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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결혼 5주년 기념일입니다.
마누라가 제가 한창 마누라한테 알랑거리던 16년 전에 딱 한번 꽃 받고 그 이후로 한번도 못 받아봤다고 하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근데 그 뭐랄까.. 생리적으로 도저히 꽃은 돈이 아까워서 못 사겠어요.
어차피 시간 좀 지나면 음식물쓰레기/일반쓰레기의 기로에 설 물건 아닌가요?
마음이라고 하기에도 편지나 카드처럼 보관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오늘 점심시간에 꽃 사러 갔다가 결국 부들부들하면서 못 샀습니다.
생리적으로 도저히 못 사겠어요....
현물도 언젠가는 쓰레기가 되지 않을까요? 옷을 선물로 줬을 때 입다보면 결국엔 낡아 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꽃은 그 유지 시간이 너무나 짧지요.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즐거움, 향기, 감정 등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커다란 가치를 선물하는게 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유지기간이 짧기 때문에 더 강렬할테구요.
버리지 않을 선물은 세상에 단 하나 돈 밖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꽃은 생각외로 많은 것을 한가지로 간단하게 선물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3만원 정도의 꽃다발 하나면 사실 10만원 이상의 맛있는 음식보다 훨씬 큰 가치를 선물할 수 있을텐데요.
제 색시는 해바라기와 수국을 좋아합니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꽃 한 번 제대로 선물 못다는 걸 문득 깨닫고 반성하게 되네요. 주면 늘 말로는 돈으로 달라지만 돈 5만원 준다고 꽃 받은 만큼 즐거워 할까요?
시들어버리는 꽃의 형태만 보지 마시고 아내분께서 느끼게 될 가치를 고려해보세요.
아 졸업식에서 삼신할매가 줬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