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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타기 시작했을때는 턴 한번 성공하면 그게 재미이고

 

좀 익숙해지면 내가 이런 경사에서 안 넘어지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하며

 

더 시간이 지나면 나도 데크를 띄워보고 싶다고 키커에서 한바퀴 돌려보고 싶다고 바랬습니다.

 

그게 겨우 가능해지자마자 한번 크게 갭빵당하고 무릎에 물이 찼고

 

이유없이 가끔 아파지는 무릎을 가지게 됐죠.

 

개인적으로 하프파이프나 슬롭스타일 선수들 존경합니다.

 

다들 엄청난 부상을 한번씩은 다 당했고, 그 이후에도 드롭인을 할 용기를 다시 쥐어짜낼 수 있다는 것에서 경외감이 들어요.

 

저는 무릎을 다치고 나서는 아예 무서워서 고속에서 팝도 못하게 됐거든요.

 

 

이후 파우더 찾아다니다가 맛있는거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욕조에 몸 담그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참 아이러니한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십몇년간 보드 탄 세월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이상하게도 보드를 타던 순간이 아니라 보드를 짊어지고 하이크업을 하던 떄더군요.

 

 

그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건 니세코에서 눈이 미친듯이 퍼붓는 날에 게이트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약 두시간을 등산로를 걸어서 베이스로 복귀해야 되던 떄였는데요.

 

하루종일 하이크업이랑 파우더와 씨름하다가 완전히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보드를 짊어지고 바라보던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아무도 없고 나와 하염없이 내리는 눈과 하염없이 쌓인 눈만 있던 순간이었어요.

 

 

이젠 보드를 왜 타냐고 물으면 그게 설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취미이기 떄문이라고 대답하게 됐습니다.

 

 

눈이 그립네요. 정말로...

엮인글 :

트윅스

2022.01.10 16:11:07
*.111.5.225

어우 .. 너무 좋은글이네요
저도 보드타면서 보드가 재미있어서 타는것도 있지만

보드 타고 있을때 만큼은 약간 제가 어릴때로 돌아가는 느낌도 있고 .. 그냥 알수없는 기분? ㅋㅋ
지금은 저도 거의 10년넘게 타다보니 이제는 의무적(?)으루 가긴 하지만 슬로프 마다 친구들이랑 재밌게 타던 시절 생각도 나고 해서 … 갑니다 ㅋㅋ

pepepo

2022.01.10 16:15:36
*.131.153.130

맞아요.. 이젠 보드 타는거 자체가 재밌어서 가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요즘 보드 타는게 순수하게 재밌는건 떙보로 리프트 빨리 타고 올라가서 슬로프에 아무도 없을떄 미친듯이 타고 싶은 대로 탈 수 있는 그 1런 외에는 없는거 같아요..

 

이후에는 사람이 아무리 없다고 해도 앞사람 뒷사람 신경쓰게 되서 보드타는거 자체에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요즘엔 그냥 리프트에서 찬바람 맞으려고 가는거 같아요. 한 주 동안 안 좋았던 일 같은걸 많이 잊게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는 리프트에 앉아 있는 시간이 지루했는데.. 요즘은 멍하니 머리 비우고 있으면 순식간에 도착하는게 참 ㅋㅋ..

트윅스

2022.01.10 19:52:35
*.255.102.198

나이먹는다는걸 진짜 보드타면서 느낍니다...

저도 ㅋㅋㅋ 리프트 타면 항상 음악들었었는데

요즘은 그냥 스키장 분위기가 좋아서 음악도 따로 듣진 않네요 ㅋㅋㅋ

루민이

2022.01.10 16:12:42
*.26.6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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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즐거웠던 추억이 있을듯요..저 역시 22살때인가 처음으로 무작정 스키장가서 그때 어디스키장이였는지 기억도안납니다.. 초급코스인데 걸어서 올라가야하는 진짜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 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땐 유튜브도 없었도 정보도 아무도없어서 옆에 사람 타는거 따라하고 거기서만 2시간동안 연습하다 처음으로 S자턴 하니까 저~~ 기 멀리서 지켜보던 패트롤 눈나가 막 박수쳐주면서 이제 잘타네~~!! 했던게 보드타면서 가장좋은 기억인데 이야기하다보미 TMI됬네요 ㅋㅋㅋㅋㅋㅋ

pepepo

2022.01.10 16:17:14
*.131.153.130

아니에요.. 왠지 풍경이 그려집니다. 다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수 밖에 없죠.. 이것도 저것도 다 TMI라고 하면 잡담이라는걸 할 수가 없는걸요.

Cool-보더

2022.01.10 18:08:08
*.91.216.54

멋진 추억이네요 ㅎ.ㅎ

clous

2022.01.10 16:18:56
*.210.255.32

파우더를 안 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타 본 사람은 없을거예요.

pepepo

2022.01.10 16:25:56
*.131.153.130

파우더를 찾아다니기 전에는 몰랐는데, 정말 일본 만한 곳이 전세계적으로 봐도 드물더군요. 매 년 꾸준한 적설량을 보여주는 데가 북미랑 일본 정도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코로나도 그렇고.. 일본과의 관계도 그렇고.. 언제 다시 가볼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캐나다 너무 멀어요..ㅠㅠ

물러서지마

2022.01.10 16:31:03
*.255.49.92

저도 루스츠에서 가지말라는 슬로프 굳이 들어가서 800mm 하이크업 생각나네요. ㅠㅠ

영원의아침

2022.01.10 17:15:49
*.39.201.91

좋은 사람들하고 만나서 즐길수 있는거..
이거 하나로 다 납득가더라구요.

카빙이고 뭐고 다필요없고 좋은사람들하고 즐겁게 눈밭 내려올수 있으면 장땡인것 같아요

14년째낙엽중!!

2022.01.10 17:49:38
*.70.58.147

매일 아침 니세코의 정상을 밟기 위해 등산하던 생각을 하면 하루에 두 번은 못 하겠다고 욕하며~올라갔는데
이제는 언제 사지멀쩡할 때 다시 갈 수 있을지ㅠㅠ

youngie

2022.01.10 18:07:30
*.62.11.154

너무 좋은 글입니다.
오로지 제 몸 하나에 의지해서 다른 생각안해도 되는게 너무 좋아요!

오직낙엽

2022.01.10 19:09:44
*.255.205.216

리프트 타고 올라가면서 잠시 멍 때리는게 좋았고, 정상에서 바인딩한후, 잠시나마 뒷짐지고 바라보던 파란하늘과 탁트인 조망만으로 그냥 좋았어요.

곰팅이™

2022.01.10 20:42:40
*.176.111.21

-20도 이하 엄청 추운날 용평 다닐때마다...

아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이 추운날 여기있는건가...싶다가도...

레인보우 정상에서 베이스까지 신나게 달리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다시 올라가는 리프트에서는 

"그래 이맛에 보드타는거지..." 합니다....

GATSBY

2022.01.11 08:46:35
*.149.242.189

스노보드의 즐거움을 채소 아시는 분~~~~

태태

2022.01.11 09:35:06
*.224.44.54

스키장에 있는 순간만큼은 걱정과 잡념이 없어지네요
이제 보드를 타는것보다 그것을 더 즐기는것 같기도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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