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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도 전에 망글이 될것 같은 예감이...
1월 중순에(19일) 강원도에 있는 회사 동기 녀석에게 네이트로 '너 소개팅할래?' 라는 쪽지가 날라 왔습니다.
예전부터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지인들의 말에 '제 인연은 제 힘으로 찾아보겠습니다^^' (응? 이건 왠 망말인가요.) 라는
건방진 멘트를 날려주었던 저였더랬죠.
왜냐하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지라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는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호흡곤란 증상(응?)을
동반한 안면 홍조증으로 '변 to the 태' 소리를 듣는게 싫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왠일인지 이번에 날라온 친구의 소개팅 쪽지는 '한번 만나봐?' 하는 호기심을 생기게 만들었고. (왜냐하면 그 친구가 눈이 높아서 라는 이유는 꼭 아닙..)
저는 상대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어디살아?' - 서울,
'나이는?' - 동갑이야,
'키는 커?' - 평균 정도는 될걸? ,
'몸무게는? 아! 모르나?' ,
'키스는 잘해? (응??) - .......'
친구의 답변이 부족했던 저는 상대방의 네이트온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날부터 네이트에서 친구에 추가되어 서로에게 궁금한점과 살아온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섬세했고 여성스러웠으며
사뭇 제 이상형에 가깝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이버상에서의 대화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상대에 대한 호감은 점점 커져만 갔고 결국 어제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저녁 메뉴는 그녀가 정하는 것으로 결정^^;
(사실은 금요일에 대학로 에서 연극을 보기로 약속했지만 급 번개를..)
19시 명동 롯데백화점 앞....
두근 두근..
저는 이미 30분 전부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54분쯤 걸려오는 그녀의 전화.
'어디에 계세요?^^'
'아.. 저 지금 롯데 백화점 안에 있어요^^;'
'저 지금 도착했는데요.. 여기가.. 백화점 맞은편 국민은행이네요.'
'어차피 명동이 그쪽이랑 가까우니 제가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네~ 기다릴께요^^'
기다린다...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 라는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국민은행 앞으로 뛰어갔습니다.
저 멀리서 회색 원피스에 검정색 레깅스. 갈색 코트에 귀여운 머리띠로 코디하고 앙증맞은 어그부츠를 신고 있는 그녀를
저는 한눈에 알아봤더랬죠!!
제가 다가가자 그녀 역시 저를 알아보고 빙긋 웃어줍니다. (네이트로 사진을 교환한 상태였음.)
'오래 기다렸어요? (사실은 제가 더 오래 기다렸지만.-_-)'
'아뇨 저는 방금 왔는걸요. 추웠죠?'
'제가 추위에 강해요!^^ 메뉴는 정하셨어요?^^'
'음.. 스파게티 좋아하세요? 분위기 좋은곳 아는데..^^'
수줍게 웃는 얼굴이 마냥 예쁘게 보입니다... (아아...)
'스파게티 좋죠! 그럼 거기로 가죠! 스파게티 한... 2년 만에 먹어보겠는데요?'
그렇게 저녁을 먹으며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장소를 옮겨 커피숍으로 갔습니다.
커피숍 창가에 앉아 서로를 마주보며 다시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니...
'눈한번 깜짝한 시간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금요일 연극보러 가는거 아시죠?^^ 전화기 꺼놓기 없기에요~'
'ㅋㅋ 내닉넴 님이야 말로 내일 네이트에서 쌩 하지 마세요. 막 친구 삭제 하는거 아냐?'
'아 맞다.. 혹시 토요일에는 뭐하세요?'
'음.. 토요일이요? 저는 그냥 집에 있을것 같은데요^^?'
'그럼 보드 타러 가실래요?' (아직 금요일 만남도 진행되지 않았으면서 토요일에 보드 타러 가자고 하고 있었네요..-_-;)
'저 잘 못타요. 낙엽 수준인데...'
'아! 제가 보드를 글로 배웠지만 이번시즌에 빡씨게 타서 비기너 턴까지는 알려드릴 수 있어요! +_+'
결국 그녀.. 오케이 했습니다. 으하하하
저도 이제 부르스 보딩을 하는건가요~?
아~ 세상이 핑크빛이야~ ^0^ 오호호호호호호호~
ㅋㅋㅋ일정표까지? 제가 다 설레네요.ㅋㅋㅋ
첫소개팅이신데 성공하셔서 부럽네용...
근데 친해지지도 않았는데.강습은..ㅋㅋ
많은 인내를 요하실듯~~여튼 부럽~~
반전이 없군 ㅋㅋ
부러워서 이런글 쓰는거.....맞습니다 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주젖주젖주주저주저주저주저주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