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라운드 스타일이라서 초·중급 경사에서 카빙도 하지만 어설프게 박스도 타고, 킥커에서도 뛰어요. 한 마디로 특출나게 잘하는 건 없지만 이거저거 건드리는 스타일인데요. 그나마 이 중에서 젤 잘하는 걸 굳이 꼽으라면 라이딩인데 급사에서는 슬라이딩턴으로 내려오고 싶지, 카빙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능력도 없고 힘드니까요.

앞서 말한 제 보드 스타일로 데크 차이까지는 분명하게 느끼지만 바인딩 차이는 참 아리송해요. 바인딩 차이를 못 느끼는 게 극한 라이딩까지 체험하지 않아서일까요? 실력이 모자라서일까요?  지금은 유니온 프로그레스와 나이트로 팀 바인딩 쓰는데, 만족스러운 이 두 바인딩을 비교하면서 저만의 바인딩 고르는 기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유니온 프로그레스는 스트랩 끼우고 잠그면 도르륵 하는 소리와 부드러운 느낌이 제 감성을 채워줍니다. 더불어 정말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이 들어요. 단점은 타다 보면 자주 벗고 채우는 오른팔 스트랩 부분 나사가 조금씩 풀려서 조이면서 타야 해요.

나이트로 팀 바인딩은 구조상의 결점이 거의 없습니다. 나사가 풀리지도 않는 구조에 칸트도 있고, 바닥은 쿠션도 있고, 힐 스트랩에 있는 쿠션 덕분에 꽉 조여도 발목이 편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쌉니다. 단점은 스트랩 조일 때 약간 헛도는 느낌. 이게 헛도는 건 아니고 구조상 헛도는 느낌이 나는 겁니다. 하지만 유니온 같은 감성 충족이 참 안 되죠. 최악의 단점은 극악의 AS입니다. 망가지면 해당 시즌은 아웃입니다. ㅎㅎ 작년 2월에 요청한 여분의 나사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케바케 주의)

전 바인딩 살 때 편의성을 가장 먼저 확인해요. 어차피 차이도 못 느끼니까 조립 편의성, 사용 편의성을 가장 많이 따지는 거죠. 올해 시즌 시작할 때 팀 바인딩 조립은 순식간에 끝냈어요. 미니디스크가 바인딩에 붙어 있는 구조라 작년에 끼운 바인딩 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외울 필요도 없고, 3피스라 그냥 나사만 맞춰서 조이면 끝입니다. 프로그레스도 조립이 불편한 건 아니지만 유니온 특성상 나사 선이 짧아서 땀 좀 뺐습니다. 아주 세게 눌러 돌려야 조여지거든요.

둘째로 최상급 바인딩은 꼭 피해요. 일단 너무 비싸고요. 최상급은 대개 라이딩에 치중되어 있는데 급사 카빙도 못 하고, 굉장히 단단하니까 알리 같은 프레스 줄 때 발목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바인딩 차이도 못 느낀다는 놈이 말이 많군요. 하지만 올라운드인 제 특성상 차상급 아래 모델을 골라도 경제적인 면에서나 품질 면에서 늘 만족스러웠습니다.

셋째로 구조가 얼마나 단순한지 봅니다. 저는 보드 장비가 가혹한 컨디션에서 쓰이기 때문에 내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작업체에서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면 구조가 복잡해지고, 복잡해지면 내구성이 떨어져 고장의 위험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유니온 바인딩은 제 기준에 약간 미달합니다. 힐백 조정하는 부분이 3단계인데 구조상 안 타봐도 밀릴 것 같더군요. 하지만 글루건 신공을 쓰면 보완이 되는지라 샀습니다.

progress.png

팀 바인딩 구조는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구조상 힐백이 밀릴 수도 없고 나사도 풀리기가 힘듭니다. 그러므로 팀 바인딩으로 탈 때는 잔걱정은 접어둡니다. 사진으로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team.png

<사진 출처: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User&page=9&document_srl=36861422>

묻고답하기 게시판에 보면 최상급 바인딩과 차상급 바인딩 사이에서만 고민하시는 분을 많이 봅니다. 카빙이 추세라서 그렇기도 하겠죠. 하수 쪽에 가까운 보더라 조심스러운 의견입니다만 굳이 최상급이 아녀도 하고 싶은 걸 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수가 아니고 이제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차상급 아래 바인딩을 사시고, 편의성과 바인딩 구조 면에서도 고려하시면 좋은 바인딩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네요.


클릭해

2019.01.06 19:25:31
*.189.33.132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는데 

설명으로 좋은 스승 만나고 갑니다 

붕붕봉봉

2020.08.18 22:31:43
*.39.150.11

좋은 정보네요~~ㅊㅊ 나이트로 팀바인딩 관심은 있었는데 더 끌리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sort
공지 일반 이용안내 [9] Rider 2005-09-13 571 15287
3217 기술(테크닉) 트릭시에 프레스를 주는 방법 (데크를 휘... [30] volcomsnow 2010-10-01 19 12313
3216 장비 튜닝 왁싱의 위험! [14] 바람켄타 2014-11-21 9 12272
3215 장비 구입 첫 장비구입을 위한 TIP #2(데크, 바인딩, ... [24] 소리조각 2011-01-06 4 12239
3214 해외-장비구입 구매대행 혹은 배송대행 15만원 맞춰 관세 ... [11] 삐헝 2009-10-17 55 12208
3213 장비 튜닝 못쓰는 휴대폰밧데리 재활용~ file [10] a소소a 2012-01-17 1 12201
3212 장비 관련 시즌권 케이스를 만들어 보자 file [27] 제이콥투투 2009-09-16 58 12198
3211 장비 관련 고글에 습기차는 이유중 하나 [19] 09and072 2009-02-09 78 12197
3210 기타 제설기 만들기... file [11] 마징가 2009-12-27 43 12153
3209 초보를 위한 강좌 스노보드 턴의 종류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26] 스노보드 2005-11-02 21 12145
3208 장비 관련 스탠스 조정과 바인딩 각도 조절 [20] 까앙 2005-09-22 28 12133
3207 일반 캐리어 없어도 .. 5명.. 장비5개 싫을수 있... [65] 킹왕짱 2008-09-30 56 12131
3206 장비 구입 고글을 질러보자~! [19] 2009-09-18 98 12115
3205 초보를 위한 강좌 나도 턴을 하고 싶다. [28] 아드리아주 2009-11-29 61 12087
3204 헝그리 캠페인 차는 뭐 타고 다니십니까? [184] 헝그리보더 2007-09-28 50 12009
3203 기술(테크닉) 스피드 카빙과 G-포스 카빙의 차이점을 간략... [24] leeho730 2008-12-15 73 11961
3202 초보를 위한 강좌 힐턴이 안되는 그대에게 [8] 메딕111 2017-11-28 21 11949
3201 헝그리 캠페인 왕초보 강습생들의 커다란 착각 [95] Gatsby 2008-11-21 52 11915
3200 기술(테크닉) 업다운과 프레셔 컨트롤 1 (부제: 업다운... [22] Lunatrix 2006-09-03 27 11914
3199 장비 관련 엣지 녹 제거 및 녹방지 [14] 아스카 2006-06-02 25 11912
3198 기술(테크닉) 턴의 개념. [30] 날아라가스~!! 2009-03-11 108 1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