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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되살려보면...
벌써 10년도 훨씬 더 넘은 옛날 얘기니까 지금은 다를 수도 있죠.
암튼 10대그룹 안에 들어가는 회사를 다녔었습니다.
돈은 정말 많이 줍니다.
급여도 높고, 복리후생 좋죠. 매월 자기계발비 나오고, 도서구입비 나오고...이런 거 다 연봉과는 별개.
지금은 안그렇겠지만, 하다못해 은행에 대출받으러 가도 회사 사원증 하나면 금액이 달라지더군요.
발급조건 까다로운 신용카드도 사원증 하나면 바로 발급...
근데 근무현실이...
법적으로는 9시 출근 6시 퇴근.
그러나 실제로는 7시반 출근, 평상시 퇴근은 10시.
월마감때는 대략 상황 좋으면 12시.
마감 때 부서평가 안좋게 나오면 공식적인 부서회의를 새벽 2시로 공지하지 않나...
새벽 6시에도 회의한 적 있고...
전날저녁 본부단위 정도로 전체회식 하고 나면,
담날 아침 7시반쯤....군기담당...비스무리한 대리가 떨어져있는 사무실 사원들 자리로 내선으로 전화해서 출근확인.
전화 못받으면 개박살이라...출근해서 전화기다리다가 화장실 갈 때 전화를 휴대폰으로 착신전환 시켜서 휴대폰 들고가고...
회식 때 개인약속 있어서 불참...이런 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회식 때 젤 이쁜 여직원 두명은 대빵 좌우로 앉히고...
결재받으러 가서...결재판으로 머리 때리는 거...실제로 일어납니다.
결재판 집어 던지는 건 뭐...거의 매일이다시피 하고...
회의하다가 실적 안좋은 부서의 부서장은...일어나라고 해서 회의내내 일어나서 있어야 하는 일도 있고...ㅡ,.ㅡ
휴일출근.
일단 내 일이 있으면 해야 하고...
내 윗선이 출근하면 나도 당연히 출근해야 하고...
행여나 월요일 회의에 본사에서 사장님 온다고 하면 휴일날 출근해서 사무실 삐까번쩍하게 청소해놔야 하고...
다 실화입니다.ㅜㅜ
뭐...저도 결국 저기에서 몇년을 버티다가 스트레스성 원형탈모에, 정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게 아닌 것 같아서 때려치고 벤처기업으로 이직했었죠.
그때 동기들 중에서 이제 한 10%나 남았으려나...
학교다닐 땐...아침에 지하철에서 술냄새 푹푹 풍기고, 유행을 한참 지난 후줄근한 양복입고 졸고 있는 4~50대 아저씨들...
왜 저렇게 사는가...이해안됐었지만...
자식들 먹여살리느라 저런 온갖 일들 다 겪으면서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짠하더군요.
ps. 얘기가 좀 샛길로 흐르는데...
요즘 개념없는 인터넷글들 보면...
때가 어느 땐데 쓰리버튼 양복입는 배나온 아저씨들 짜증난다. 우리나라 남자들 옷 정말 못입는다. 한심하다...이러는데...
옷잘 못입고 한심해보이는 아저씨들이 그런 개념없는 자식들 컴퓨터 사주고, 자전거 사주느라고 본인을 못 꾸민 거죠.
ㅜㅜ
저 회사에 들어가서 신입 연수시절...
동기중 한사람이 연수원으로 출근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스포츠신문 들고 들어오다가 교육부 대리한테 개박살 났던...
혼난 이유...
"우리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수준 떨어지는 스포츠신문 따위를 들고 다니는 건 회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다." 라고...
담날부터 신문은 오로지 경제신문만 들고 다닐 수 있었다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