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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엄청 못 살았음
얼마나 못 살았는지 설명하는 글 쓰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다 지우고 다시 쓰는 중 (머 궁금하지도 않을테고)


아마 중학교 1학년때 였을거임
8년이 넘었는데도 신기하게 그때 무슨 국을 먹었는지가 기억남
아욱국이였음
‘가을 아욱국은 사립문 닫고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가을 아욱은 유난히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다. 옛날 중국에서도 ‘오채(五菜)의 의뜸’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아욱은 단백질이나 지질, 무기질과 칼슘 등이 풍부해 영양가가 매우 높은 알칼리 식품이다.

각설하고

평소처럼 엄마가 밥 차리고
그동안 내가 밥푸고 숟가락 놓고
국에 밥 말아서 먹는데
수저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임
??
자세히 보니 새끼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바퀴벌레가 둥둥 떠 있었음
적지않이 충격 받으면서도 눈알 굴리면서
엄마랑 형 눈치부터 봄

여기서 건져내면 시선 집중되면서 난리 날까봐,
엄마가 또 슬퍼할까봐 (슬퍼하는 이유는 좀 있다)

그렇게 눈치 살피고 어떻게하지 머리 굴려봐도
방법이 없음 그냥 눈 꽉 감고 입에 넣음
씹지도 않고 통째로 삼켰음
그래서 무슨 맛인지는 모름 그냥 아욱국 맛이였음

밥맛 떨어져서 수저 내려놓을 만도 한데
밥 한공기 뚝딱 다 비움

그 다음은 잘 기억안나는데
그냥 물만 벌컥벌컥 마셨던거 같음

아까 엄마가 왜 또 슬퍼할까봐 했냐면
저 바퀴벌레국을 먹기 며칠 전에
밥을 먹는데 형이 "어!"하고 놀란적이 있었음
엄마랑 왜 그러냐 하고 말하면서 쳐다보니
형이 손가락으로 국을 가르킴
국에는 바퀴벌레 한 마리가 둥둥 떠 있었고
그걸 본 엄마가
의자서 드르륵 소리내면서 일어나더니
형이랑 내 국그릇,
국 들어있는 냄비까지 통째로 다 싱크대에 버림
그러곤 갑자기 펑펑 움
형이랑 나한테 미안하다면서 꺼이꺼이 움
엄마 잘못도 아닌데...

그래서 그냥 말 안하고 먹은거 같음
다시 생각해보니
엄마가 슬퍼할까봐도 있지만 국도 아까워했던거 같음 말하면 또 국 다 버릴테고 그럼 돈써서
다시 국 끓여야하니깐

사실 그 이후로
국에 바퀴벌레 들어있던적은 꽤 있었는데
눈치껏 입에 머금고 화장실에서 뱉거나 했었음

옛날 일인데 갑자기 생각나네
(이게 다 필독빌런때문임 ㅡㅡ 아무튼 필런이때문임
ㅡㅡ )
잠자다 귀에 바퀴벌레 들어가서
새벽에 울면서 난동 피운적도 있었는데
이건 안 궁금할테니 넘어가고

더 쓸것도 있긴한데 갑자기 우울해져서
다음에 써봄

저 때랑 지금이랑 별로 나아진게없네
저 때는 그래도 몸은 건강했는데
아 그것도 아니네
그냥 힘내라고 한 마디씩 쓰고 가주쇼 ㅡㅅㅡ(머쓱해서 급 마무리)
엮인글 :

또영이당

2017.05.29 18:34:15
*.33.204.132

쓰담쓰담 ~~

까앙통

2017.05.29 20:33:03
*.111.180.76

힘내세요!!!
파이팅!!!

ㄷㄷㄷ

2017.05.30 02:49:21
*.48.123.21

ㅋ 저도 어렸을때 바퀴 우글대던 소굴에서 살았었는데.. 저야 원체 식성이 한국인이 아니다 보니 국자체를 먹은적은 없었지만 도시락반찬에 같이 요리 되어있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워낙 많다보니 보이는대로 잡도록 용돈까지 걸곤 했었죠. 이사 한번 잘못 가는바람에 보도듣도못한 바퀴와의 동거생활.. 결국 한번 바퀴가 붙으니 이사 다닐때마다 계속 따라다니더군요. 다른 반 녀석이 버린 죽어가던 병아리 데려다 살렸는데 그녀석이 곧잘 바퀴를 잘 잡곤 했었죠. 바닥에선 빠르기를 당할 수가 없었고. 벽에 붙어 있는것만 녀석을 들어다 콕 쪼아먹게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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