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전 보드를 96년도부터 탔구요..
97~98시즌을 캐나다위슬러에서 보냈습니다..
전 특별한 방법을 적고자 하는게 아니라
저의 경험담을 위주로 적어볼려고 합니다..

97~98시즌은 여러모로 힘든 시즌이었습니다..
그넘의 IMF때문에...-_-;;
환율이 2배 넘게 뛰는 덕분에 휴유...-_-;;
캐나다의 시즌방에서 철저한 헝그리생활을 보냈죠..

일단 아침..
위슬러에서 식빵이 0.99달러입니다..1달러 약간안되죠..
식빵을 굽습니다..그냥 먹을까요..아닙니다..-_-
칼로리가 부족하면 보드를 못하죠..
그래서 식빵+설탕을 먹습니다..
대부분의 아침을 이렇게 해결하구요..
아니면 저녁때 먹고 남은 밥..

점심..
식빵+설탕을 랩에 싸서 포켓에 넣었다가 먹습니다..
만약 전날 저녁의 밥이 남았으면 그 밥을 랩에 얹어서
살살 손으로 잘뭉치면 흔히 말하는 '오니기리'가 됩니다..주먹밥이죠..
랩으로 잘싸서 윗주머니에 휴대합니다..
(물론 먹을때는 100% 떡이 되어 있습니다..)
목마르면 눈을 먹구요....
눈을 먹는것도 요령이 있습니다..
그냥 듬성듬성 베어먹으면 먹는 기분이 안듭니다..
단단히 뭉쳐서 먹거나 혀로 핧아먹어야 됩니다..
눈을 채취할때도 잘해야됩니다..
나무밑의 눈은 송진냄새가 강하게나서 먹기가 힘듭니다..
돌밑의 눈이 제일 품질이 좋더군요..

저녁..
그래도 저녁은 웬만하면 밥을 먹을려고 노력합니다..
쌀은 밴쿠버에서 친구가 예전에 사온 쌀로 밥을 합니다..
밥하기전..냉장고를 엽니다..냉장고안에 있는 시든 파라든지..
쪼그라든 무우,당근이라든지..양파..등등을 대충 썰어둡니다..
밥물이 끓기시작하면 넣습니다..-_-;; 거기다 갖가지 양념
(고추장,간장,설탕,소금,후추..-_-)을 감으로 넣습니다..
여기도 설탕은 못빠집니다..그넘의 칼로리때문에..T_T
(이 요리의 명칭은 '맛밥'입니다..맛있는 밥이란 뜻이죠..)
밥이 다되면 먹습니다..운이 좋으면 맛있습니다..
운이 나쁘면...오바이트를 참아가며 먹어야됩니다..-_-
혹시 놀러온 친구넘이 돈이 좀 있다...하면!
재빨리 식료품점을 갑니다..거기가면 유통기한이 까닥까닥한
육류를 할인해서 파는 코너가 있습죠..
거기서 제일 싸고 양많은 넘으로 고릅니다..(돼지건 소건 닭이건..)
대충 버터+밥+고기하면 볶음밥 탄생입니다..
전쟁납니다...T_T 덜익은 각종육류 먹는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이 밥이 남으면(드문 경우지만..) 담날 점심까지 커버가능~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쌀도 없고..돈도 없었습니다..
밥은 먹어야되는데..정말로 아무것도 없는겁니다..
찬장에 보니 시즌전부터 굴러다니던 밀가루가 있더군요..
(참고로 전 8월말경 위슬러에서 생활을 시작했었습니다..)
일단 물에다 밀가루를 풀었습니다..
호떡이 생각나더군요...-_-;;
반죽을 했습니다..절대로 안뭉쳐지더군요...-_-;;(당연하지여..)
냉장고를 열어보니 시든 파랑 쪼그라든 당근이 눈에 보이길래
대충 잘라서 반죽에 같이 넣었습니다..거기에 친구넘이
버터랑 소금이랑 설탕이랑 간장을 넣더군요...
그다음 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서 이쁘게 부쳤습니다..
먹었습니다...
정말 미치겠더군요...-_-;; 맛은 언급못하겠습니다..
일단 배고프니 몇개 먹고..상당량이 남았습니다..
다음날 아침..빵+설탕으로 칼로리를 보충하고서..
랩으로 저녁에 먹고(아니 삼키고) 남아있던 정체모를 부침개를
쌌습니다..그런다음 안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날 친구넘이랑 위슬러에서 백컨츄리를 하다가 숲속에서 길을
잃어먹었습니다..해는 뉘엿뉘엿 다넘어가고..슬로프에는 사람도
안보이고..슬슬 무서워지더군요..뭐가 보여야지 젠장...-_-;;
지형지물을 살펴본 결과..언덕하나를 넘으면 집에 갈수도 있을듯..
해서..언덕을 넘는데..눈덮힌 산에서 푹푹 빠져가며 언덕을
넘어보신분은 알겁니다..드럽게도 힘듭니다..배도 고프고..으쒸..
5분간 휴식중에..안주머니에 먹을것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실은 점심때도 안주머니에 있는것이 먹을것이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만만히 먹을만한 맛이 아니였거든요...-_-)
너무 배가 고파서 꺼냈습니다..랩을 벗기고 한입 물었습니다..
아주 시원한 냉기와 함께 생밀가루냄새와 기름냄새...-_-;;
(그래두 뭐라두 먹은거랑 안먹은거랑 차이 엄청납니다..
추운데 안먹으면 졸립니다..신기하더라구요..)
억지로 삼키고서 눈 한손바닥 퍼먹고서 결국은 길을 찾아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피곤과 함께 배고픔이 밀려오더군요..
정신없이 아무거나 막 삼키고서는 잠들었습니다...-_-;;

그 당시에는 이런생활도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때의 친구는 현재 모리조트 모부서에서 근무중입니다..
한 친구는 모회사소속 프로구요..
지금 생각하니 두번하고싶지는 않네요...^_^;;

1부 끝...2부는 국내편입니다~

---------------------------------------------------neoflame@orgio.net
엮인글 :

o/t man

2002.09.25 14:02:32
*.51.80.185

정말 강인한 정신력 입니다.

제플린

2002.09.25 16:56:45
*.211.20.72

대단합니다.

쫄라맨

2002.09.25 16:59:42
*.149.179.153

존경스럽당~~~~ㅠ,ㅠ

kyoungsoo

2002.09.25 17:17:13
*.218.7.194

진정 눈물젖지 않은 '눈'을 먹어 보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보더가 아닌것인가? ㅜ.ㅜ 그동안 저의 부르조아 사고방식이 '휘슬러'는 부르조아만 다니는 곳이라고 생각됐었는데,,, 진정 존경스럽습니다.

주우여~

2002.09.25 21:44:30
*.244.21.239

다시 무릎꿇었습니다.... 형님..

멋진걸

2002.09.25 23:28:20
*.37.26.61

영화로 제작하심이....

홍감독

2002.09.26 06:52:14
*.183.184.206

위슬러에서 오래전 생활하셨군요..저도 작년에 실종됐던 경험이...올해는 무전기를 들고 더 깊이 들어가 볼려구요...

Team RANGER :) Crow

2002.10.21 12:06:36
*.50.116.147

m_m;;실종

二尼그마孫

2003.01.21 21:32:23
*.216.107.194

정말 존경합니다.. 님에게 한수배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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