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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쓰인 문구는 제게 큰 기쁨이기도하고 시련이기도하며, 추억이기도한 한 문장입니다.

 

제가 원체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부탁조의 말을 들으면 거의 대부분 yes 라는 대답을 내뱉는 사람인데요...

 

오늘은 제가 no 라고 대답한걸 가장 후회했고, 가슴아팠던 얘기를 해드릴까 해서 이 글을 씁니다.

 

 

몇년전 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2명과 저는 흔히 얘기하는 베프 였습니다.

 

3명 모두 입사시기도 비슷했고, 같은 팀이기도 했으며, 나이또한 또래였습니다. ( 제가 1살 어렸지만 마음이 맞아 친구 고고고 )

 

그 두 친구는 정말 착하고 순수했던 친구들이었던것같네요.

 

제가 보기에도 답답할정도로 yes 만을 외치는 친구들이었으니...말 다한거죠...궂은일은 떠밀려 맡아하게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오늘 그 두 친구중 한 친구(편의상 A)얘기를 하려합니다.

 

A는 언제나 활기차고, 하이톤의 목소리로 분위기를 밝게해주는 쾌활한 친구입니다, 대화를 하게되면 나도 힘을 내게되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친구죠 ㅎ (근데 커피랑 담배를 너무 좋아해서 아X리 X내가 좀...)

 

A가 어느날 갑자기 여자친구를 제게 소개하고싶다고, 퇴근하면 건너편 커피숍으로 나와달라하더군요. 전 생각으로 "결혼얘기구나..." 했죠 ㅎㅎㅎ  B는 당시 외근이라 참석 못했던것같네요...

 

아니나다를까 A와 동행한 그 여자분은 결혼을 전제로 A와 만나고있었고, 만난지 얼마 되진않았지만 날짜를 빨리 잡고싶다고 할 정도로 둘은 이미 용광로열기...그저 부러움을 흘려버리게 만들더군요...ㅜ

 

둘의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양가끼리 약간의 마찰은 있었지만 순조로운듯 보였습니다.

 

시기가 좀 지난 후 가끔 쉬는시간에 커피한잔하며 잘 돼가냐고 물어보면 A의 얼굴빛이 어두워지던걸 느낄때쯤 하나둘씩 안좋은 얘기가 나돌기 시작하더군요. 파혼한다 결혼늦춘다 기타등등...

 

헌데 더 충격적인 소식은 A 여자친구의 임신...

 

아이가 있으니 다시 결혼에 박차를 가하게되고, 결혼 한달정도 남았을때였습니다.

 

A와 전 평소와 다름없이 점심식사 후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날따라 심각한 얼굴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점심시간이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가던중 A가 제게 한 한마디.

 

A : "오늘 술 한잔 할래?"

 

저 : "미안 오늘 몸이 너무 안좋아서 안되겠다"

 

A는 축 처진 어깨로 힘겹게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한창 열심히 일하고있던 오후 3시쯤...A가 속한팀의 팀장님이 제게 A가 어디갔느냐고 묻는겁니다...(A는 원래 같은팀이었지만 팀장님과의 싸to the움 으로 인해 다른팀으로 발령)

 

전 당연히 모른다는 대답을 돌려주고 일하고 저녁먹고와서 젠장 또 야근...

 

하며 투덜투덜 컴퓨터앞에서 일을하고있는데, 저녁8시쯤 회사 대표님->저희 팀장님에게 전화가 옵니다.

 

지금 A가 큰 사고를 당했으니 회사팀들 업무조절해서 다녀오라고.

 

"무슨 사고를 당했길래 업무조절해서 병문안 가라고하지?" 하며 업무 정리하고 다음날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사람이 다쳐서 있는 병원이 아닌, 장례를 치르는 장례식장이었습니다.

 

장례식장의 처음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고, 무거웠으며 당시 20대였던 제가 있기엔 너무나도 무서운 자리였습니다.

 

헌데 그 이후 저와 B의 눈에 들어온 장례식장의 장면은...인간이란 탈을 쓴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동물인지를 실감케하는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더군요.

 

A를 늘 박대하고 무시하며 궂은일 도맡아시키던 사람들이 오열하며 드러눕거나 대성통곡. 분노가 치솟아 간단한 예만 차린후 B와함께 장례식장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이후 자세한 사연을 알아보니 결혼문제로 양가집안의 트러블은 생각보다 컸고, 결혼을 하고싶었던 여자친구는 A에게 임신이라고 거짓말을 했으며, A의 어머님(홀어머님)은 결혼 1달 남은 상황에서 결혼반대로 태도변경...

 

여러 문제들을 감당할 수 없었던 A 는 결국 자신의 생을 자신이 마감하게되었습니다.

 

전 가끔 생각합니다. "내가 yes 라고 대답했으면 결과가 좀 더 좋지않았을까..."

 

 

A가 제게 한 마지막 한마디가 "술 한잔 할래?" 였습니다...

 

친구가 당신을 찾을 때. 그땐 당신에게 "도와줘"라고 외치는것입니다. 부드럽고 따듯하게 친구의 손을 잡아주세요.

엮인글 :

아케론

2013.06.06 11:55:49
*.167.119.215

친구 누나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었는데 당시 복잡한 일들이 많아 가지 않았었습니다.

나중에 저한테만 연락을 했었는데 안 와서 좀 섭섭했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미안하더군요.

그 뒤론 연락오면 백퍼 가는데.. 항상 술 자리라는게 함정 ;;;

고풍스런낙엽

2013.06.06 11:56:28
*.255.9.125

뭔가 짠하네요.....

파랭이최고다

2013.06.06 17:53:49
*.85.90.254

하... 여지까지 많은친구들이 술먹자해도 다욧한다구 안먹었었는데;;;

Nieve5552

2013.06.07 11:04:05
*.69.239.195

ㅠㅠ

대팔이o

2013.06.07 16:50:47
*.130.172.16

가슴이 찡하네요 ㅠ

스키와보드사이

2013.06.08 01:11:09
*.229.147.44

그 친구분 생각 날 때마다 마음이 정말 안좋으시겠어요.

나이를 먹으니 주변에 태어나는 아기들 만큼 주변에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게 되죠.

그게 참.. 아무리 가까운 가족도 천수 누리고 돌아가신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가 되는데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사람들은 가깝고 멀고를 떠나서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남기더라고요..

저는 그냥, 제가 세상 떴을 때 맞이해 줄 사람들이 늘어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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