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처음으로 시즌권을 끊고
이제라도 보드를 알게 돼서 다행이라며
혼보딩을 신나게 다녔습니다.
(달력을 보니 친구고 뭐고 아무도 안 만나고 시간만 나면 스키장으로 달려갔더라고요ㅋㅋ; 미안하다 친구야.)


혼자서 과연 잘 탈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안녕하세요 박정환입니다"와 함께라면 저도 언제가는 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셔틀버스에서 강좌 영상을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웰팍 브라보(중급코스)에 처음으로 입성했을 때의 그 쾌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햇살에 반짝이는 슬롭을 보면 설레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죠.


그러다가 제 동영상을 보게 되었고,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골반을 앞으로 내밀고 누워서 타고 있더라고요. 몸치가 혼보딩을 한 결과물은 오징어였습니다.....(´༎ຶ╻༎ຶ)


부끄럼이 많은지라 그간 레몽레인님이 무료강습 신청을 받고 계신건 알았지만 신청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동영상을 본 순간 부끄러움이고 뭐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한다는 생각에 레몽레인님께 용기를 내 쪽지를 보냈습니다.


다행히도 선생님은 저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셨고, 선생님의 수업을 받는 행운이 제게도 왔습니다.




수업을 받아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더 많았습니다. 선생님 눈이 어찌나 예리하시던지 스쳐보내기 쉬운 잘못된 자세도 잡아내시더라고요.


힐턴시 골반빠짐,
토턴시 엉덩이 뒤로 살짝 빠짐,
토턴을 까치발로 하고 있음;
시선처리 불안정
등등..


네..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지치실 법도 한데 수업내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어떻게 고쳐야할지 세세하게 지도해주시고 앞으로의 연습방향까지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맞다고 확신했지만 잘못 알고 있던 것을 알려주셨을 때 어찌나 충격을 받았던지.
토턴 엣지 잡는 방법이 가장 충격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으로 하니 토우 사이드슬립을 하면 종아리가 터지려고 했던 증상이 확연히 호전돼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증이 많아서 왜 그런 방법으로 해야하는지 여쭤보면 매번 이유를 세세하게 알려주셔서 답답함까지 해소시켜주셨습니다.


제가 겁도 많고, 말귀도 잘 못알아 들어서 수업이 힘드셨을텐데도 슬롭을 내려오고나면 박수를 쳐주시며 어떤 점은 아직 잘 안 됐지만 어떤 점은 아까보다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더 힘을 내며 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과의 수업이 끝난 후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며 수업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장에 열심히 기록을 해두었던기억이 나네요.


스키장에 자주 가지 못하다보니 연습이 부족해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선생님의 가르침과 알려주신 방향대로 연습한 덕분에 이제는 카빙 비스무리한 느낌도 나며 엣지도 약간 박히고, 웰팍 챌린지에서도 울지 않고 턴을 하며 내려오는 수준으로 업했습니다.


비기너턴도 엉망으로 하고, 챌린지는 상상도 못했던 저에게는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잘못된 습관들이 몸에 배어서 아직도 고쳐나갈 것이 많지만 연습 방향을 알기에 예전보다는 답답함이 덜합니다.



개인시간을 쪼개서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에게 이런 큰 호의를 건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몸소 실천하시는 레몽레인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