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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으로 정밀 비철 소재 가공 및 유통업 영업을 하는 개츠비 입니다.

120개 정도의 고객사들이 있는데 삼성, 엘지 해외공장 직거래부터 대기업의

1~4차 협력업체 까지 다양합니다.


요즘 반도체 관련해서 참 핫 이슈인데, 저한테 쓰라린 기억이 있어서 키보드를

두드려 봅니다.


그 경험은 바로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및 LED 부품 업체 부도 사건 인데요.

작년 초에 발생하였는데 알기쉽게 시나리오로 풀어보겠습니다.


아이폰의 2차 협력업체 : 이하 '갑' 이라 하겠습니다.

부도가 난 저희 고객사 : 이하 '을' 이라 하겠습니다.

저희 회사 : 이하 '병'이라 하겠습니다.


갑 : 이봐 을. 우리 고객사인 폭스콘에서 야심작으로 아이폰X(10)을 만든다고 함. 너네가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랑 LED 부품들을 개발해서 만들어 볼텨?


을 : 아이고 감사합니다. 근데 개발비용, 신설비 투자금액까지 30억 가까이 들어가는데요?


갑 : 그정도 비용 들어가겠지. 근데 개발과 설비 구축하면 너네한테 물량 몽땅 몰려줄게. 관련 아이템들만

     월 매출  12억씩 시양산 + 양산 기간 + AS용 부품 생산 기간 솔 벤더(단독 공급)로 거래 조건 맺어줄게.

     그리고 앞으로 후속 모델들도 다 너네 부품 써줄게.

    (구두 계약)


을 : 그렇다면 하겠습니다.  이봐~ 병. 견적좀 내봐라.


병 : 이 소재는 이 가격에 모시겠습니다.


을 : 뭐가 이리 비싸? 여기서 키로당 500원 안깎아주면 다른데랑 거래한다? 너네보다

     싸게 견적주는 업체들 있는데 그쪽으로 확~ 옮겨뿔라.


병 : (아놔~ 매입가가 키로당 12,000원 이고 마진이 달랑 800원인데 여기서 또 깎으라고?)

     아이고 고갱님....이미 그가격은 최저가 이지만, 500원은 힘들고 250원은 깎아드리겠습니다.

     대신 우리 물건만 잘 써주십셔~


을 : 250원 인하로 봐주지. 대신 결제 조건은 월말 마감 익월말 현금은 우리가 좀 힘드니까,

   익월말에 발행하는 60일 짜리 전자어음으로 받아.


병 : 전자어음은 좀.......


을 : 콱~ 업체 옮겨버린다? 양산 타면 한달에 50톤 짜리인데......


쨌든.....을은 공장 부지를 팔아 이전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부품들을 개발하는데 성공 하였습니다.


저희 병은 개발부터 양산까지 국내 최고 품질의 부품소재들을 쩌리가에 공급 하는데 여념이 었었구요.


그러다가.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85011.html


아이폰의 10주년 작 아이폰X 가 출시되자마자 전세계 사용자, 리뷰어 들로부터 혹평을 받게 됩니다.


당연히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고 예정 생산 물량을 대폭 줄여야 했고, 관련 부품 생산 업체들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을 : 아니 월 12억씩 써준다고 했으면서 왜 반도 안써줍니까?


갑 : 내가 언제? 증거 있어?

    

을 : 아니. 그때 회의때 구매 부장님 께서 월 12억 이상씩 써준다고 해서 회사 땅 팔아서 부지

  이전 한 것도 모잘라서  몇십억을 대출받아 투자 했습니다.

   이렇게 매출이 떨어지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주고 은행 이자 내기도 빠듯해요.

   게다가 도래하는 어음 막지 못하면 부도 납니다...ㅜ.ㅜ


갑 : 난 12억을 써줄 수 있다고만 했지, 그렇게 거래 계약은 안했는데?

     급전이 필요하면 너네 설비를 우리한테 넘기던가.


을 : 그렇다면 설비 1~3번 까지 9억에 사가십셔, 이 품목들 개발하는데 12억 들었습니다.


갑 : 노~ 3억. 억울하면 꺼지시던지.


을 : 크흑~~~~3억이라도 받겠습니다.ㅜ.ㅜ


갑 : 그래. 그 설비들에 대한 명의이전계약서에 서명해. 우리니까 이렇게라도 해주는거야~

    아이폰X 가 안되도 삼성거 신규 아이템들 개발건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을은 그 3억을 받아서 당장 기일 도래하는 어음을 막습니다.

(저는 을의 회사에 찾아가서 24시간 내내 사장 곁에서 짱밖이 하고 있었죠. 어음 결재 안하고 도망갈까봐 혹은

  다른 협력업체 먼저 결제해 줄까봐.)


그리고 갑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을에게 월 6억의 매출을 약속했는데, 6억은 커녕 3억도 되지 않습니다.


을의 사장은 다짜고짜 갑에게 따지러 갔는데 갑의 구매부장은 얼굴도 안보이고,


을이 갑에게 싸게 넘겨버린 그 3억짜리 설비로 다음 아이템을 다른 협력업체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갑과 을에는 계약서는 없고, 이메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서면 혹은 전화 통화가 대부분 이었죠.


을은 결국 어음을 막지 못하고 사장님은 날라버립니다.


끝까지 남아있던 수십명의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었구요.


저희도 2억을 후드려 맞았죠.


항상 거듭 강조하지만 대기업은 갑질을 안합니다.


엘지 천진 공장만 해도 방문하면 호텔 예약 + 진수성찬 대접 + 공항 픽업 서비스 기본입니다.

(엘지는 사랑 맞네요.)


모든 갑질은 1차 협력사 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1~3차에 끼인 거래는 헬갑질 입니다.


갑의 구매 기본은 [근거 안남기기] 인데 우리 거래처 대기업인 K모 회사만 해도,

절대 이메일 없고 전화 통화로면 발주를 합니다. 혹시 근거를 남기려 제가 문자나 카톡을 해도

바로 전화로 답변이 옵니다.


오늘자 뉴스에 중국에서 불화수소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 한숨만 나오네요....


아.....이제 국내 업체들에게 품질은 일본제, 가격은 중국제 이하로 맞춰오라고 갑질 하겠구나..... 


날씨만큼 왠지 우중충한 하루이군요.....

엮인글 :

츄러스군

2019.07.18 15:13:33
*.111.2.37

언급하신 대기업도 갑질 심해요 ㅠ 힘 없는 곳이면 더더욱..

GATSBY

2019.07.18 15:23:00
*.149.242.189

그리고 구매자 담당이 누군지에 따라도 다른듯 합니다...ㅜ.ㅜ

츄러스군

2019.07.19 19:01:40
*.111.2.37

내부 정치질이 심해서(서로 밀어주는 회사) 개발하다 뺏기고 그렇더라구요 ㅠㅠ

EX_Rider_후니

2019.07.18 15:24:04
*.70.46.250

호~ 간만입니다?!

GATSBY

2019.07.18 15:24:37
*.149.242.189

안녕하세요? 후니님~~


EX_Rider_후니

2019.07.18 15:26:14
*.70.46.250

오홋...츄러스님한테 인사한것 같은데...

폰이라서 잘못눌렀나요? ㅎㅎ

반갑습니다 ^^

츄러스군

2019.07.19 19:00:49
*.111.2.37

간간히 들어와서 눈팅만 하고 ㅌㅌ 합니다 ㅋㅋ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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