는 곳에 김밥 봉지를 내려놓고 썰렁하기까지한 슬로프를 내려오니 드디어 자유라는 느낌이....
자유를 맘껏 즐기다 슬슬 사람들도 늘어나고 햇살도 따스해지고 배도 고파오고...
다시 곤돌라 타고 정상에 올라 어둠속에 감춰진 김밥 봉지를 들고 멋지게 ...
호호호호호~~
내려오다 슬로프 한 구석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김밥 먹으면서 남들 타는 거 구경도 하고 슬슬 내려와서 스키하우스 식당가로~~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식수대로...
컵에 온수를 받아들고 나의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한 커피믹스 한봉지....
심심해하던 차에 모 이동통신 회사서 무료 강습을 한다해 부스앞으로...
그때서야 내가 지갑도 없이 강원도 골짜기에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머니를 뒤져보니 천원짜리 한장 오백원짜리 한개 백원짜리 일곱개....
집에 돌아와 책상위에 올려놓은 이천 이백원....
담에 갈때 또 가져가야지....


예쁜 겨울 아이 숙~
엮인글 :

ㅠ.ㅠ

2002.09.26 02:28:49
*.79.193.3

오홋.... 감동의 눈물이....ㅠ.ㅠ
새벽녘....보드복입고 털모자 뒤집어쓰고 보드백 둘러메고 어두운 거리를 입김을 불며 걸었던 그때....
홀로보딩에 식당이 어색해 오댕국물 들이키고 리프트를 향했던 그때.....
그때가 생각나는 구료....

choco-funky

2003.01.27 15:21:43
*.205.235.123

짝짝짝 ( ^ _ ^ )
저도 돈 한푼 안쓰고 오는적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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