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근1년만의 학동 나들이를 통해 득한 모 해외브랜드 바지를

그분께 사드렸더랬죠 보드복은 마데인 코리아만 애용하셨던 그 분께선 스노우컷 없는 보드바지를

어찌 입느냐며 저에게 항의하셨더랬죠(예 맞습니다. 돈쓰고도 욕먹는 경우가 바로 이것이죠)

원래 외국브랜드는 스노우컷이 잘 없다. 솔직히 별 필요없다. 아무리해도

그 선입견을 깨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결국 따로 파니 걱정마라 하고

알아보는데 허걱 비싸더군요 도저히 그 값주고는 못사겠다 생각한 참에

에이 천쪼가리 내가 하나 만들고 만다는 생각으로 도전~!!

안입는 보드복이 위아래로 딱 한벌뿐인 가난한 저에겐 큰 결심이었습니다.

군 제대하고 구매했던 허공답보 브랜드 자켓의 스노우컷을 과감히 절단

약 2주간의 바느질 끝에 완성

(저 핏땀 어린 바느질의 자국들 .. ㅠ.ㅠ.)

여성용 사이즈를 만드니 수많은 시행착오가 생기더군요 네번째 사진은 그 흔적... 잘랐다가 다시 바느질

여친의 허리 둘레를 수차례 재본 결과물입니다.

들어간 재료는 

보드자켓 상의 스노우컷

안입는 엉덩이 보호대 허리밴드

벨크로 찍찍이 1미터

수재벨트 한개

이왕 만드는거 모 브랜드에서 나온 탈부착으로 만들어서

여기저기 두르 써보자는 생각으로 과감히 중간에 탈부착으로 선회

벨트를 뭐로 할까 고민 중에 딱 타이밍 좋게도 조카 보러 간 누님 집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수재 벨트를 업어와서 보기 좋게 재료득~!!

또 바느질 시작~!!

(벨트 완성형입니다. 이것도 여자사이즈라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네요 역시 세상에 쉬운 것은 없어요)

(먼저 벨트를 적당히 두르고 벨트 끝부분을 적당히 접어 찍찍이 접착 후

 스노우컷을 둘둘 둘러주고 꾸욱 눌러주면 끝~!!)

스노우컷을 만들고나니 드는 생각은 뿌듯함도 있지만

솔직히 필요하다 싶으면 그냥 사세요

 너무 시간도 오래걸리고 바느질하느라 손도 아프고

재봉틀이 간절해집니다.

더욱이 한참 만들고 있는 중에 장터에 싸게 스노우컷 판매글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그때가 제일 위기 ...

좋은 점은 바느질에 대한 자신감 상승뿐 .. 시간대비 기회비용을 생각해봐도 이건 뭐..

아무튼 각설하고 상승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데님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헝글에서 보고 배운대로 열심히 초칠하고

방수스프레이 두통 다 비우고 요것도

안입는 허공답보 브랜드의 바지 내피를 떼어서(이 바지에 스노우컷만 달려있었어도 ...ㅠ.ㅠ)

내피 바느질 했습니다.

솔직히 앞선에 너무 지쳐서 허리부분만 바느질하고 밑단 부분은

바느질 할시 겉으로 분명 태가 날 것 같아서 수선집에 맡기려 했는데

이래저래 핑계대면서 안해준다고 하더군요 욱하는 심정으로 에라이 내가 한다

이왕하는거 보드복바지 철저히 파괴하여 떼어낸 지퍼도 앞주머니에 달아주고

밑단도 그대로 찢어서 달아주고 뒷주머니에도 지퍼로 하려했으나 넘어지면 지퍼고리에 찍힐 것 같아서

벨크로로 달아주고(차라리 지퍼 바느질이 더 쉬웠다는...)나니 솔찬히 태가 납니다.

아 그리고 바지방수처리를 위한 제 살짝히 팁은  초칠하실 때

하다보면 바지가 좀 뻣뻣해지는데 한 이틀 지나니 어느정도 유들유들해지더군요

그러니 부담없이 박박 초질해주시고요

안쪽면을 아무리 초칠해도 바깥면에 물을 조금 뭍히면 물이 흡수되는 흔적이 남습니다.

물론 안쪽까지 스며들진 않지만 젖은 티가 나는 것은 막을 수 없더군요

그러니 가능하면 바깥면에도 두어번은 초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방수스프레이는 왠만하면 겉면에 주로 뿌려주세요

그리고 제 경험상 바지 안쪽 재봉선 접합부분에 심실링테이프를 사용하긴 했는데

글세요 솔직히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상대적으로 스노우컷을 만드는데 너무 고생하고나니 데님 만드는건

솔직히 너무 쉽게 느껴졌습니다.

시간도 딱 이틀밖에 안걸렸고요 하고나니 수선집에 맡겨서 돈쓸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요것도 제 것이 아니라 제 그분의 것이라 살짝 허무하지만

유일하게 인정하며 기쁘게 받아주더군요

제작기(?)도 안쓸려했는데 한번 써보라고 권하셔서 그냥저냥

썼습니다. 나름 만족스럽긴 한데

저주스러운 날씨 때문에 완성하고나니 더 애가 탄다는..

쓰잘데기 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번엔 제 비장의 무기 완전편한 반다나 튜닝기로

짧고 굵게 올리겠습니다.

그나저나 눈은 언제 올라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